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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건설, 신중해야 한다 ②유승화 /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 유승화 /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요즈음 동남권 신공항의 위치를 두고 부산 가덕도와 밀양시간의 입지경쟁(立地競爭)이 뜨겁다. 부산시를 대변하는 부산발전연구원은 가덕도 우위의 논리를 내세우고 경남도를 대변하는 경남발전연구원은 밀양시 우위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진실을 원하는 국민의 입장은 혼란스럽다. 자칫 또 하나의 실패사례(失敗事例)가 될까봐 걱정들이다.

동남권 신공항의 필요성은 지난 1999년 11월부터 표면화 되었다. 늘어나는 부산권의 물동량에 대비하여 김해국제공항발전연구팀을 구성한 것이 시발이다. 현재 부산권의 항공물동량(航空物動量)은 2020년 이전까지는 김해공항의 확장으로 소화 가능하나 부산신항만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활성화되는 2020년 이후는 새로운 국제공항이 필요하다는 것이 항공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문제는 현 정부가 30대 선도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동남권 신공항을 대경권(대구,경북)과 함께 고려토록 하면서 불거졌다. 부산시를 제외한 경남․북도와 대구․울산은 전체 영남권의 고른 접근성을 내세워 밀양시를 선호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중앙이라고 항공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견해는 순진한 생각일 뿐인데도 답답하다. 이미 냉철한 논리보다는 정치적 흥정거리로 변해 가는 모양새다.

공항운영에는 공항이용자(空港利用者)의 입장이 있는가 하면 비행기를 띄우는 항공사(航空社)의 입장이 있다. 항공사들은 가능하면 규모가 큰 공항 건설을 요구하기 마련이지만 건설 후 취항 시에는 입장이 달라진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편안한 큰 비행기가 매 시간마다 자주 편리하게 뜨기를 원하겠지만 항공사 입장에서는 손익(損益)을 따져야 한다. 418석을 가진 보잉점보기(B747-400)는 약 350석 예약이 손익분기점(損益分岐點)이라 한다. 수요가 뒤따르지 못하면 운행횟수가 줄어들고 운행횟수가 줄면 편리성이 떨어져 항공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은 모든 교통수단의 일반적 현상이다.

일본 동경인 중에는 미국이나 유럽 등 장거리 여행 시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고 한다. 목적지에 따라 자국 공항의 운항노선이 불편할 경우 자연히 운항노선과 편수가 다양한 연접(連接) 허브공항을 이용함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돌아올 때도 나리타공항(지역주민 반대 등으로 확장 곤란) 직행을 타기위해 목적지에서 몇 밤을 더 보내느니 인천을 거쳐 바로 동경으로 갈 수 있다. 광주사람이 북경을 다녀오고자 할 때 경우에 따라 주(週) 2회 운항하는 무안공항 대신 운항횟수가 잦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렇듯 공항운영은 정부나 항공사 또는 정치권 등 공급자(供給者) 위주의 일방적인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 대신 앞에서 말한 3요소(비용, 편리, 안전)에 근거하여 철저하게 이용자(利用者)의 지배를 받는다. 성공적인 공항 건설은 신뢰성 있는 항공수요가 밑바탕이 될 때만 가능하다. 새로운 공항 건설의 타당성 여부는 이래서 까다롭고 어려운 것이다. 공항건설 전 몇 차례나 사전타당성조사를 시행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

   

동남권 신공항은 지난해 12월 정부에서 수행한 제2차타당성조사에서 편익비율이 0.7~0.73(최소 0.8이상 타당성 인정)으로 분석된 바 있다. 경제성이 낮게 나왔지만 솔직히 과거의 행적에 비춰 이것마저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현재 계획하는 신공항부지는 약 200만평으로서 최종 인천공항의 7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이 규모도 만만찮다. 사실 항공관계자들은 입지선정문제 보다 사업성여부를 더 걱정하고 있다 한다. 그러나 입지선정과 사업성은 불가분의 관계이니 만큼, 반드시 신뢰성 있는 수요예측결과에 의거 입지가 결정돼야 할 것이다.

최근 동남권 신공항 건설과 관련하여 정부에서는 금년 말까지 입지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3월 이전에 입지선정문제를 매듭짓는다고 한다. 현재의 상황으로는 어느 쪽으로 결정하든지 양측으로부터 공감을 얻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정치적으로 쟁점화 되면서 지역적으로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발표시기 보다는 사업추진에 대한 당위성과 신뢰성을 높이는데 더 치중해야 할 것이다. 타당성조사도 처음부터 백지(白紙)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임했으면 한다. 국내 항공전문가로부터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다면 외국 항공전문가들을 초빙해서라도 진실된 결과를 우선 도출해야 하고 나아가 국민의 신뢰를 끌어내야 한다.

이번 동남권 신공항은 제발 서남권과 강원권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면서 건설 후 공항이 제대로 활성화 되어 국가와 지역발전에 큰 동력원(動力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진실로 이제부터는 항공전문가는 기술자적 사명감으로, 정부 당국자는 뚜렷한 소신으로, 정치적 관계자는 대승적(大乘的) 차원으로 공항건설에 임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  <끝>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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