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4개 신용협동조합 상임이사장 선출을 위한 선거전이 한창이다. 12일 아주신협을 시작으로 17일 신현신협, 18일 거제중앙신협, 19일 장승포신협 이사장 선거가 차례로 이어진다.

대표적 제2금융권으로 분류되는 신협은 통상 이사장을 추대하던 관행이 많았었다. 그러나 이번엔 4개 신협 모두 다 2파전으로 구도가 짜여져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신협 선거전에서 한 가지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농수축협 조합장 선거보다 더 꽉 막힌 선거전의 한계점이다. 조합현관 입구에 붙은 홍보물 선전벽보 한 장이 사실상 선거전의 전부다. 현직 이사장의 프리미엄에 비하면 신예 도전의 벽은 너무 까다롭고 두텁다.

특히 신협중앙회 선거법상 후보에게 조합원 명부를 교부할 수 없게 해 놔, 신참후보는 유권자 분석은커녕 인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선거전에 임해야 한다. 현직 이사장은 임기 내내 조합원 면면을 파악하고 수시로 물밑 접촉을 할 수 있지만, 도전자는 몇 년간 사전준비를 하지 않는 이상 깜깜이 선거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공평성 기준에서 볼 때 엄청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임기 4년의 신협 이사장이 재선 내지 3선을 다반사로 하는 건, 이 같은 불공평한 선거전 구도가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합리성을 잘 아는 조합원들이 이번엔 어떤 결정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윤상찬 당선인

■ 아주신협

아주신협 이사장 선거전은 지난 12일 치러졌다. 총2파전으로 치러진 선거전에서 도전자 윤상찬(66) 후보가 총투표수 3924표 중 2537표(65%)를 얻어 1376표(34.8%)에 그친 최길용 현직 이사장을 꺾고 당선됐다.

현직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표차가 1161표나 벌어졌다는 점에서 윤 당선자가 수년전부터 착실히 선거전을 준비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 당선자는 아주동에서 나고 자란 대표적 지역토박이로 아주신협산악회 회장과 아주신협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조합원이 주인되는 1등 아주신협을 케치프레이즈로 신협자산 2000억원 달성을 공약했다.

■ 신현신협

거제지역 신협 이사장 선거 중 가장 치열하게 맞붙는 선거전이다. 12대 이사장을 거치는 동안 처음 치러지는 선거전이다. 선거일은 17일. 청소년수련관에서 치러진다. 임기 8년을 채우고 다시 3선에 도전하는 류문학(74. 기호2번) 이사장에, 장기연임에 대한 반발여론을 등에 업고 옥만호(65. 기호1번) 이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후보가 다 지역토박이라 표심도 많이 겹치는 편이다.

기호1번 옥만호 후보는 ‘다시찾는 신현신협 꼭 만들겠습니다’를 케치프레이즈로 출자증대사업(28억→50억), 자산증대사업(826억→1000억), 조합 수익창출 극대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옥 후보는 지난 84년 황금조명 창업이후 신현동인회, 거제중앙고등학교 총동창회 등에서 꾸준한 지역봉사활동을 해온 인물로 유명하다. 신현신협에서 감사와 이사직을 20년간 역임했고, 신현신협 초대 산악회장을 맡기도 했다.

기호 2번 류문학 후보는 ‘중앙회와 상생하는 신현신협’을 케치프페치즈로 변화와 성장으로 튼튼한 신현신협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다. 류 후보가 중앙회와의 상생을 부르짖는 데는 자신이 신협중앙회 대의원인데다, 신협 경남남부평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류 후보는 지난 2014년 새 이사장으로 추대된 이후 재선까지 선거전 없이 추대돼 왔고, 이번 3선 도전에서 첫 선거전을 치른다. 신현읍번영회장과 거제중앙로타리클럽 회장을 역임했다.

■ 거제중앙신협 

장목면에 본점을 두고 영업을 시작했던 거제중앙신협은 2017년 여름 장평으로 본점을 옮기면서 본격적인 도심지 영업을 시작했다. 현재 장평지점과 고현동 중곡지점 두 곳을 운영한다.

18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전은 이창훈 현 이사장이 3선연임 금지규정에 따라 선거에 나올 수 없으면서 전 부이사장을 지낸 박영준(70. 기호1번)씨와, 전 이사장을 지낸 정철용(66. 기호2번)씨가 맞붙는다.

기호1번 박영준 후보는 자신의 임기 내에 자산 1000억 이상을 목표로 으뜸신협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조합 직원의 행복과 이익환원, 지역사회 기여에서도 으뜸 신협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장목면 제1기 주민자치회장을 지냈고, 궁농마을 이장직도 18년간 역임한 바 있다. 거제중앙신협 이사와 감사, 부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기호2번 정철용 후보는 조합원 중심, 서민중심, 정도경영을 케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자산 1000억원 목표 달성과 안정된 출자배당, 장학금 사업 확대, 지역봉사활동 적극 참여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 후보는 장목중학교 운영위원장과 장목면 체육진흥회 회장, 거제시 재향군인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거제시체육회 이사, 통영지방검찰청 형사조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장승포신협

19일 치러지는 장승포신협 선거전은 현 이사장과 신협 직원 출신이 맞붙는 이색 구도다. 반상용(58) 현 이사장의 재선도전에 장승포 신협에서 35년간 근무하다 정년 퇴직한 이인균(66)씨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호1번 이인균 후보는 지역 내 후보군 중 유일하게 ‘무보수 명예직 이사장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또 영구적 수익기반을 확보하고 조합원의 실질적 권익보장, 온라인서비스 사업추진 등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거제대를 졸업했고, 거제문화원 부원장, 능포동 주민자치위원장, 능포초교 운영위원장 등을 지냈다.

기호2번 반상용 후보는 재선 도전인 만큼 수성입장에 서 있다. 자산 1000억 이상 우량조합 성장과 정기예탁금 이상의 출자배당, 협력병원 확대로 조합원 복지 확대 등을 공약했다.

반 후보는 옥포공영 총무과장, 충무상호신용금고 근무 경력에 장승포신협 이사와 감사를 거쳐 현재 장승포신협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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