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 국회의원 부인의 검찰소환이 이뤄지기 하루전인 7월18 밤 10시 30분 현재 검찰청사. 이날 밤 통영지청 청사출입문은 굳게 닫혀있었으나, 일부 검사실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나 지금 떨고 있니?
오뉴월 땡볕에 웬 뜬금없는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
이름하야 '돈 공천'에 직·간접 연루된 지역정가 선량들의 뒷다리 근육 후들거리는 소리다.

떨고 있는 선량이 하도 많아 거명하는 데도 숨이 찬다. 역대 선거에 이같은 집단발작이 또 있었는가. 아니 전국을 통틀어도 이같은 메머드급 호화 돈공천 군단 비스무리 한 무리들은 없었다. 아, 쪽팔려~. 무신들의 집단 히스테리를 피해 거제로 온 고려의종(은 물론 의종을 수행한 문무백관 전부 다) 이후 뼈대(?)있는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한 천하의 거제에서, 이 무슨 ×망신인가.

지난 주초 검찰의 몸통 소환에서 뭔가 결단이 날 것 같던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 있다. 촉새들의 입방아도 다소 잠잠하다. 이대로 묻히는가. 천만의 만만의 말씀이다. 검찰도 존심이 있지. 두 달 넘게 돈 공천 물증을 찾아 집구석을 뒤집고, 은행계좌를 쑤시고 사람까지 불러 추궁해 놓고, 이제와서 꼬리를 내린다고? 대한민국 검찰을 뭘로 보기에 그같은 간 큰(?) 상상을 한단 말인가.

들리는 소식통에 의하면 검찰수사가 얼마나 집요하고 철저했는지 혀가 내둘려질 정도라고 한다. 한 예를 보자. 돈을 안주면 아예 공천대열에 끼지 못할 것을 눈치챈 A씨가 수천만원의 후원금을 줬다가 '팽' 이후 되돌려 받았다는 사실은 검찰 발표만 안됐지 이미 다 뽀록난 사실. 그 A씨가 이달 중순께 검찰에 소환됐다. A씨는 검찰에서 후원금을 준 시점과 금액을 다 까발리고 돌아왔다.

그런데 며칠 뒤 검찰에서 또 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갔더니 "당신이 돈 줬다고 한 날짜는 당신이 비행기 타고 제주도 간 날인데, 귀신이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제주에 있을 사람이 거제에서 돈을 줬다는 것이요"라는 요지로 묻더라고. A씨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신이 돈을 준 날짜를 착각했더라는 거지요.
통화기록까지 들이대며 조목조목 정리해 가는 검찰 수사에 A씨는 두손 두발 다 들고 말았다나 뭐라나….

일운면 이장들의 제주도관광과 관련해서는 관광을 다녀온 이장들이 무려 세 차례나 검찰에 출석해 같은 내용을 반복 증언했다. 같은 사람을 세 번씩이나 불러 조사했는데, 대충 묻어 버릴지도 모른다고? 그만 꿈 깨슈….

아, 그러고 보니 꿈같은 면책을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는데. 모 씨는 검찰에서 돈을 줬다가 다시 돌려받은 사실을 세세히 증언한 뒤 수사관에게 "돈을 줬다가 되돌려 받았는데 큰 문제가 되느냐"고 되레 반문했다는데. 이걸 선거법 무지에서 생긴 용기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책에 나오는 문화지체라고 해야 하나….

수사진전 상황은 이 밖에도 많이 나돈다. 금융전담 수사관 급파→계좌추적→사채시장 유입 확인설 등이 그것. 돈 공천의 주연, 조연, 바람잡이, 이동 동선 등의 환상의 팀웍(?)구성도 완성설 등도 마찬가지. 마지막 남은 건 후원회 관계자의 소환이라고 한다. 소환일정은 27일쯤으로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결과 발표가 늦어지는 건 순전히 28일로 예정된 보궐선거 때문이라고. 강 모 의원의 성(性)스러운 발언으로 가뜩이나 죽을 맛인 딴나라당에, 다시 매머드급 돈 공천 사건 전모가 발각됐다고 한다면 그냥 보궐선거 포기모드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일 모레면 보궐선거도 끝이 난다. 이제는 대한민국 검찰이 그동안 구겨질 대로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할 회심의 칼날을 뽑을 때가 됐다. 조만간 뽑게 될 검찰의 칼끝은, 주변정황을 선명하게 낭자한 뒤, 이제 몸통 심장부를 향할 것이다. 몸통 심장. 돈 공천 사건의 사실상의 숨은 주역. 그게 누군지 말 안 해도 다 알 테니 굳이 내 손품 팔지 않아도 될 터이고.

검찰 수사결과 항간의 소문이 사실이라면, 우리 역사에서 '독립군 후손'의 고귀한 명예는 새롭게 재평가 절하돼야 한다. 독립군 후손으로서 단돈 1원은 받았노라고….

▲ 돈 공천 파문이 처음 불거지던 날 윤영 국회의원이 기자회견을 자청, "독립군 후손으로서 공천과 관련해 단돈 1원이라도 받았다면 즉각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공언했다(사진 좌 우는 당시 기자회견 모습). 가운데 봉고차량은 지난 18일 밤 통영청사에서 촬영한 것으로 윤영 의원 부인이 타고 다니는 봉고차가 검찰청사에 주차돼 있다는 제보에 따라 긴급히 현장 출동해 사진을 찍었으나, 다음날 차적조회결과 검찰청 소속 차량으로 밝혀졌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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