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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파업결의 · 사장 사의…격랑속에 휩싸인 대우조선해양대우노조, 1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서 압도적 찬성(92.16%)으로 파업결의
20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야드에서 대우조선 노조원들이 '악질 현대'라고 적힌 인형에 불을 지르며 동종사(현대중공업) 매각반대를 외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현대중공업 인수에 반대하며 파업을 결의했다. 그간 대우조선에 크고 작은 진통은 있었으나 총파업과 같이 대규모로 노조가 움직이는 것은 이번이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사의를 전달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20일 중식집회를 시작으로 투쟁수위를 점차 올릴 기세여서 현장에선 전운마저 감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가 90%를 넘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됐다고 19일 밝혔다.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조합원 5611명 중 4831명(92.16%)이 찬성했다. 인수·합병에 따른 생존권을 우려한 조합원 대다수가 파업에 찬성했다. 조합원 5242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93.4%를 기록했다. 반대는 327표(6.24%)에 그쳤고, 84표(1.6%)는 무효 처리됐다.

신상기 대우조선지회장은 "20일 사내 민주광장에서 매각 투쟁 보고대회를 개최해 구성원의 중지를 모으고, 21일에는 노조 대의원을 중심으로 상경 투쟁에 나설 예정"이라며 "매각 투쟁에 관한 쟁의권을 확보함에 따라 추이를 지켜보며 총파업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른바 '매각 실사 저지단'을 구성해 매수자 실사도 막아낼 방침이다. 대우조선지회는 지난 18일 펴낸 소식지에서 "매수자 실사가 서울사무소와 옥포조선소 등에서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실사단이 투입되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 조합원이 동종사(현대중공업) 매각반대를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시민사회단체와 지역정치권도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를 잇따라 비판하고 나섰다. 김한표 국회의원은 20일 개인성명을 통해 "지역사회와 근로자를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밀실 매각, 특혜 매각에 반대한다"면서 “정부 주도의 공개 토론회(설명회) 개최, 대우조선 매각 과정과 절차 공개, 대우조선 발전 방안 제시, 고용 안정과 물량 보장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윤영 전 국회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세금 투입과 직원들의 뼈를 깎는 고통 끝에 우량기업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대우조선애양을 정당하고 투명한 절차없이 밀실에서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특혜시비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매각절차 이행을 촉구했다.

문상모 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도 “거제시민을 비롯한 조선업 종사자들은 기대감 보다 불안감이 높다. 이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먼저다”라면서 산업은행을 향해 인위적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 해소방안. 사내·외 협력사 및 기자재 납품업체들의 계약관계 유지를 위한 방안.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먼저 입장을 밝혀달라고 공개 요구하기도 했다.

거제지역 진보정당들도 19일 대우조선노조와 함께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매각 절차 진행을 중단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매각 발표 후 대우조선 인수·합병은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 형식에 불과한 삼성중공업의 인수의향서 포기로 사실상 현대중공업과 본계약 체결만 남은 상태"라며 "절차와 명분에서 모두 잘못된 결정으로, 촛불로 탄생한 정부에서 조선산업을 재편하는 중차대한 사항을 밀실 야합으로 결정했다는 사실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와중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대우조선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정 사장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해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최근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임기가 2년 이상 남은 시점에 사의를 밝힌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대우조선의 민영화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고 보고 물러나기로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 사장의 거취는 3월 말 개최 예정인 대우조선 주주총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20일 낮 중식집회는 강경투쟁을 예고한 노조의 결기가 그대로 묻어났다. 이날 야드에 모인 노조원 1000여명은 '단결! 투쟁!', '생존권 사수' 등이 적힌 깃발을 들거나 머리띠를 메고 구호를 외쳤다. 집회 막바지에는 '악질 현대' 등이라 적힌 인형 3개를 불에 태우는 화형식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도 사측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맞서 파업을 결정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반대 쟁의 찬반투표 결과, 투표에 참여한 현대중공업 노조원 51.58%가 쟁의행위 돌입에 찬성했다. 전체 조합원 1만438명 가운데 9061명(86.81%)이 투표에 참여해 5384명(51.58%)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3606명(34.58%)이었다.

결국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파업결의에 이어 현대중공업 노조도 파업을 택함으로써, 두 노조의 대규모 연대파업이 현실화 될 조짐이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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