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사업이 추진중인 고현동 고현주공아파트.

고현주공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 박정용. 이하 재건축조합)의 임시총회가 오는 12월1일로 예정된 가운데, 일부 조합이사 및 대의원들이 조합장의 전횡을 문제 삼으며 총회 보이콧 및 조합장 해임을 요구하는 반면, 조합장은 이번 총회에 사업진척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이사 및 대의원 6명의 해임안을 상정해 놓고 있어 양측의 격한 충돌이 예상된다.

고현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추진위준비모임 단계이던 지난 17년 1월18일 거제시가 고현로 13길 30-8 일원 4만1188㎡(제2종일반주거지역)를 고현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 고시하면서 현실화됐다. 지은 지 30년이 넘은 740세대 규모 낡은 5층 아파트를 950여 세대 규모 고층(26~27층)아파트로 새로 짓는 것이 이 사업의 골자. 거제시의 정비계획 고시를 토대로 그 해 8월7일 재건축조합이 결성됐고, 9월9일 시공사(GS건설) 선정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행정절차에 착수해 오늘에 이르렀다.

문제는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업무진행 과정에서 조합장과 일부 이사(총6명) 및 대의원(총80명)들 간의 의견충돌이 잦아졌고, 급기야 서로를 불심임하는 상황으로 번졌다는 점이다.

조합장을 불신하는 이사 및 대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초 모 조합원이 조합장 전횡을 고발하기 위해 총회소집 요건에 맞는 조합원 동의를 받아 조합측에 총회소집을 요구했는데, 조합장이 이를 무시하고 안건도 임의로 선정해 이번 총회를 소집했다는 것. 그러면서 정작 총회에서의 해임대상은 일부 이사 및 대의원이 아니라 조합장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합장 전횡에 따른 해임사유로 ▲조합정관 25조1항4호 절차법 위반 -조합원과의 소송에서 변호사 선임비용을 이사회에서 조합 변호사로 대의원회에 추인받기로 했으나 조합장이 조합변호사가 아닌 다른 사람을 임의 선임해 대의원 인준을 받지 않고 조합비를 지출한 점 ▲조합정관 제4조2항 위반 –조합사무실 이전은 대의원 회의서 결정해야 함에도 조합장 독단으로 계약 이전한 점 ▲정관 업무규정 65조 1항2항 위반 -대여금 통장관리를 18년 1차 대의원회에서 3인 결재를 결의했으나 조합장이 통장, 카드를 계속 관리했고, 6월22일 3차 대의원회에서 투표로 3인을 지정해 줬음에도 지금까지 조합장 단독으로 인감관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 ▲정관 도정법 11조4항 위반 –시공사 용역수행 범위에 있어야 할 지장물 석면 등 기존 건축물 철거를 시공사와 계약 시 포함시키지 않고 조합장이 따로 용역을 뽑으려고 하는 점 ▲배임행위 –유 모 이사 퇴직금 지급관련 통영고용노동부 조사 시 불충분한 자료제출로 인해 지급하라는 공문을 오게 한 뒤 의안을 상정함. 추후 통영고용노동부는 (퇴직금을)안줘도 되는 것으로 최종 결정. ▲이사회 개최사실 미 통보 –11월14일 오후 6시30분 조합사무실에서 개최키로 돼 있던 이사회가 대의원 참관 문제로 무산된 뒤 일부 이사들에게만 통보해 특정 장소(식당)에서 이사회를 소집해 임시총회를 의결함. 회의록에 명시된 주소는 없는 주소로 확임 됨. 등이 조합장을 해임해야 할 사유라고 주장했디.

지난 14일 조합사무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사회에 다수의 대의원들이 참관하자 조합장은 대의원들의 이사회 참관에 대한 가부를 물은 뒤 4:3으로 참관불허 결정이 났고, 결국 이 이사회는 현장에서 무산됐다(사진). 그날 저녁 일부이사들에게만 통보해 모 식당에서 이사회를 열어 이번 총회소집 안건을 통과시켰다는 것이 일부 이사 및 대의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특히 이번 총회 2호 안건으로 상정된 ‘사업시행인가 협력업체 선정방법 결정의 건’을 문제 삼으며 의결권 원칙위반이라고 강조했다. 협력업체(총15개업체) 선정은 조합장이 지명경쟁입찰 방식을 주장하다 지난해 3차 대의원회에서 첫 부결된 뒤, 별다른 내용 수정 없이 또다시 지난해 4차 대의원회에 재상정 했다가 또 부결됐다고. 결국 이날 대의원회에서 지명경쟁입찰 대신 전자조달입찰로 결정이 났다. 이를 두고 부결된 안건을 재상정할 경우 대의원회에 가부를 물은 뒤 찬성이 나올 경우 재상정해야 함에도 회기 내에 재상정이 불가한 안건을 또다시 밀어붙히면서 의결권 절차를 위반했다는 것.

전자조달시스템 결정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이번엔 조합장이 제시한 배점표와 일부 대의원들이 주장하는 배점표 산정이 너무 달라 사업진행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조합장이 이번 총회에 이 안을 일방적으로 상정해 자신의 의도대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들에 대해 박정용 조합장은 “상근이사는 조합장을 보좌해 조합업무가 정상대로 움직이게 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사실을 조작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대의원들을 선동하고, 일부 대의원들이 사사건건 안건을 부결시켜 결국 사업추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케 했다”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문제가 되는 일부 이사 및 대의원을 해임하고, 협력업체 선정을 하루빨리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총회를 소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조합장은 또 “조합통장 관리는 상근이사가 관리하고 있고, 모든 조합비 지출은 법적 절차에 따라 정상 지출하고 있다”면서 “사업시행 인가에 필요한 업체선정을 부결시키는 일부 대의원들은 결국 사업지연에 따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재건축조합이 지난 16일 공고한 임시총회는 오는 12월1일 오후 2시 신현농협예식장 3층에서 열린다. 참석자격은 재건축사업 조합원이며, 일정한 서류를 갖추면 대리 참석이 가능하다. 안건심의는 이사 및 대의원 해임의 건과 사업시행인가 협력업체 산정방법 결정의 건 등 2건이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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