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 조기개통을 위한 주민자치연합회 차원의 그간 활동을 설명하는 임혜숙 위원장.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달 19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건설계획이 포함되면서 철도의 거제연장은 이제 현실이 됐다. 철도의 거제연장이 현실화되기까지 수많은 시민들과 정치인, 관련단체들이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중에서도 사업 초기부터 연대서명운동과 관련부처 상경호소 등 가장 왕성한 유치활동을 벌인 단체는 단연 거제시 주민자치연합회가 꼽힌다.

남부내륙선은 지난 2011년 4월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수립되고 2013년 12월 기재부와 KDI가 예비타당성 조사에 나서면서 유치운동이 본격화됐다. 거제시주민자치연합회(당시 임혜숙 회장)는 이 무렵부터 철도 거제유치의 당위성을 협회 차원에서 주변에 전파하며 조기건설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주민자치연합회의 조직적 힘을 처음 드러낸 것은 2015년 9월이다. 당시 국회에서 남부내륙철도 예비타당성 통과를 위한 국회토론회에 주민자치연합회 소속 서인자(전 공무원) 고문이 토론회 패널로 참석했고, 이에 주민자치연합회 소속 임원 30명이 대거 상경해 이 토론회를 지켜봤다.

보름여 뒤인 15년 10월13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도 주민자치위원회 소속 임원들이 참석해 국회의원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다시 보름여 뒤인 10월30일 주민자치연합회 소속 임원들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심사과를 방문해 그동안 거제시민들로부터 받은 조기건설 연대서명부를 임혜숙 협회장이 직접 전달했다.

주민자치연합회 주관으로 시민들로부터 받은 서명부엔 거제시민 약2만명이 서명한 방대한 분량이었다. 서명부 건의내용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 공약사업인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의 이행 촉구였다.

2015년 10월30일 거제시주민자치연합회 차원에서 거제시민 2만명으로부터 철도 조기개설 촉구 연대서명을 받아 서명부를 기재부 관계자에게 임혜숙 위원장이 전달하고 있다.

거제시주민자치연합회의 거제시민 2만명 서명부 전달 약 한 달 뒤인 11월27일 비로소 경남도의 ‘남부내륙철도 조기개설 범도민추진협의회’가 출범했다. 뒤이어 거제시도 주민자치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14개 단체가 참여하는 범시민대책위(위원장 임혜숙, 사무국장 손진일)를 결성하고 12월15일 거제시체육관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범시민대책위 출범식에 앞서 기재부와 KDI에서 열린 철도조기건설을 위한 범도민추진협의회 차원의 1차 원정집회(15년 12월9일)에 도내 총500명 참석자 중 거제시에서만 120명이 참석했다. 범시민대책위 주관으로 차량 3대를 동원한 원정집회로 참석자 수에서 거제시가 타 시군을 압도했다. 이듬해 1월29일 세종청사 앞에서 열린 2차 원정집회에도 범시민대책위 소속 회원 80여명이(경남도 전체 400명) 차량 2대를 동원해 참석했다.

1,2차 원정집회 경비를 행정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거의 대부분 대책위 차원에서 마련했다. 당시 임혜숙 위원장이 200만원을 내고 각 단체 대표가 10만원씩 부담했다. 차량은 거제시가 1대를 지원하고 장평동주민자치위원회 임태성 위원장이 1대를 지원했다. 원정집회 뒤 귀향한 참석자들에게 저녁식사를 제공한 사람도 임태성 위원장이었다. 특히 2차 원정집회에서 유봉열 상문동 주민자치위원장은 거제에서 유일하게 삭발을 단행하기도 했다.

남부내륙철도 조기건설을 위한 거제시 범시민대책위 임혜숙 위원장은 “철도의 거제연장 문제를 가장 먼저 일선에서 제기한 주최는 거제시 주민자치연합회였는데, 언제부턴가 그 공이 엉뚱한 곳으로 넘어가는 둣한 분위기”라며 “개인 사욕이 아닌 거제발전을 위한다는 차원에서 했던 일들이라 크게 개의치는 않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못내 섭섭해 했다.

2차 원정집회 당시 삭발까지 했던 유봉열 전 상문동주민자치위원장은 “대책위 부위원장 자격으로 삭발을 한 뒤 근 한 달동안 일도 못할 만큼 휴유증이 컷다”면서 “보상을 노리고 삭발을 한 것이 아니지만 아무도 그 심정을 알아주지 않으니, 마치 바보가 된 기분”이라고 푸념했다.

주민자치연합회 활동을 설명하는 핵심 임원들. 왼쪽이 유봉열 전 상문동 주민차치위원장. 가운데가 임혜숙 범시민대책위 위원장. 오른쪽이 임태성 장평동 주민자치위원장.

임태성 장평동 주민자치연합회장은 “원정집회 당시 차량 지원에다 참석자들의 저녁식사까지 대접하며 성의를 보였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우리들이 펼쳐왔던 그간의 노력이 묻혀버리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면서 “생색을 내자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거제시라도 주민자치연합회 차원에서 펼쳐왔던 그간의 활동들에 대한 배려는 해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정부는 현대건설이 국토교통부에 수익형민자사업 방식으로 제안한 김천~거제간 철도건설 제안에 대해 지난해 6월27일 제3차 구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시켜 확정고시(남부내륙선 김천~거제, 단선전철, 총연장 181.6㎞, 총사업비 4조 7440억원)하고 지난 5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완료한 상태다. 지금은 국토부가 KDI에 의뢰해 민자사업 적격성을 조사 중이다.

새정부들어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이 사업이 포함돼 있어, 민자사업 적격성 조사가 마무리 되면 곧바로 착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5년 원정집회 당시 거제시 참가자들. 가운데 머리띠를 두른 사람이 권민호 시장이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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