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기 의장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의원들. 좌측부터 강연기ㆍ김두환ㆍ반대식ㆍ황종명ㆍ 이행규 의원. 한나라당에서는 1일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한 모임에서 이들 중 황종명 의원을 전반기 의장으로, 김두환 의원을 부의장으로 각각 내정했다.

시의회 전반기 의장단 구성과 관련, 한나라당 출신 의원 9명이 1일 오후 2시 고현동 당협사무실에서 모임을 갖고, 전반기 의장에 황종명 의원, 부의장에 김두환 의원, 산업건설위원장에 반대식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총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은 4일 오후 재논의한 뒤 내정자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출신 의원들의 이같은 사전 의장단 논의는 국회법상 '교섭단체'라는 정치집단 의사결정 과정을 차용한 것으로 기초의회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주민자치라는 점에서 다수당의 이같은 일방적 의사결정 행태는 소수당의 의사를 원천 차단하는 심각한 폐해를 가져올 우려도 커지고 있다.

권민호 시장 취임식이 있던 1일 시의회 의장단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물밑 신경전은 상당히 치열했다. 의장선거 출마를 공언한 이행규 의원과 야당출신 의원 및 무소속 의원 등 6명이 이날 2시 시의회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자리에서 이 의원은 지금까지의 득표활동 결과 등을 설명하며 7일 예정된 표 대결에서의 불리함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같은 시간 한나라당 거제당협사무실에서는 한나라당 출신 의원 9명 전원이 참석해 전반기 의장단 구성을 협의했다. 이자리에서 황종명 의원을 의장으로, 김두환 의원을 부의장으로, 반대식 의원을 산건위원장으로 각각 내정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사전 논의는 7일 예정된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의장선거에서 그대로 반영될 예정이다.

이날 한나라당 사전 조정은 당초 4명의 재선의원간 상당한 갑론을박이 예상됐으나, 반대식 의원이 '일하는 의원이 되겠다'며 의장직 도전을 양보했고, 강연기 의원도 양보의 뜻을 밝히면서 황종명·김두환 의원으로 좁혀졌으나, 이내 김두환 의원이 '다음기회'를 선언하며 스스로 부의장직을 선택해 의외로 싱겁게(?) 정리가 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출신 의원들의 의회 밖 사전조율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교섭단체 개념은 의원수가 너무 많아 직접토론이 힘든 상황에서 대표를 선정해 사안별 협의를 전개하는 방식인데, 의원수가 10여명 남짓한 기초의회는 전체 직접토론이 충분히 가능한데도 굳이 교섭단체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는냐는 반문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금같은 교섭단체 개념에 입각한 사전조율은 사실상 다수당의 '의회권력 독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인 걱정들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모 의원은 "수도권 등 야권이 득세한 이번 지방의회에서 다수당을 점한 야당들이 앞다퉈 이같은 교섭단체 개념을 차용하다 보니, 거제에도 같은 방식이 적용되는 것 같다"며 "기초의회에서 당 방침만을 토대로 밀어붙일 사안이 그다지 없다는 점에서 크게 걱정할 내용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반면 야당출신 모 의원은 "의회 내부문제를 의회 밖에서 먼저 결정해 버리는 이번 같은 시도가 고착화 될 경우, 시의회의 의사결정 구조에 심각한 변형을 가져올 수 있다"며 "한나라당이 자당 이기주의에 입각해 도입한 교섭단체 개념 차용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제5대의회 본회의장.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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