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7월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교외도시 스판다우 가토우 공원묘지에 안장된 음악가 고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윤 선생의 제자들과 함께 찾아 참배하고 있다.

이웃도시 통영시는 독일에 있는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1917~1995) 묘소를 고향 통영으로 이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통영시는 지난해 12월 외교부를 통해 이장을 원하는 공문과 윤 선생의 부인 이수자 여사(91) 친필을 베를린시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통영시는 독일 정부에 베를린 묘소 이장 동의 및 승인을 위한 외교적 협조를 요청했다.

윤 선생은 1960년대 독일 유학생 시절 북한에 있는 강서고분의 ‘사신도’를 직접 보겠다며 방북했다가 간첩으로 몰려 이념 논란에 휘말렸다. 독일 국적을 갖고 있던 윤 선생은 1995년 11월3일 타계해 베를린 시내 유공자 묘지인 가토우 공원묘지에 안장돼 있다.

안장당시 선생의 국적은 독일이었다. 때문에 당시 유족은 ‘이장을 하지 않겠다’고 서명한 상태라 이장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안장한 지 20년이 지난 시점이라 통영시와 유족은 독일 당국에 긍정적 태도 변화를 원하고 있다.

이 여사와 딸 윤정씨(67)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에서 선생 묘지 이장을 원한다고 말해왔다. 통영시도 윤이상 선생 탄생 100주기였던 지난해 11월 도천테마파크를 원래 이름인 ‘윤이상 기념공원’으로 되돌리면서 묘소 이장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통영시는 외교부 답변이 오면 공무원을 독일 현지로 보내 이장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장 과정에 딸 윤정씨도 동행할 예정이다.

이와관련, 통영시관계자는 최근 언론인터뷰를 통해 "윤이상 선생 유족에 따르면 묘지를 관리하는 곳에서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장을 긍정적으로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공문을 받지는 못했다”면서 “일단 현 정부는 이장 문제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베를린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18년 통영국제음악제 주제가 '귀향'이다. 선생이 통영으로 귀향하고 귀향을 주제로 국제음악제가 열리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은 독일 정부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 음악가인 생전의 윤이상 선생

세계적 음악가인 고 윤이상 선생을 기리는 통영시 윤이상기념관 모습. 통영시는 지난해 11월 윤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관 이름을 ‘도천테마기념관’에서 ‘윤이상기념관’으로 바로잡은 데 이어, 기념관 표지석도 세웠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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