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현중학교 운동장. 곳곳에 자갈이 널려 있다

옛 거제공고 부지로 옮겨져 신축된 고현중학교가 건물은 현대식 공법으로 지어졌음에도 운동장은 거제공고가 있을 당시의 방치된 모습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학생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 고충을 겪고 있다. 자갈이 뒹굴어 운동하기도 여의치 않고 인근 아파트에 흙먼지가 날리면서 이중고가 되고 있다는 것.

고현중학교 등에 따르면 당초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오른쪽에 있던 이 학교는 포로수용소공원 확장 등 이유로 기존 부지를 거제시가 매입하면서 6년 동안 방치돼 왔던 옛 거제공고 부지로 옮겨갔다. 옛 거제공고 건물은 철거됐고 지상 4층 규모의 고현중학교 건물이 새로 지어져 지난해 1월 말 학교를 이전했다.

문제는 학교 건물이 신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운동장은 방치되던 당시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운동장 곳곳에는 자갈들이 적지 않아 학생들이 다치는 사례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학교 인근으로 들어선 아파트와 원룸 주민들까지 운동장에서 날려 온 흙먼지로 인해 창을 열어놓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인근 주민들은 “학교와 아파트 사이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하면서 원래 운동장 측면에 심어져 있던 수십년생 나무들을 베어내고 옹벽과 펜스를 설치한 이후 바람이 불때면 흙먼지가 날려오는 게 심각한 수준”이라며 교육당국과 거제시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교 측이 운동장 자갈 제거작업을 숱하게 했지만 비가 올 경우 토사가 씻겨 나가면서 자갈이 다시 튀어오르는 현상이 반복돼 학교 주차장에서 운동장 수업을 대체하는 실정이라는 게 교직원들의 하소연이다. 고현중학교 운동장이 이처럼 방치되고 있는데는 ‘이설 학교’라는 점이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설 학교에 따른 규정으로 인해 운동장 문제를 신경 쓰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고현중학교 소유이기도 한 포로수용소 잔존유적지(2970㎡)를 경남도와 거제시에 매각한 후 그 대금으로 인조잔디(사업비 7억여원) 설치 방안을 마련토록 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경남문화재자료이기도 한 포로수용소 잔존유적지에 대한 환경정비에 나섰던 거제시도 교육청 매각 협의에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학생들의 교육환경과 인근 주민의 고충을 감안한 보다 적극적인 추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운동장 펜스 너머로 아파트와 원룸 등이 자리해 모래먼지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 고현중학교 인근 포로수용소 잔존 부지를 거제시와 경남도에 매각해 그 자금으로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을 추진한다는 방안이다.

▲ 포로수용소 잔존부지. 지난해 정비를 마무리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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