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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도 경영진도 몰랐던 대우 매각협상, 노동자와 시민만 '부담'대우조선노조, 31일 기자회견 통해 매각협상 진행에 따른 입장 표명

대우조선 매각이라는 메카톤급 이슈가 설 직전에 발표됐다. 형식은 현대중공업 지주회사와 산업은행이 공동출자해 새 법인을 만든다지만, 사실상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나 다름없다.

동종업계인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가장 큰 장점은 수주경쟁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 더 이상의 저가수주는 없다는 말이다. 가만히 있는 삼성조선도 수주경쟁에서 반사이득을 본다. 수주경쟁 완화에서 얻어진 이득은 순전히 기업의 몫이다.

단점도 많다. 동종업계 매각에 따른 구조조정은 필연적이다. 당장은 고용승계를 보장하겠지만, 결국엔 군살을 뺄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대우조선 노조가 생존권 사수를 걸고 반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부담은 오로지 노동자들의 몫이다. 장기적으로 현대가 상대적 기술력 우위에 있는 대우조선의 방산분야와 LNG선 제작을 울산으로 가져간다면 거제의 지역경제도 덩달아 직격탄을 맞는다. 대우조선 노조와 거제시가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 부담은 거제시민 전체의 몫이다.

대우조선 노조(위원장 신상기)는 현대의 대우조선 인수의향서 제출이 보도된 직후인 지난31일 거제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우려를 전하며 ‘대우조선 노조의 참여 없는 매각결정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매각에 따른 6개항의 기본 방침도 천명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물론 경영진도 몰랐다는 지금의 매각협상 진행을 감안하면 주력업종 재배치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매각협상 첫 단추가 꿰지고 있는 현재 대우조선 노조의 대응은 굉장히 중요한 변수다. 거제시민들도 대우조선 노조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매각협상 와중에 대우조선 노조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투쟁을 전개해 나갈까. 지난 31일 기자회견 당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그 의중의 일단이 드러났다.

다음은 당시 기자들의 질문과 노조위원장의 답변한 입말을 가감 없이 정리했다.

-이번 매각협상 진행상황은 언제 알았나
“어제 보도된 언론을 통해 알았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최소 3~4개월 전부터 깊숙한 논의를 진행해 왔을 것이다. 이를 아무도 몰랐다. 이것이 과연 바람직한 매각이 될 수 있겠는가. 이 문제는 대우조선 노조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경제의 문제이자 거제시민의 문제다. 거제시민이 인정하고 대우조선 노조가 인정할 수 있는 바람직한 매각이 진행돼야 한다”

-정부가 밀실에서 매각협상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번엔 말이 아닌 현실화 될 것 같다. 매각협상 협의체에 노조가 들어가야 한다고 하는데, 들어가면 뭘 어떻게 할 것인가.
“노조에서 어느 기업이 인수해라 마라 말하지 못한다. 그렇게 할 수도 없는 조건이다. 협의체가 구성되면 바람직하고 투명하게 매각될 수 있도록 노조에서 입장을 내겠다는 뜻이다. 더 중요한 건 노조의 생존권이 최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점이다. 어느 기업이 인수하든….”

-노조가 생각하는 바람직하고 투명한 매각방향은 어떤 것인가.
“지금까지 매각협상이 진행될 띠마다 심한 압박감에 시달렸다. 그 압박감은 곧 생존권 보장이다. 단협 승계도 마찬가지다. 최소한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이 일방적으로 잘리지 않는 매각협상이 진행돼야 한다”

-매각에 대한 6대 기본방침을 제시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첫번째가 동종사 매각반대다. 동종사에 매각할 경우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가피하다. 대우노조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 노조도 이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안다. 그래서 사측과 매각협상 합의를 연기했다. 설이 지나면 양사 노조가 공동입장을 낼 예정이다.
두 번째가 당사자(노조) 참여보장이다. 매각협상에서 노조의 참여는 매우 당연하고 중요한 일이다. 지금까지 매각협상이 진행될 따마다 노조입장은 반영이 안 돼 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매각협상에 노조의 참여는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셋째가 분리매각 반대다. 대우는 특수선 분야와 LNG선 건조에 특화된 노하우를 가졌다. 해양은 빅3 삼사가 비슷비슷하다. 이를 분리해 매각하면 대우는 빈 껍데기만 남는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방산분야를 떼 내 분리매각하려는 시도를 몇 차례 했지만, 노조에서 사활을 건 투쟁 끝에 막아낸 적이 있다.
넷째가 해외매각 반대다. 해외에 매각할 경우 수 십 년간 쌓아온 국내기술력이 금새 유출된다.
다섯째가 일괄매각 반대다. 지분을 일괄매각 하게되면 견제기능이 없어진다. 현대가 아니더라도 다른 업체에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절대 지분을 통째로 팔아서는 안된다.
여섯째가 투기자본 참여반대다. 골드만 삭스 등 해외투기자본이 국내기업에 가한 폐해사례는 많다. 이른바 먹튀자본에 절대 팔지 말라는 것이다“

-현대삼호중공업도 대우노조와 같은 입장인가.
“전국 금속노조 차원에서 공동 대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지회장과도 통화했다. 내부논의를 거쳐 삼호지회장과도 통화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이 현대로 넘어가면 기존 미포조선이나 삼호중공업 문제가 대우로 인해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입장을 정리해 설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 작정이다”

