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개통을 앞두고 부산시가 거제상권 흡수를 위한 공격적 행보에 나선 가운데 지역상권 사수를 위한 시 차원의 대응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거제시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부산시는 거가대교 개통을 앞두고 오랜 침체기에 있는 부산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과 거가대교를 지렛대로 연일 거제지역 공략에 나서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달 중순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해외연수 첫 일정으로 이들을 부산으로 초청, 도내에서 지자체 의회 중 처음으로 가덕도 신공항 지지성명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자난 8일에는 가덕도신공항유치신민연대 일행을 또다시 초청, 가덕도 신공항 유치 타당성을 설명하며 협조를 구했다.

부산소재 언론사들의 여론전도 가세했다. 국제신문은 지난 6일자 머릿기사에 「"부산서 송년회 하자" 들뜬 거제」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거제사람들이 대거 부산으로 몰려가 송년회를 열자는 분위기가 많다고 보도했다. 부산일보 등도 최근 거제발 기사를 비중있게 다루며 거가대교 이후의 거제시민 소비패턴 변화를 부추기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 등은 최근 도심지역 아파트 등지에 세일 전단지를 대량으로 뿌리며 구매를 유혹하고 있고, 호텔업계도 양대조선 모기업과 협력업체를 직접 방문해 연말모임 판촉활동을 펼치고 있다. 거제지역에 외국인이 많다는 점을 착안, 선주사 등 외국인을 위한 별도 기획상품도 개발 중이다.

반면, 거제시는 부산상권 흡수를 위한 별도 전략이나 홍보없이 패턴변화 추이만 관망하는 처지다. 상권흡수를 위한 전략은 차치하고, 마라톤대회 사장교사용 불허에 따른 신청자 불만과 시내버스 노선신설이라는 민원에 되레 끌려 다니는 분위기다.

이와관련, 거제시의회 신임생 의원은 "거가대교 개통이 득보다는 빨대효과에 따른 실이 많을 것이라던 우려가 현실화 되는 느낌"이라며 "최근 거가대교와 가덕도를 매개로 한 시민단체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설립돼 무조건 부산 편을 드는 일방적 행위,도 보다 신중한 자세에서 행정기관 과의 교감을 토대로 균형감있게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현동에 사는 시민 김모(47)씨는 "거가대교 개통을 앞두고 들뜬 거제라는 기사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 "대다수 거제시민은 담담하게 거가대교 개통을 바라보는데 왜 부산에서 미리 바람을 잡는지 모르겠다"고 못마땅해 했다.

거제시청에 근무하는 모 공무원은 "거가대교가 개통되면 지역상권의 급격한 빨대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시 차원에서라도 상권사수를 위한 홍보활동 강화로 시민들의 협조를 구하고, 부산시와 대등한 입장에서의 상생전략 마련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