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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울고 돈에 웃는 하루전의승 /취재차장

   
전의승 /취재차장

- 덕산3차 분양파행과 미소금융 거제점 개설

어제(15일) 하루는 상반된 일들이 오전과 오후에 벌어진 날이었습니다. 둘 다 ‘돈’과 관련된 일이었죠. 오전은 상동동 덕산3차 아파트 입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거대한 인파가 되어 거제시청까지 이어지는 긴 행렬을 연출했습니다. 5년의 임대기간이 끝나 분양전환을 해야 하는데, 시행사인 덕산건설과 분양가 협상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게 이날 시위의 이유였습니다. 땡볕은 아니었지만 후덥지근한 날이었고 유모차에 아이를 실은 채 시위 행렬에 참여한 주부도 엿보였습니다.

몇 시간의 시위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덕산 측의 ‘분양희망조사 재공고’가 주민들이 시위하던 시각에 아파트 전 세대에 나붙었고 이를 확인한 분양대책위 임원들은 땀에 젖은 몸을 씻지도 못하고 다시 거제시청 건축과로 달려갔습니다. 거제시 건축과 이정열 과장도 꽤나 난감한 표정이었습니다. 중곡 덕산2차 때도 곤욕을 치렀고 장평동 덕산아내 사태 때는 직위해제라는 아픔을 겪었던 그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주민과의 원만한 중재를 위해 묘수를 찾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이 과장은 말했습니다. 덕산이 제시한 분양가로 분양 받아도 소위 남는 장사 아니냔 얘기를 덕산 측에서 하더란 것입니다. 아파트 시세를 두고 하는 말이었겠죠. 3.3㎡당 390만원대는 시세에 비교하면 저렴한 것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대책위 임원인 한 여성의 하소연 앞에선 분위기가 잠시 숙연해졌습니다. 월 15만원씩 임대료 내가며 해마다 보증금 올려주며 겨우 6천여만원을 맞췄는데 다시 그만큼의 부담스런 목돈을 한치 양보도 없이 내놓으라는 게, 과연 온당하냐는 것입니다.

그녀는 말끝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습니다. 그 현장에서 필자도 의문이 생겼습니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지어진 임대아파트를 ‘재산 증식’의 잣대로 보는 게 옳은 것일까. 물론 입주민들 중에는 투자개념으로 소유하신 분들도 더러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는 오로지 ‘내집 마련’의 일념으로 한 푼 두 푼 모아온 서민들이 아닐까요. 그런 서민들에게 한 몫 남길 수 있으니 지금 제시한 분양가를 받아들이지 못할 게 무어냐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착잡한 심경이었습니다.

입주민들의 호소에 기분이 울적해졌다면 어제 오후의 다른 낭보는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은행 문턱을 넘기 힘든 저신용 저소득 서민을 위한 소액대출기관인 ‘미소금융 거제지점’이 개설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지역지점’으로선 경남 20개 도시 가운데 최초입니다. ‘걸어서 거제 한 바퀴’ 운동을 주도하며 시민운동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좋은벗’에서 유치했죠. 서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의욕적이고 유능한 인재들이 이뤄낸 성과여서 박수를 보냄이 마땅해 보입니다.

그들은 왜 미소금융을 유치했을까요. ‘소득 3만불 도시’ ‘불 꺼지지 않는 거제’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겸비한 거제의 속내를 살펴보니 실상은 다르더라는 것입니다. 긴급생활보호 신청자가 08년 대비 200%나 급증했고, 경제 악화로 휴.폐업자들이 늘고 있는 게 거제 서민들의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부터 도심 번화가와 상가는 썰렁합니다. 도농지역의 격차도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고 비정규직 비율의 증가도 지역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요인이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었습니다.

서민생활안정을 위한 실질적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이들은 미소금융을 적극 유치하기로 마음 먹었던 것이죠. 복지관과 재활병원 등에서 일한 경력, 순수한 지역봉사의 염원, ‘나눔과 지원’을 통한 지역공동체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뭉친 그들의 열정이 미소금융을 감독하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입니다. 다른 도시도 별반 다를 게 없겠지만 15일 하루의 거제는 ‘돈에 울고 돈에 웃는’ 그런 날이 아니었나 생각 됩니다. 거제지역 서민들의 건투를 빕니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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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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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사랑 2010-06-16 17:35:03

    밤 늦도록 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해 주시기 위하여 취재에 힘써주시는 전의승기자님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아울러 거제시에도 이런 훌륭한 기자님이 있다는게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어렵고 힘든자들, 서민들,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 없이 힘들게 살아가는 소외받는 시민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전의승 기자님 화이팅!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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