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의회 의장·부의장과 상임위원장 3명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 공개됐다. 시의회가 의장단(議長團) 등이 업무추진비를 어떻게 썼는지 터놓은 건 앞서 7월 관련 규칙을 만든 후 이번이 처음이다.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은 분기별 1회 이상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시의회는 ‘거제시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및 공개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지난 11일 홈페이지(www.gjcl.go.kr) 자료실에 의장·부의장·의회운영위원장·총무사회위원장·산업건설위원장 등 의원 5명이 올해 3분기(7월~9월) 동안 쓴 업무추진비 명세를 한꺼번에 올렸다.

이 규칙은 최양희(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이 제정안을 발의해 지난 6월 열린 올해 1차 정례회 때 처리한 것으로 해당 상임위(의회운영위) 심사를 거쳐 같은 달 23일 본회의에서 원안(原案)대로 가결된 데 이어 7월 1일 자로 공포(公布)해 시행 중이다.

공개 내역을 보면 반대식 의장은 지난 3개월간 자신의 업무추진비로 30차례에 걸쳐 총 439만 5000원을 썼다. 한 번에 적게는 3만 6000원부터 많게는 46만 4000원까지 대상 인원에 따라 씀씀이가 달랐다. 결제는 모두 카드로 했고, 현금은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사용 목적은 소속 직원 격려, 다양한 계층의 여론 청취, 민생 현장 탐방 또는 사업장 확인, 의정활동 자료 수집, 의회사무국 직원 간담회, 의회 수행원 격려, 조선소 관계자 면담, 집중호우 피해 현장 확인 등 비교적 다양했다. 하지만 일부는 자세한 설명 없이 두루뭉술하게 적어놔 내용을 제대로 알기 어려웠다.

한기수 부의장은 같은 기간 업무추진비로 16회에 걸쳐 173만 8000원을 카드로 사용했다. 최소 결제 금액은 2만 7000원, 최대치는 25만 6000원으로 나타났다.

아주동 도서관 입지 관련 관계자 간담회, 능포동 조각공원 관련 해당 지역민 간담회, 하수도 요금 반환 민원 관련 주민 간담회, 시내버스 근무환경 개선 관련 간담회, 조선희망센터 관계자 의견 청취, 사곡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관계자 간담회 등의 목적으로 썼다.

상임위원장 중에선 조호현 산업건설위원장이 8회 190만 4000원으로 가장 많은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조 위원장이 쓴 금액은 한 부의장보다 16만 6000원 많다. 김성갑 총무사회위원장이 8회 102만 원으로 뒤를 이었고, 이형철 의회운영위원장은 7회 51만 5000원으로 공개 대상자 가운데 가장 적게 썼다.

이런 업무추진비는 의장 등 그 직(職)에 따라 한 달간 쓸 수 있는 한도는 정해져 있지만, 결제 횟수나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에는 제한이 없다고 의회사무국은 밝혔다. 월간 한도액(限度額)은 의장 231만 원, 부의장 115만 원, 상임위원장 75만 원씩이다.

다만 규칙에 따라 △공적인 의정 활동과 무관한 개인 용도 사용 △깊은 밤(23시 이후), 휴일, 사용자 자택 근처 등 공적인 의정 활동과 관련이 적은 시간과 장소에서의 사용 △친목회, 동우회·동호회, 시민·사회단체 등에 내는 각종 회비 △의원 및 공무원 해외연수 등 국내외 출장 시 격려금 △의정 활동과 무관한 동료 의원끼리의 식사 △언론 관계자에게 지급하는 격려금으로는 쓸 수 없다.

시의회 관계자는 “업무추진비 한정 금액은 지난 2014년 집행부(거제시)에서 결정·통보한 뒤 인상 없이 유지 중”이라며 “현금 집행도 가능하지만 하지 않고, 전체 카드로 결제하는 등 규칙에 따라 투명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장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주기적으로 관찰해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부당한 사용이 확인되면 규칙을 위반한 의원을 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넘길 수 있다. 또 규칙을 위반한 행위자의 징계 요구, 경고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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