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호 시장의 조폭 사주설을 폭로한 장 모씨가 피켓을 든채 기자들에게 관련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조직폭력배를 자칭한 60대 남자가 거제시청 정문에서 1인 피켓시위를 하며 권민호 시장이 자신에게 거제시 민주당 핵심세력을 향응과 돈으로 매수해 정치판에서 매장시킬 것을 요구했다는 충격적인 폭로를 했다. 권민호 시장 측 관계자는 즉각 이를 부인했지만 파장은 눈덩이처럼 커지는 분위기다.

30일 아침 출근길, 옥포동에 사는 장명호(65.본명 장명식) 씨가 거제시청 앞에서 ‘거제시장 권민호 조직폭력배 사주해 민주당 핵심 세력 제거하라 사주함. 시장은 즉시 사죄하고 시장직에서 물러나라‘고 쓴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장씨는 출근길 1인 시위를 끝낸 뒤, 다수의 기자들과 함께 거제시청 도란도란 카페로 이동해, 자신이 1인 시위를 하게 된 배경 등을 상세히 털어놨다. 장씨는 A4용지 9장 분량의 자필 고발장과 함께 사건 관련 내용을 담았다는 녹음파일 5건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일부 기자들은 고발장을 복사하고 파일을 다운받아 갔다.

장씨의 1인 시위 사실은 거제통영오늘신문과 한남일보 등에서 곧바로 보도했다. 이들 보도내용과 당시 취재기자들의 전언 등을 종합하면 ‘권 시장이 지세포에서 지심도 가는 유람선 허가를 내주는 대가로 (자신의)민주당입당을 반대하는 핵심세력에게 기획적으로 향응과 돈을 줘 대가성이 있게 만들어서 정치판에서 매장시키라고 사주했다’는 것이 장 씨 주장의 요지.

장 씨는 이를 위해 전·현직 시도의원에게 수 천 만원에 달하는 금품과 향응을 자신이 직접 제공했다면서 실명과 함께 금품과 향응제공 장소, 시간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사실이 아닐 경우 법적 처벌을 달게 받겠다, 관련자들이 자신을 명예훼손이나 무고 등으로 고발해도 상관없다, 증거가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장 씨는 권 시장은 물론 전 시의원 등과 함께 5월22일 능포동 모 주점에서 만나 이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당시 대화를 녹음한 파일도 있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또 이 사건과 관련된 지역정치인과 유흥주점, 관계된 사람 등의 전화번호 11개도 함께 공개했다.

다만, 기자들에게 공개한 녹음파일 중 권 시장의 목소리가 담긴 내용이 없자 기자들이 “권 시장의 음성이 담긴 녹음파일을 들려줘야 신빙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지만 장 씨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 권 시장의 녹음파일은 오직 공권력의 수사나 법정에서만 공개할 것”이라며 끝내 거부했다.

장 씨의 폭로와 관련 권 시장 측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왜 그런 사람의 주장을 기사화하느냐”는 투로 반응했다고 일부 지역언론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 장 씨가 지목한 지역정치인들은 “모 시의원의 소개로 만난 적은 있지만 금품과 향응 등은 전혀 사실무근”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지역정치인들을 소개했다는 한 전직 시의원은 “장 씨와 알고지내면서 지역 정치인들을 소개시켜준 적은 있지만, 어떤 정치적 의도로 한 것은 아니며, 금품 등이 오갔다는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 씨의 조폭사주 폭로를 접한 한 시민은 "영화에서나 등장할 만한 일들이 주변에서 폭로되고 갖은 소문까지 나도니, 거제지역 정치판이 이렇게 썪었나 싶은 자괴감이 든다"면서 "수사당국에서 진상을 철저히 파악해 폭로내용이 사실이면 엄중한 법의 심판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가 피켓에 적은 문구

시청앞에서 출근길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장씨.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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