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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하수처리장 공법선정의 진실[데스크 눈]신기방 /뉴스앤거제 대표 겸 편집국장

중앙하수처리장 증설에 따른 공법선정이 업체선정 기(氣)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기 싸움의 핵심은 역시 '돈'이다. 중앙하수처리장 2차 증설 총사업비 약450억원 중 약80억~100억원 가량이 공법채택에 들어간다. 채택된 업체는 약100억원 가량되는 시설을 납품(설치)하지만, 탈락업체는 증설사업에서 단 한푼도 건질 수 없다. 아니 어쩌면 손에 잡힐 듯한 100억원을 날려 버리는 꼴이다. 말 그대로 기술제안 업체들의 '제로섬 게임'이다. 이 게임에 '내로라'하는 거제시 인사들이 엮이면서 냄새나는 진흙탕 수렁을 만들고 있다.

거제시가 지난 9월18일 마감한 '기술제안서' 응모에는 총4개업체가 참여했다. (주)한미엔텍, (주)KNS, (주)환경시설관리공사, (주)OHK가 그 면면이다. 이들 업체들이 내 놓은 기술공법은 HBR-Ⅱ공법, ACS공법, MS-BNR공법, KSMBR공법으로 알려졌지만, 어느 업체가 어떤 공법을 제안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해당분야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당최 뭐가뭔지 모를 내용들인데도, 거제시 입장에선 그 연결고리가 꽤나 중요한 모양이다.

응찰업체 공법 중 현재 주목받고 있는 건 HBR-Ⅱ방식과 MS-BNR, KSMBR 방식이다. HBR-Ⅱ방식은 현재 중앙하수처리장이 채택하고 있는 공법(침전식 처리방식)이고, MS-BNR 및 KSMBR방식은 지난 3월 환경사업소공무원 및 기술진이 국내 주요시설 견학 뒤 올린 출장보고서에서 '검토' 의견을 냈던 이른바 '막공법'(1,400여개의 필터를 통해 순차적으로 걸러내는 방식)이다.

판 흐름의 이해를 돕기위해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 보자.
거제시는 당초 중앙하수처리장 증설사업 공법채택을 공무원 및 관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기술자문위원회'를 통해 (주)한미엔택사의 기존 HBR-Ⅱ방식을 수의계약으로 선정하려 했었다. 이 과정에서 내부 마찰이 생겼다. 당시 환경사업소 관계공무원의 선진지 견학 출장보고 내용과 거제시 고위인사의 시각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환경사업소 출장공무원들은 보고서에서 기존 처리공법의 일부 문제점을 지적하며, 현재의 증설부지(1만5,000톤 용량)에 도시팽창에 따른 탄력적 대응이 가능한 2만톤 이상 시설설치가 가능하고 사업비 및 유지관리비도 저렴한 '막 공법'으로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었다. 반면, 기존 HBR-Ⅱ 방식을 선호한 거제시 고위인사는 이 공법이 지금까지 별 탈없이 하수를 걸러 왔고, 동일처리장 내 시설증설 과정에서 굳이 다른 처리방식을 도입해 관리혼선을 가져 올 필요가 뭐있느냐는 논리를 폈다. 증설용량(1만5,000톤)도 합류식이 병행된 1단계(고현 장평) 관로를 분류식(우수차단)으로 바꿀 경우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처리용량에서 1만5,000톤 이상을 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고 단정했다. 설령 모자라면 그때가서 다시 지으면 될 것이지 왜 지금 문제삼느냐는 호통도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내부혼선 와중에 지난 6월말 '현행 공법과 범용화된 신공법의 종합적 비교검토'를 주장했던 환경관리사업소장은 다른 부서로 인사조치 됐다.

   
▲ 환경부 업무지침
   
▲ 지난 3월 환경사업소 공무원들이 선진지 견학을 다녀온 뒤 올린 출장보고서.
   
▲ 중앙하수처리장 최종 방류수. 수질이 그다지 깨끗해 보이지 않는다.
   
▲ 중앙하수처리장 최종 방류지점

환경사업소장의 인사조치 후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한 공법선정 작업은 예기치 못한 데서 발목이 잡혔다.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이 여기에 개입했기 때문이다. 관련법에는 전문가 50%이상이 참여하는 '공법심사위원회'를 통해 결정토록 돼 있는데, 왜 법에도 없는 '공법자문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려 하느냐며 시의회 의장 등이 강하게 따졌다. 명분에서 밀린 거제시가 한발 물러섰다. 그리고 지난 8월 기술제안서 제출공고를 냈고, 9월18일 응모를 마감했다. 이달 중 전문가 100%로 구성된 공법심사위원회 구성을 통해 공정한 심사를 거쳐 최종업체를 선정하겠다는 의지도 전달했다.

기세가 오른 시의회 의장 등 일부 시의원은 한발 더 나아갔다. 해당 상임위인 산건위가 '공법 선정은 집행부가 판단할 문제로 의회차원에서의 추가견학은 필요없다'며 말렸는데도, 시의회 의장이 엉뚱한 총사위 소속의원 2명과 관계공무원을 대동해 얼마 전(14~15일) 주요시설 견학을 또 다녀왔다. 시의회 의장 일행이 선진지 견학을 마치고 온 다음날, 거제시 고위인사는 지역언론사 관계자들(필자포함)과 저녁을 같이하며 공법선정에 따른 투명성과 공정성을 재차 강조했다. 중앙하수처리장 증설에 따른 공법선정 잡음은 현재 딱 여기까지다.

