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통영시 굴수하식조합에서 열린 한국가스공사 어업피해 조사결과 발표회

15년간 계속돼온 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본부의 어업피해 논란과 관련한 조사용역 결과가 11일 오후 발표됐다. 용역결과 어업피해가 분명히 발생한다고 했지만, 가스공사 측은 결과수용에 극히 미온적인 반응이어서 논란은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오후 1시 통영시 용남면 굴수하식수협 3층 대강당에서 열린 어업피해 용역결과 설명회에는 거제통영고성 어민 7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사등면을 지역구로 둔 임수환·조호현 시의원과 김해연 전 도의원, 국회의원 보좌진 등 지역정치인들도 다수 참석해 용역결과를 들었다.

독성 잔류 ‘염소’ 악영향, ‘소음’도 패류 피해 유발

‘한국가스공사 거제통영고성 어업피해손실보상대책위원회(통합위원장 손병일·이하 대책위)’ 주관으로 마련된 설명회는 조사용역을 맡은 한국해양대 해양과학기술연구소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결론은 가스공사 통영기지본부 운영에 따른 ‘염소(chlorine·鹽素)’ 배출과 ‘제2선좌 건설 소음’이 어업 피해를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양대조사용역팀은 “염소 농도가 0.01ppm(피해유발 최소치)일 경우에도, 바다 유영동물과 정착동물에게 피해를 끼친다”며 “피해율은 농도 0.01~0.02ppm일 때 0.97%(유영)와 1.26%(정착)로 나타났고, 0.03ppm일 때는 2.26%(유영)와 2.93%(정착)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대책위 측은 지난 2004년 당시 염소농도가 0.15ppm에 이른다고 밝힌바 있다.

‘제2선좌 건설 소음’은 더욱 뚜렷한 피해 유발이 예측됐다. 선박운항에 따른 소음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가스공사의 제2선좌 건설 소음은 소음강도(SNR)별 어업생산 감소율이 정착 동물(양식·나잠·종묘 등)의 경우만 해도 최소 24.7%에서 최대 41.5%로 분석됐다.

영향 범위는 시뮬레이션 결과, ‘염소’는 통영기지본부가 있는 통영시 광도면 안정리 일원에서 동쪽으로 7km에 이르며, ‘소음’도 동쪽으로 2.3km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경우 피해가시 지역은 사등면 가조도 해역까지 해당된다.

어어피해 용역결과 보고회에 모인 어민들.

한국가스공사, 용역결과 회피↔어민들 “보상 착수해야”

한국가스공사 어업피해와 관련, 지난 2002년 9월 거제·통영·고성 어업피해 환경대책위가 결성된 이래 2006년에는 보상대책위원회도 구성됐다. 가스공사와의 마찰은 당초 부경대학과 피해조사용역을 약정하면서부터다. 용역결과는 가스공사 측의 형사고발 등이 겹치면서 2011년 파기됐다고.

2012년 초, 한국해양대를 용역기관으로 다시 선정했고 본격 조사는 2015년 4월부터 시작됐다. 해양대 측은 올 3월 조사용역을 마무리, 최종보고서를 제출했으나 가스공사 측 자문위원의 문제제기로 토론회 개최가 무산된데 이어 대책위와 협의 없이 해양대 용역결과를 검토하는 별도 용역을 군산대 산학협력단에 발주했다.

거제지역 대책위 김영부 위원장은 “해양대 조사결과를 가스공사가 받아들이기는커녕 되레 무력화시키기 위해 별도용역을 추진해 공분을 사고 있다”면서 “객관적으로 조사된 최종보고서를 받아들여 보상에 즉각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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