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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도시개발 정책의 난맥상을 논한다김범용 /자유기고가

철학과 전략이 없는 거제시 도시계획

다음 박스에 인용한 내용은 2001년 5월 2일(수)에 열린 ‘제23회 신현읍민의 날 기념 및 신현읍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경남발전연구원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거제시 발전전략상의 위협요인
...
“읍의 도시 규모가 협소하고, 초기 개발방향의 미정립으로 인해 도시공간이 무질서하고 난개발적인 양상을 빚음”
...

9년 전인 '거제시 신현읍 발전구상'으로 발표된 지적 내용이 얼마나 개선되었을까? 동 보고서를 자세히 읽어보면 그 당시 지적된 문제점들이 9년이 지난 지금도 그 상태 그대로이고, 제시된 개선방안들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도대체 거제시 도시개발 정책의 철학은 무엇인가?

   

김범용 /자유기고가

고현 도시 문제의 원인은 초과밀개발

도농복합도시인 거제시는 지방소도시 임에도 불구하고 유달리 오늘의 도시들이 겪고 있는 교통, 주거, 환경, 교육문제 등 ‘전형적인 도시문제’들을 모두 안고 있다.

고현 도심내의 교통 혼잡과 지나친 과밀화로 인한 비인간적 도시 공간, 미적 감각이 결여된 스카이라인, 상하수 기반시설의 부족으로 미처 다 처리되지 못한 생활하수가 고현천으로 유입되어 발생하는 고현만의 환경오염의 심화 등 총체적인 난국이란 표현이 심하지 않다.

고현의 도시문제는 미리 결론을 말하면 그 동안 거제시의 개발 편향적 정책의 결과로, 극소수의 일부 사람들에게 엄청난 개발이익을 제공한 대신, 나머지 모든 시민에게는 엄청난 채무를 안겨주었다. 그러한 철학 없는 고밀도개발사업으로 인해 도로, 학교 등 도시기반시설과 공공시설에 엄청난 과부하를 초래한 것이 현재 고현의 모습이다.

거제시의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건설”이라는 정책목표는 이미 구두성에 그치고 말았다. 고밀도로 개발된 고현은 절대로 안전하지도 쾌적하지도 않다. 신도시개발사업 등 계획적 개발사업으로 조성된 과천, 목동, 일산, 분당, 상계, 평촌, 산본, 부천, 중동 등의 공동주택단지의 주거밀도를 살펴보면 용적률이 200% 이하이다. 이것은 국도 14호선을 따라 고현만 인근에 승인된 아파트들의 용적율이 대부분 200% 이상인 사실과 견주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가 펴낸「도시계획론」에서는 우리 나라는 고밀도 지역일지라도 순밀도가 200세대/ha 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지금 고현지역은 국도14호선 및 주변 간선도로의 과부화, 학교, 공원, 교통체증 등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거제시는 고현만 인근, 국도 14호선 주변의 개발행위에 있어서 사업승인 이전에 고현지역의 도심이 수용 가능한 용적률, 즉 교통, 상하수도, 초, 중등 학교의 수용능력 등 기반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을 미리 제시해야 한다.

李下 不正冠 瓜田 不納履(이하 부정관 과전 불납리)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치지 말고, 참외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라.


해명간척지(일명 다나까 농장)부지는 지금 한참 성토작업이 일어나고 있고,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가 오래 전부터 팽배한 곳이지만 토지의 거의 대부분은 외지인이 소유하고 있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다나까농장 부지는 지주들이 거제시의 행정처리 미숙으로, 환매소송을 했던 곳이고, 집단매매와 환매가 이뤄진 만큼 토지 매매 시 높은 지가상승의 이익만큼 거액의 양도소득세가 예정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곳에 최근 2000세대 이상의 초고층 대규모 아파트 이야기가 나돈다고 한다. 그것도 업자측에 의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에 의한 공원용지, 학교부지 등의 일방적인 조정계획까지 명시된 개발계획이 나돈다고 한다.

