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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확정 …양사 노조 '동반부실' 우려하며 합병 반대산업은행 12일 확정발표, 내달 본계약 체결…대우노조 산업은행 앞 천막농성 돌입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12일 발표함에 따라 대우조선해양노동조합이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박주수 복지2부장이 이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대우조선 노조와 현대중 노조는 두 회사의 합병이 동반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확정

KDB산업은행은 12일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의사가 없다고 11일 공식 통보해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인수후보자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3월 초 이사회를 거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지분 관련 본 계약을 체결하고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55.7%, 5973만 8211주)을 현물출자하고 기존 현대중공업을 물적 분할해 중간지주회사인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의 대우조선 인수·합병(M&A)에 관한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현물출자 대가로 조선통합법인 지분을 받는다. 지주회사의 대주주는 현대중공업(28%), 2대 주주는 산업은행(18%)이고 지주사 아래 현대중공업 사업법인(비상장사), 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 4개 계열사를 둔다.

현대·대우노조 ‘공멸’ 외치며 반발

이처럼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 경영권을 넘기는 구체적 계획을 발표하자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양사 노조는 크게 반발했다. 합병에 반대하는 양사 노조는 공동 대응 방침을 밝혔다.

대우조선 노조는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투입한 대우조선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기업 정상화에 성공했다"면서 "회사가 정상 궤도로 돌아서자마자 산업은행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대재벌에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 대우조선 노동자들을 철저히 기만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투쟁을 시작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매각관련 대책위 구성과 함께 쟁의행위를 결의한 뒤 18∼19일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이날 울산시청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반부실이 우려되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대우조선에 2021년 말까지 자금이 부족하면 현대중공업이 1조원가량을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밀실 인수를 추진한 회사는 대우조선 인수를 즉각 중단하고 노조와 대화할 것을 요청한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면적인 인수 반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12일 울산시청에서 현대의 대우인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양사 노조 반발 큰 변수 될 듯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당장 인수·매각에 반대입장을 공식화하고 장외투쟁에 나선 양대조선 노동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 오전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고용불안 문제를 야기하는 대우조선 인수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부는 "조선경기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라며 "동반부실 어려움에 빠지면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노사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12일부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지회는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 간 밀실야합에 의한 인수합병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17~1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27일에는 전 조합원 상경투쟁을 준비 중이다.

노동자들은 합병시 구조조정을 우려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상선건조·해양플랜트·특수선 부분이 겹친다. 영업·설계·연구개발·사업관리 같은 비생산 간접부서 인력들은 구조조정 불안을 심각하게 느낀다. 지부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간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과정을 보면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남해안 조선산업 밸트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대우조선지회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기자재를 대부분 자회사에서 충당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거제·경남·부산 중소업체에서 납품받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자칫 중소 조선기자재 납품업체 도산으로 이어져 대량실업을 유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각대상이 된 대우조선을 끼고 있는 거제시민들의 고민은 더 크다. 대우조선해양이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한 방산분야와 LNG선 분야를 울산으로 야금야금 뺏길 경우, 거제는 빈껍데기만 남는다며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와관련, 대우조선관계자는 “야드별로 특화된 제작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한쪽으로 물량을 몰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기업의 최대목표가 이윤추구에 있는 만큼 그런 극단적 시나리오도 장기적 관점에서 배제키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현대의 대우인수 의향서가 전달된 지난달 31일 대우조선 노조가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방적 밀실매각 중단을 촉구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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