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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투스(김한겸), 너마저도…!”[데스크 눈]신기방 / 새거제신문 사장

 

   

▲ 신기방 / 새거제신문 사장 

동서고금의 역사를 통틀어 걸출한 영웅은 수없이 많다. 알렉산더가 그렇고 징기즈칸이 그렇다.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공화정을 평정하고 스스로 황제가 된 율리우스 케이사르 또한 이 영웅 반열에서 빠지지 않는다. 그의 정복활동과 명성에 곁들여 그의 극적인 죽음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로 진격해 천년을 이어 오던 로마공화정을 평정하고 황제정을 연 케이사르. 천년을 갈 것 같던 그의 기세도 고작 '권불1년'에 그치고 만다. 케이사르가 황제에 오른 이듬해인 기원전 44년 3월15일, 그는 원로원을 향하다 광장입구에서 40여명의 공화파에 둘러싸였다. 그들은 일제히 단검을 휘둘렀고, 그는 칼에 맞아 비틀거렸다. 그 때 뒤에서 누군가가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그가 친아들처럼 여기던 심복 부루투스 였다. "부루투스, 너마저도…!" 케이사르는 비통한 이 한마디를 남기고 쓰러졌다.

지난 4일 김한겸 전 거제시장이 임천공업으로부터 현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도의원 4선에 재선 시장을 역임한 그는, 무려 20년을 지역정치인으로 살아왔다. 지역정치인 '김한겸'은 걸출한 마인드를 갖춘 우리시대의 영웅까지는 못됐어도, 검소하고 후덕하며 누구보다 청렴한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런 그가, 기업체로부터 부당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기에 앞서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이 앞선다. 케이사르가 죽어가며 울부짖던 "부루투스, 너마저도…!"가 이 대목에서 "김한겸, 너마저도…!"로 오버랩 되는 건 비단 필자만의 생각일까.

김한겸 전 시장이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되면서, 역대 민선시장 전부가 같은 전철을 되풀이했다. 실체적 진실 여부를 떠나, 구속수감 자체로도 전국적인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연합뉴스는 이같은 불행을 '역대 거제시장과 검찰과의 질긴 악연'으로 표현해 보도했다. 뉴시스는 '거제시장 자리는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했다. 모두가 틀린 표현이다. 그건 검찰과의 단순한 악연에서 빚어진 것도, 시장자리가 독이 든 성배라서 생긴 일도 아니다. 그럼 뭘까. 한마디로 역대 민선 거제시장의 도덕성이 그만큼 결여돼 있었다는 것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같은 이유로 민선시장 3명이 줄줄이 구속되는 게 어디 흔한 일인가.

거제는 조선산업 팽창에 따른 개발행위가 급격히 늘면서 검은거래 유혹이 늘 뒤따르는 곳이다. 역대 민선시장들은 이 유혹을 하나같이 뿌리치지 못했다. 김 전 시장 구속이후 일부 지방의원 로비설도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걸 보면, 모르긴 해도 지방의원이라고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선출직 공직자에게 성직자 수준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성직자 수준의 도덕성이 꼭 좋은 것 만도 아니다. 그렇더라 하더라도 역대 민선시장 전부가 같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는 이건 아니지 않는가.

거제지역 선출직 공직자(정치인)들이 '위기의 거제'를 알기는 하는지 궁금하다. 현직 국회의원은 부인이 돈공천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상태에서 당장 자신의 안위를 걱정해야 할 판이고, 지난 6월 지방선거 선출직 공직자 상당수도 공소시효가 남아 아직까지 두 다리 뻗고 여유부릴 처지가 못 되는 상황이다. 자연인으로 남아 거제발전에 고언을 쏟아 내야 할 전임 시장은 아예 구속됐다. 여기에다 연임로비 의혹으로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대우조선 사장에다 협력업체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가세하면 거제는 그야말로 정·관·재계가 태풍전야의 쑥대밭 격이다.

정치인이 제대로 중심을 못 잡고, 공직자가 제대로 일할 수 없고, 지역경제의 중심축이 휘청거리는 형국, 그것이 지금의 거제다. 한 달 뒤면 10년 숙원 거가대교가 개통된다. 부산시는 거가대교를 오랜 침체의 늪을 벗어날 호기로 여기며 아예 거제를 삼키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왜 우리는 이런 불행만 되풀이 하며 한 숨 쉬고 있는가. 참으로 안타깝고 비통한 일이다.

지방선거 전 90도로 꺽이던 선출직 공직자들의 허리가 지금은 아예 어깨부터 굳어 있다는 목소리들이 여러 곳에서 들린다. 바닥을 훑으며 위기의 거제를 구해야 할 선출직들이, 벌써 어깨 힘부터 들어간다면 당장 4년 후가 또 걱정된다. 어깨 힘 빼고 위기의 거제를 직시해야만 이 난국을 뚫을 수 있다. 길이 안보이면 '쇼'라도 하라. 지방선거 직후 당정협의회를 열어 거제미래를 걱정하던 그 '쇼'라도 말이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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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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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체바라 2010-11-13 11:47:11

    옳고그름을 떠나서 글쓴이의 심정에 동의한다. 한나라당 일당의 지역정가 잠식이 가져온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며 누구를 위한 공인인가 다산선생의 목민심서라도 자비로 사줘야 하는건지 오늘 우리곁엔 목민관은 없고 한결같은 무치들만 있는건 아닌지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자성과 뼈를 깍는 반성이 필요할 때이리라   삭제

    • 거제시민 2010-11-12 16:08:08

      거제시민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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