한마디로 거제시 등 관계기관은 언제든지 요리할 수 있다는 발상의 개발계획인 것이다. 거제시는 이미 지난 2006년부터 소유주가 “경작을 위한 목적”으로 성토할 경우 형질변경 등 개발행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건축업자들의 다나까습지에 대한 성토를 그 동안 묵인해 오고 있다. 시민들이 알 수 없는 어떤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다나까 농장지역은 해안퇴적층이 육지화된 초연약지반의 습지로 과거 가뭄 때나 만조 시에는 무려 1.5m이상 2m까지의 바닷물이 차던 곳이고, 해명마을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나 우수의 담수호 역할을 했으며, 연초천 만조 시에도 일정한 저장용량을 가진 '완충 호수' 역할을 했던 곳이다.

   
▲ 고현동 1084-5번지 (수월습지, 일명 다나까농장)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다나까 농장의 습지를 매우는 성토작업도 다나까농장 유수지의 완충기능을 상실하게 한다는 비판여론이 높다. 즉, 지구 온난화와 더불어 잦아질 태풍과 집중호우가 만조와 겹칠 경우에는 우수가 바다로 빠지지 못하고 역류해 수양지역에 대규모 침수를 초래할 우려가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다나까 농장 부지는 해수 침출로 인해 지하 매설물이나 건축물의 기초작업 때 기술적으로 지하에서 바닷물에 노출되는 곳이므로 내해수성의 특수 혼합시멘트 사용과, 지반 침하를 방지하기 위해 특수공법 사용이 필요로 하는 곳이다.

따라서 지켜볼 일이지만, 이곳에 대규모 주거시설을 계획할 경우, 높은 지가와 부수적으로 엄청나게 들어갈 지반강화비용 그리고 각종 특수공법들로 인하여, 다나까습지에서의 그러한 개발행위는 거제시의 도시기반시설이 감당할 수 없는 특혜성 용적율이 가능하지 않는다면 수지분석 상 사업을 할 수 없는 곳이란 결론에 이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나까 농장부지는 국유지 및 시유지가 상당수에 이르고, 고현만매립사업이 거론되기 전에는 복합행정타운 후보지로 거론된 적이 있고, 향후에도 버스종합터미널 부지 및 대형차량 공용차고지, 농수산물 유통센터 등 핵심 도시기반시설의 입지로서 손색이 없는 곳이다. 도시개발정책에 대한 거제시의 깊은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도시개발 계획을 새로 만들고, 원칙과 철학을 지켜야

거제시의 균형개발 차원에서 생각하면 국토법상의 용도지역설정 목적에 부합하는 택지들은 거제시 내에도 많다.

국토법의 준공업지역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 근본적인 이유는 대도시지역에 있는 준공업지역의 산업기반 약화, 주공혼재 등 노후지역의 도시정비 필요성과 준공업지역의 기반 및 편의시설 태부족에 따른 총체적인 환경정비의 시급성에서 기인 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도권 대도시 준공업 지역의 문제해결을 위한 국토법 시행령의 완화는 지방 중소도시에서 업자들의 개발이익 확대로 이어졌다.

마찬가지로 거제시 도시개발 조례의 별표 13 “준공업지역안에서 건축할 수 있는 건축물(제29조제13호관련)”에 대한 규정은 아예 국토법의 용도지정에 대한 법 제정의 정신을 위반한 무차별 규제 해제의 전형적인 사례라 의심받기 족하고, 국토법의 용도지역 지정에 대한 법 제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해질 수 있을 만큼 상위법에서 허용한 위임의 범위를 넘어서는 조례제정의 혐의를 받기에 충분하다.

이미 승인이 난 사업들을 포함해서 국도14호선 수월~장평구간의 과밀개발로 매일 출퇴근 시간대에 추가로 3~4천대의 차량이 국도14호선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것을 생각해보라. 국도 14호선 수월~장평구간은 하루 종일 만성 정체 현상에 시달릴 것이고, 그것을 감당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로를 확장하고, 교통시설물을 설치하고 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정상도 아니다.

지속가능한 건전한 도시성장은 도심의 과밀개발에서 벗어나 균형개발을 지향할 때에 비로소 가능하다. 유럽의 도시들 처럼 도심이 박물관화까지 되지는 않더라도 이제 거제시의 도심개발은 도시공원이나 문화시설, 교육시설, 상 하수도 시설, 근린상업시설, 주 정차 공간이 넉넉한 사람을 위한 개발을 염두에 두고 이뤄져야 한다. 업자들의 개발논리에 따라, 고현만 주변에 거제시 인구의 대다수가 모여 사는 현재 거제시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켜서는 안 될 일이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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