-현대와 대우가 합쳐지면 출혈경쟁 저감, 동종 시너지 효과 등 긍정적 요인들도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매각발표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물론 경제적 효과는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직접적 생산자인 노동자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해질 것이다. 똑 같은 배를 만들고 같은 일을 하는데 적절히 분배할 수도 없는 조건이다. 어느 한쪽을 잘라내야 한다. 합쳐지면 슬림화가 필연적이다. 산업은행 돈이 대우에 지원될 때와 같은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 것이라 판단한다. 정규직 뿐만 아니라 원·하청노동자 전체의 문제다. 나아가 거제시민 거제경제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대우조선노조의 현재 입장은 현대로의 매각을 반대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제일 중요한 게 먹고사는 문제 아닌가. 총고용보장에 대한 생존권 사수 차원에서 매각을 저지할 것이다”

-당사자(노조) 참여가 보장되고 고용승계를 약속하면 찬성할 수 있나.
“협의를 해 봐야 한다”

-노조의 입장이 절박하다는 건 이해가 된다. 그러나 더 걱정되는 건 울산에 있는 현대가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 알맹이 업종을 빼서 울산으로 가져가면 노조를 넘어 거제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진다. 어떻게 생각하나.
“매우 중요한 문제다. 대우조선만의 문제가 아닌 거제경제 전반의 위기로 인식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거제시장과도 통화했다. 시 차원에서 책임감을 갖고 (최악 시나리오를)저지할 수 있는 틀을 만들라고 요구했다. 안타까운 건 이번 매각협상을 통해 알게 된 대우조선 경영진의 무능이다. 매각협상 진행을 노조도 몰랐지만, 경영진까지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 산업은행 지배하에 있지만, 이런 덩치 큰 기업의 매각을 경영진도 모르고 노조도 모르게 매각을 진행할 수가 있나. 한마디로 대우조선 종사자들을 개·돼지 취급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경제정책도 큰 문제다. 전반적인 수정 없이는 자본과 정권만 살지 다 죽어 나가게 생겼다”

-오늘 이후 투쟁방향은 어떻게 잡고 있나.
“일단 간담회 일정을 공유하고 조합원 찬반투표부터 물을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으로 가 전반적인 매각협상 진행상황을 파악할 작정이다. 금속노도와도 긴밀히 협의해 구조조정에 대응할 참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거제시민과 함께 바람직한 매각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다음은 대우조선 노조 기자회견문

일방적인 매각 절차 진행을 중단하고,
노동조합 참여 속에 재논의 되어야 한다!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지주회사의 동시 이사회 진행을 통한 각본에 의한 산업은행의 일방적인 매각 진행을 중단하라!

1월 30일(수) 오후 언론을 통해 현대중공업이 현대중공업 지주회사를 통해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고 노동조합의 확인결과 매각의 당사자인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인지하지 못한 가운데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 자본에 의한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오늘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지주회사의 이사회가 동시에 개최되며 현대중공업 지주회사를 통한 대우조선 매각을 위한 절차가 승인될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산업은행과 현대자본의 물밑 협상을 통해 대우조선의 매각을 선 결정하고 절차를 밟아가는 잘못된 절차이며 노동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산업은행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매각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당사자인 노동조합의 참여 속에 재논의되어야 함을 요구한다.

대우조선은 지난 98년 IMF의 위기 속에서 인원 감축과 임금동결, 복리후생 축소, 생산성 향상, 원가절감 등 전체 노동자가 뼈를 깎는 고통 분담을 기꺼이 감수하며 기업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러한 희생에 2001년 8월 23일 대우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워크아웃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이어 2002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자본잠식상태에서 벗어나 무차입 경영전환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2004년도에는 4조원 대의 매출이던 회사가 08년도에는 10조원 대에 육박하는 매출기업으로 성장함에는 노동자의 피와 땀과 고스란히 베여 있음을 입증한다.

2015년에는 4조원 대의 분식회계로 인해 수많은 노동자 정리해고 되었고, 임금반납, 복지축소 등 원가절감 속에 뼈를 깎는 고통을 겪었다.

조선 산업은 지속적인 시설투자와 숙련된 기술력을 요구하는 기술집약적인 산업임과 동시에, 고용창출 효과가 매우 높은 산업이다. 특히 대우조선 해양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국가기간 산업의 중추적 역할과 기여도, 나아가 지역경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대우조선해양의 일방적 매각을 밀실에서 결정하고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에 노동조합의 매각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며 대우조선지회의 매각에 대한 기본방침을 밝힌다.

노동조합의 매각에 대한 6대 기본 방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동종사(조선업) 매각 반대!
둘째, 당사자(노동조합) 참여 보장!
셋째, 분리 매각 반대!
넷째, 해외 매각 반대!
다섯째, 일괄 매각 반대!
여섯째, 투기자본 참여 반대!

노동조합의 매각 기본 방침에서 밝혔듯이 동종사를 통한 매각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기에 현대중공업을 통한 대우조선 매각에 결사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매각에 대해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불응 시 강력한 투쟁을 경고한다!

노동조합은 지난 20년간 정부의 일방적인 졸속매각을 견제해 왔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거제지역 경제의 40%를 담당하는 향토기업으로서, 대우조선의 일방적인 매각은 대우조선 전체 노동자를 넘어 25만 거제시민의 생존권이 달릴 중대한 문제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밀실 합의를 통해 당사자인 대우조선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미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분할매각, 정부 지원을 받아 무급휴직까지 자행하고 있는 악질 현대자본이 대우조선을 인수한다는 것은 곧 노동자들의 생존권 말살로 규정할 수밖에 없기에 분명히 반대한다.

따라서 대우조선지회는 산업은행이 매각을 위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대우조선 노동조합과 책임 있는 매각협의체를 구성하여 바람직한 매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촉구하며, 지금까지의 매각로드맵을 전면 백지화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대우조선 매각이 진행된다면 총파업 투쟁은 물론 매각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행한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산업은행에 있음을 경고한다.

다시 한번 일방적 매각 강행에 대해 대우조선지회는 총파업 투쟁을 불사하며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며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총력투쟁 할 것을 분명하게 밝힌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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