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숙 의장

2017년 마지막 밤. TV에서 생중계된 재야의 종소리를 들은 지도 이미 오래된 시간이다. 막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창밖 주차장으로 웬 차가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시계를 보니 오전 1시20분. 이 시간에 누굴까 싶어 밖으로 나갔더니 한국전력 김성만 노조위원장의 차였다. 순간 "아~이런 날 이런 시간에도 찾아오다니…"라며 너무도 고마운 마음에 왈칵 눈물을 쏟을 뻔 했다.

우리 집 심야전기 난방은 대성공기열 축열식 히터펌프 보일러로 가동한다. 이 보일러는 한전으로부터 사업비를 일정부분 지원받는 방식으로 지난 2015년 9월 교체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지난 2년 여간 고장이 너무 잦았다.

한전의 보조사업 이기에 믿고 설치했건만, 보일러가 잦은 말썽을 피우다 보니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거실에 전기히터를 틀고 바닥은 전기장판을 깔아 생활했다. 설상가상으로 70이 넘은 남편이 암 진단을 받고 수술 후 항암치료를 하는 와중에 고통은 더 커져 갔다.

하는 수 없이 고현동 소재 한전거제지사를 찾아갔다. 때마침 마주친 김성만 노조위원장에게 그간의 과정을 설명하고 해결책을 의논했다. 김 위원장은 공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자신을 낮추며 ‘하루빨리 납품업체와 의논해 근본적인 원인규명과 확실한 수리’를 약속했다.

수리작업을 하고 있는 김성만 위원장

지난해 12월6일 김 위원장과 첫 미팅이후 보름정도가 지난 12월22일 대성펌프 본사직원 2명과 김 위원장이 집을 찾아왔다. 이날 밤 10시부터 시작된 보일러 점검 작업은 밤새도록 계속됐다. 새벽녘쯤 김 위원장은 본사직원 2명을 숙소로 보내고 자신만 혼자남아 밤샘작업을 계속했다.

엄동설한 겨울밤을 비좁은 보일러실에서 꼬박 새운 김 위원장에게 너무도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어 아침에 대구탕 한 그릇을 끊여 대접했다. 김 위원장이 수리가 끝난 뒤에도 심야전기가 가동되는 밤10시 이후 수시로 집을 방문해 이상 유무를 체크했다.

경상남도 한국전력 홍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본인은 민원인을 위한 참 봉사자인 김성만 위원장을 진정으로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돈을 받고 하는 일도 아닌 점검서비스를 밤새도록 했고, 수시로 민원인의 집을 찾아 체크하는 그 열의야 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봉사자이기 때문이다.

조선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힘들어진 현실에서 참 봉사로 일상의 행복을 안겨다 준 김성만 위원장에게 다시 한 번 마음 깊은 감사를 전한다.

임혜숙 /경남도 주민자치위원연합회 공동의장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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