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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기 침체로 힘겨운 여름을 보내는 와중에 ‘우수 중소기업 및 농특산품 박람회’를 한다며 외지 뜨내기 장사꾼들이 거제시체육관을 빌려, 마치 시와 공조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해 갖가지 생활용품들을 팔자, 지역상인들이 “점포 얻어 꼬박꼬박 세금내는 우리는 앉아서 죽으란 말이냐”며 발끈하고 있다.
팀을 이뤄 전국 곳곳을 찾아 좌판을 벌이는 외지 장사꾼들이 거제시체육관을 임대해 물건을 팔기 시작한 건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총 닷새간. 이런식의 좌판을 벌인 사례가 이번이 4번째라고. 행사주관 단체는 (주)새벽전람과 비젼코리아 두 곳이었다.
이들이 체육관을 관리하는 해양개발공사에 낸 대관료는 모두 382만여원(냉방기 사용 별도). 이들은 모두 72개의 부스를 만들어 각종 반찬류, 건어물, 세미나를 겸한 건강식품, 신발, 장뇌삼, 각종 생활용품 등 말 그대로 시장용품이 대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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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우수중소기업 및 농수산물 박람회라는 거창한 명분아래 저마다 ‘거제 실내체육관’이라고 쓰인 표식을 목에 두르고 손님을 맞았다. 행사장 입구에 게시된 박람회 현수막과 입구에 설치된 전화번호 인증 시스템, 판매자들이 목에 두른 표식을 보면, 마치 거제시와 공조해 행사를 열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이런 착각 탓인지 행사장은 연일 시민들로 북적였다. 과도하게 공익성을 강조하는 듯한 행사장 분위기에다, 전화번호 인증시스템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활용, 070으로 시작되는 문자를 지속적으로 발송한 탓도 한 몫 했다.
박람회 소식이 소문으로 퍼지면서 지역상인들의 분노가 들끓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왜 저런 뜨내기 장사꾼들을 공공장소에다 좌판을 펴게 만들어 지역상권을 갉아먹게 만드느냐는 것이 불만의 요지였다.
행사 막바지 기자와 동행해 현장을 둘러본 K모(60. 생활용품 상가 운영)씨는 “진열된 품목 대부분이 중국산인데다 가격도 저렴하지 않았다”며 “우수중소기업 제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고 혹평했다.
K씨는 특히 “이런 뜨내기 상인등이 한번 훓고 가면, 이후 몇 달은 매장에 파리만 날리기 일쑤”라며 “지역상권을 보호하고 견인해야 할 행정에서 왜 이런 행사를 허용해 주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고현동에 사는 Y모(57.상가운영)씨는 “연말이나 관광성수철이면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이런 행태는 이젠 그만둬야 한다”면서 “비싼 임대료 내고 점포 얻어 장사하는 서민들에겐 상권위협을 넘어 그대로 말라 죽으라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격하게 흥분했다.
이에대해 체육관 대관을 담당한 해양개발공사 관계자는 “거제시 관련조례에 따라 누구나 체육시설 사용을 신청할 수 있기에 절차에 따라 허가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같은 행사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없었고, 공익상 부적당하다고 인정할만한 내용도 없었기에 대관해 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최측에서 농수산물 박람회를 표방했기에 판매부스에 거제지역농산물도 참여하자고 요청해 거송향버섯과 거제 천년초 두가지 품목을 판매한 실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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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현 기자 www..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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