다시 시간을 거슬러 가 보자.
지난 2004년 3월 준공된 중앙하수처리장은 당초 수월습지에서 연초면 오비리 지금의 장소로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시 시설계획은 1,2차로 나눠 1차(고현,장평,상동일부) 1만5,000톤(1일기준), 2차(수월,양정,연초일부) 1만톤 등 총2만5,000톤을 오는 2011년까지 건설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구 신현지역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1차준공 3년만에 이미 처리용량(하루 1만5,000톤)을 넘어선 오폐수가 유입됐고, 비가오면 상당수 잉여하수를 그대로 바다에 흘려 보내야 했다. 다급해진 거제시는 2007년 9월 환경부에 2단계 증설계획(1만톤)을 조기신청 했다. 그러자 환경부는 당시 9만명에 육박한 신현지역 인구를 감안할 때 거제시가 요구한 1만톤은 너무 작다며 5,000톤을 더 보태라고 권고했고, 이듬해 2월 처리용량 1만5,000톤 증설을 승인했다. 하수처리장 시설은 총 예산의 85%를 국비 및 도비로 충당된다는 점에서 참으로 고마운 환경부였다. 논란이 되고 있는 증설사업은 바로 이 사업이다. 그런데도 거제시는 하수처리장 용량예측 헛발질을 반성하는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되레 엉뚱한 공법선정 '잿밥' 다툼만 벌이는 있는 것이다.

중앙하수처리장 내 하수유입량은 현재 1차 구역에서만 하루평균 1만7,000톤 안팎이 들어온다. 합류식 관로로 인해 비만 오면 그 양이 이보다 훨씬 늘어난다고 한다. 2차 구역인 수월과 양정·연초 일대에서 발생될 추정량도 1만5,000톤을 능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차 증설사업이 마무리돼도(1일 3만톤) 중앙하수처리장의 유입량(현재기준 1일 3만2,000톤 이상) 처리능력은 빠듯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1차구역 합류식 관로를 분류식으로 바꾸면 전체 유입량이 크게 줄어 문제될 게 없다고 장담하지만, 일선전문가들은 그 양을 기껏해야 3,000톤 안팎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하수처리장 증설사업 설계용역 당시 전혀 반영되지 않았던 고현항 인공섬까지 감안하면 향후 처리용량 확대 필요성은 불을 보듯 뻔하다. 향후 용량이 모자라면 다시 지으면 될 것이지 왜 지금 문제삼느냐는 시 고위인사의 항변은, 핵심쟁점의 선후를 망각한 얼마나 한심하고 몰염치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가지만 더 짚고 넘어가자.
현재 거제시내에는 중앙하수처리장을 비롯해 크고 작은 하수처리장이 30개가 넘는다. 그 중에서 HBR-Ⅱ공법을 적용하고 있는 곳은 중앙과 거제면하수처리장 단 두 곳이다. 장승포하수처리장은 대우건설이 납품한 DNR공법을 쓰고 있다. 기타 면지역 소규모 하수처리장도 적용공법이 제 각각이다. 거제시내 크고 작은 하수처리장의 적용공법을 다 열거하면 15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이처럼 적용공법이 다양한 건, 고도처리 과정에서 각 공법마다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란다. 현재의 기술적 관점에서 특별히 뛰어난 '왕도'는 없다는 것이다. 처리장의 규모와 실정에 맞게 다양한 공법을 적용할 수 있고, 또 적용해도 된다는 설명이다. 전국적인 사례도 대체로 그러했다.

다시 원점에서 따져 보자.
중앙하수처리장 증설을 둘러싼 핵심요인 몇가지는 대략 이렇다. 첫째, 현재의 하수 유입량으로 볼 때 중앙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은 시급한 과제다. 둘째,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구 신현지역 도시팽창 속도나 고현항 인공섬 조성은 시설용량의 추가증설 필요성을 필수적으로 부를 것이다. 셋째, 하수처리 방식에서 고도처리 능력이 비슷비슷한 범용화된 신공법은 수도 없이 많이 있다. 넷째, 현재 중앙하수처리장이 채택하고 있는 공법(HBR-Ⅱ)은 6~7년전 범용화되기 시작한 신공법으로 지금까지 큰 문제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오늘날 가장 최적의 공법으로 일반화돼 있는 건 아니다.

요약하면, 중앙하수처리장의 증설 시급성, 처리용량의 확대 필요성, 범용화된 신공법의 다양성, 이 세가지가 문제해결의 핵심이다. 이를 객관화시키면 해답이 나온다. 빨리 짓고, 가능한 한 용량을 늘릴 수 있어야 하며, 처리능력이 검증된 다양한 공법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그 최적의 방식은 전문가들로 구성될 '공법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다. 무엇보다 사익이 아닌 공익에 우선순위를 두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작금의 논란들을 지켜보면 최소 10년뒤를 내다보는 거제시의 중요한 사업수행에 공익보다 사익이 되레 활개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해당업무 기술직 공무원들이 공식출장을 통해 여러 시설을 종합적으로 비교했고, 이를 정리해 보고서로 제출한 검토의견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행위보다 공익에 무게가 실린 진정성이 묻어 있지 않겠는가. 필자의 판단 또한 그렇다. 이같은 진정성이 왜곡되고, 기술직 출장공무원의 정당한 항변이 일언지하에 묵살되면서, 급기야 인사조치로 되돌아오는 현실은, 뭔가 잘못돼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 틈새를 비집고 상식밖의 월권을 행사하며 공법선정에 '나도 있소'를 외치는 시의회 의장의 행태 또한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 중앙하수처리장

신기방 기자  sgb@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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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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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단하셔... 2010-01-15 02:23:04

    기자님 수고하시네요. 거제대학 환경공학과 교수님으로 착각할 뻔 햇슴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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