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의 파업 결의 소식이 알려지자 거제지역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거사모’ 회원들의 공방도 잇따랐다. 노조 파업을 두고 직영 근로자와 협력사 근로자의 처우 차이와 협력사 노조 설립이 여의치 않은 현실 등이 쟁점이 됐다.

대우노조 파업 소식에 덧글 공방이 이어진 거사모 게시판.

10일 거사모 ‘알림/회원의소리’ 게시판에서 대우노조 파업 결의 보도를 접한 누리꾼 ‘맘마미아’는 “지들 파업하는거 우리랑 상관있나? 직영 조합원들만 하는거 우리 밥그릇 챙겨주는 척 하면서 우리 이용해서 밥그릇 챙기는거 모를까봐”라며 “즈그들(직영 조합원) 민주광장에서 잠시 서있다 오전에 퇴근할 때 우린 일했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 누리꾼은 또 “똑같이 쇳가루 먹고 일하는건 매한가지고만, (중략) 직영총각 아니면 장가도 못간단 말이 있다”면서 “애든 어른이든 자식들이든 여자든 남자든 직영만 좋아하는 더러운 세상, 우리네 협력사 남편들이여. 오늘도 무지 더울텐데 안전작업 하시고 끝까지 살아남읍시다”라고 협력사 직원과 가족들의 비애가 섞인 격려 멘트를 보냈다.

이 누리꾼의 냉소적 덧글을 반박하고 이해를 당부하는 덧글도 이어졌다. ‘날씬한 반쪽’이라는 누리꾼은 “파업결의는 임급협상의 한 수순일 뿐”이라며 “흥분하지 마시고 직영을 무조건 싫어 할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이 많아지는 노동법과 정치에 관심을 가져 주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영들 때문에 내 밥그릇이 작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인 것 같다”고도 했다.

이어 “50 드신 분과 25살 젊은 청년이 농사일을 조 맞추어 일하는데 50 드신 분은 말로만 시키시고 25살 청년은 죽어라 몸으로 때운다. 근데 월급은 1.5배 차이나면 청년의 마음이 어떻겠는가”라며 “50 드신 분이 잘못하고 계신걸까. 50 드신 분도 그런때가 있었지 않았겠나. 협력업체라도 꾸준히 계시면 직영 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으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누리꾼 ‘맘마미아’도 다시 반박했다. “무조건 싫어하는 게 아니다”면서 “다 같은 노동자라고 한다면 직영들 오전 파업하고 퇴근할 때 일하는 우리는 뭔가? 다 같이 할 수 없다면 다른건 분명한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누리꾼 ‘날씬한 반쪽’은 “협력사들도 노조를 만들기 위해 힘 쓰시는 분들 많다. 근데 협력사 노조를 만들려 해도 사람이 모이질 않는다”며 “죽기를 각오하고 뭉치면 직영보다 더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데 그걸 몸으로 아직은 못 느끼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러자 “그래서 하노위(하청노동자조직위) 활동하던 00계전을 작년에 위장파업 시킨거냐”며 “협력사 노동조합 만들려다 회사가 날아가고 그 임원들은 블랙리스트에 올라서 취직도 안되는 게 지금 현실인걸 알고 그러시냐”는 누리꾼 ‘맘마미아’의 반박이 올라왔다.

누리꾼 ‘날씬한 반쪽’도 “다 알고 있다. 같은 노동자로서 가슴 아픈 일”이라며 “다 이익관계가 있다보니 그렇다. 협력사분들도 뭔가를 대신해주길 바라기보다는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조직을 만드시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우리도) 점심시간 쉬지도 못하고 집회 가고 월급 손해보면서 파업하고 그런다”고 이해를 당부했다.

이에 누리꾼 ‘맘마미아’는 “알고는 있는데 현실이 그렇지 않아 속상해서 그런다. 대신해주길 바라지 않기 때문에 하노위라는 모임도 만든거 아닌가”라며 “암암리에 활동하다 지금은 밥벌이도 못하고 있다는 소식 들었다. 반쪽님 한테 악감정 없고 속이 터져 넋두리 해본다”고 씁쓸해했다.

대우조선해양 전경.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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