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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군함 정비ㆍ수리하는
MRO사업 거제유치, 사활 걸어야
[특별기고]신유현 /자유기고가

지난 총선 유세과정에서 깜짝 놀랄만한 사실 하나가 공개됐다. 서일준 의원(국민의 힘. 22대 국회의원 재선)이 옥포 유세에서 ‘美 해군 MRO사업 거제유치에 총력을 다 하겠다’고 공약했다. 유세에 참석했던 군중들은 크게 환호했다. 도대체 MRO(Maintenance, Repairment, Operating)사업이 뭐 길래, 군중들이 그토록 환호했을까. MRO는 군용선박(항공모함, 구축함 등)의 유지보수, 수리, 운영을 뜻하는 말로, 군함수리를 포함한 일체의 창정비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신유현

최근 미국은 연간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미해군 MRO사업 일부를 한국조선소에 발주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연간 20조원 규모 시장의 절반만 가져온다고 해도 국내 빅3 조선소 하나를 더 짓는 것과 같은 효과다. 서 의원은 그 시장을 한화오션, 즉 거제 유치에 총력을 다 하겠노라고 공약한 것이다   

미국은 자국내 MRO사업 일부를 한국으로 이관하는 생각을 왜 하게 됐을까. 필자가 생각하는 큰 이유는 이렇다. 첫째는 급팽창하는 중국의 해군력에 대한 신속한 대응체계 구축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창정비가 필요한 미 군함을 자국까지 끌고 가, 그곳에서 수리를 하고 다시 아시아로 끌고 오는 건, 너무 많은 비용이 들고 중국 해군력에 대한 효과적인 견제기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둘째는 미국 내 조선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꼽힌다. 북유럽에서 시작된 조선산업은 대서양을 건너 미국과 일본을 거쳐, 이제는 한국, 중국으로 발전해 가는 양상이다. 오늘날 미국의 조선산업은 해외기업의 참여를 바랄정도로 쇠락해 있는 상태로 군수산업에 대한 보안성도 담보하기 힘든 현실일 것이다. 특히 저임금을 배경으로 한 노동집약적 산업구조 역시 선진국 미국의 경제구조와도 괴리된다. 셋째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조선의 기술력이다. 세계 선박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국내 조선산업은 LNG운반선, 쇄빙선, 해양플랜트등 첨단조선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생산 공정도 디지털화 되는 등 미국의 군함 창정비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고도 남음이 있다. 넷째가 국내 조선산업의 지정학적 위치가 여타 국가들보다 뛰어나다는 점이다. 날로 팽창하는 중국 해군력에 대항하는 주 무대인 남태평양, 남중국해, 인도양으로의 접근성이 매우 좋은 편이다. 조선기술력과 지정학적 접근성을 고려하면 한국과 비교대상이 되는 국가는 거의 없다. 결국 우리나라에 미국의 MRO산업 기지가 가동된다면 미 해군은 시간이나 비용, 효율적 중국견제 기능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큰 잇점을 단박에 견인할 수 있다. 최근의 한미동맹 강화 분위기도 수주 전망을 밝게 하는 부문이다.

국내 유력 조선사들도 미국의 이런 방침에 맞춰 벌써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HD현대중공업은 글로벌 방산기업인 GE에어로스페이스와 기술협약을 맺으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고, 한화오션은 사내 MRO전담조직을 운영하며 해외기업과 기술협력 및 미국 내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향후 미국내 신조 참여에도 복안이 있는 듯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MRO사업은 신조와 달리 꾸준한 수요가 주기적으로 생성되는 보장성 사업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막대하다. 연매출 10조원 규모 대형조선소 하나가 더 생기는 것과 맞먹는다. 창정비 기간 중 군함에 탑승했던 모든 미군이 현지에서 먹고 쓰는 돈은 엄청날뿐더러 파생적인 산업도 발전 할 것인바, 대규모 상업시설을 포함한 경제적 낙수효과는 가늠하기도 어렵다. 서일준 의원의 공약대로 한화오션이 미 해군의 MRO사업권을 따 낼 경우 거제경제는 단박에 폭발적으로 성장 할 것이다. IMF 시절 달러를 벌어들이던 캐쉬카우(Cash cow)역할도 거제가 다시 맡을 것이다. 거리는 살아나고 빈 점포도 사라지며, 옥포는 미군들로 붐빌 것이다.

조선산업 구조는 최근 10년 사이 완전히 뒤바꼈다. 오일메니저 회사들도 이제는 자국 인력이 아닌 저비용의 제3국 엔지니어를 파견한다. 때문인지 조선업이 아무리 호황이더라도 과거의 영광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그 틈새를 MRO사업이 메울 것이다. 명품 해양관광도시 거제의 독자적인 콘텐츠가 될 것이다. 가덕신공항을 지척에 두고, 광역교통망이 완비된 글로벌 도시 거제의 옥포항에 미 항공모함이 들어오는 모습을 떠올려보라.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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