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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도로 공사, 발목잡을 일 아니다[데스크 눈]신기방 /편집국장

 

   
                ▲ 신기방 편집국장

국도대체우회도로 1공구(아주~일운간) 공사를 두고 장승포·일운지역간 주민대립이 갈수록 가관이다. 이를 지켜보는 다수 시민들의 눈도 차갑다못해 따갑다. 한마디로 『국가에서 돈 들여 직행도로 만들어 준다는데, 웬 난리냐』는 투다.

냉소적 눈총의 끝은 대부분 장승포쪽을 향한다. 엄밀히 말해 공사반대를 주창하는 장승포지역 일부 유지들과,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상인들이 시민 눈총의 표적들이다. 필자의 판단이 아닌 현실이 그렇다.

장평~일운간 국도대체우회도로는 거제로 진입한 차량이 혼잡한 도심지역(신현 옥포 등)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지세포만에 이르게 하는 자동차 전용 도로다. 말하자면 물동량 수송에 초점을 맞춘 산업도로 기능보다, 관광차량 편의를 염두에 둔 우회 지름길인 셈이다.

지난 2002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이 지름길은 거제시가 아닌 국가(부산국토관리청)가 시행사다. 사업구간(장평~일운 15.2㎞) 전부를 전액(3,500억원) 국비로 충당한다. 국가가 해양관광도시 거제를 위해 최소 10년 후를 내다본 기반시설을 확충해 주고 있는 것이다. 시비(市費) 한 푼 안보태는데도 거제시 한해 살림살이를 능가하는 엄청난 돈을 들여 새 도로를 만들어 준다는데,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러나 거제시민 절대다수가 쌍수들어 환영하는 이 사업을, 유독 장승포 쪽 사람들만 못마땅 해 하고 있다. 단순한 불평을 넘어 아예 공사를 못하도록 막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공사반대 명분은 「아주에서 일운으로 바로 가는 큰 길이 나면 장승포 상권은 결딴난다」가 주 요체다. 이를 보다 선동적으로 비튼 것이 「시청이전에 따른 소외감 증폭」이고, 읍소형으로 내건 호소가 「3분 빨리 가려고 1,723억원의 예산을 쏟아 붓는다」이다.

결국 기껏해야 3분 빨리 가는 길을 큰돈 들여 만들 필요 없이 장승포쪽으로 무조건 들어오라는 얘기다. 들어와서 밥 먹고 유람선 타고 여유가 되면 다른 곳으로 가라는 소리다. 접근성 개선이나 주변 일대 차량 정체는 내 몰라라 식이다.

장승포지역은 그동안 지역 유람선업계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켜 왔다. 그 선두의 밑거름이 국도14호선이고, 해금강도 장승포를 통해야 하는 도로 표지판이다.
때문인지 장승포지역 상인들은 관광차가 국도14호선을 따라 들어와 장승포에서 유람선을 타는 게 거제관광의 정석이라고 믿는 모양이다. 이들의 최근 행태로 보아 장승포를 거치지 않는 도로체계는, 거제관광 「정석」을 무시한 「변칙 수」나 다름없이 여기는 듯 하다. 「소외」 「상권위축」 「예산낭비」라는 말들도, 따지고 보면 정석을 무시한 변칙 수를 응징하는 장승포지역 상인들의 「압박」 이나 다름없다.

국가가 최소 10년 후를 내다보고 추진하는 크고 작은 국책사업들이, 지역이기주의나 환경 원론주자들의 저항에 밀려 낭패를 당하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봐 왔다. 
장승포지역 주민들의 우회도로 공사 반대도, 큰틀에서 보면 이같은 지역 이기주의식 「발목잡기」의 연장선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이 사업이 단순 지방도 개설도 아닌, 국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국책사업」이 아니던가.

해양관광도시를 꿈꾸는 거제시로선 경관이 빼어난 일운·남부권의 접근성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지세포항이 복합다기능어항으로 지정돼 대대적인 개발이 진행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빼어난 경관과 시설이 들어서도 접근성이 떨어지면 찾는 사람이 드물게 마련이다. 국도대체 우회도의 조기개선이 강조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장승포지역 주민들이 「3분 빨리 가려고 1,723억원을 낭비하느냐」고 말하고 있지만, 이건 너무 몰염치한 시비다. 적절치는 않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황우석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것이 3분 빠르면 어떻고 1분 빠르면 또 어떤가」. 남쪽바다 접근성 개선이 너무도 절박한 우리시 입장에서.
1공구 공사반대가 대다수 장승포지역 주민들의 진정한 목소리인지도 의심스럽다. 모르긴 해도 일반주민 대다수는 우회로를 따라 씽씽 달리던 차량들이 장승포를 도는 길목에서 꽉 막혀 버리는 걸 아무도 원치 않을 것이다.

고현~옥포~장승포 구간은 지금도 출퇴근 시간이면 북새통을 이룬다. 여름철 관광성수기면 주요 구간마다 밤낮없이 막힌다. 진주~통영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이같은 병목현상은 이제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다.
이를 최소화하고자 국도 우회도로를 만드는 것인데, 다시 복잡한 도심쪽으로 노선을 고집하는 건 너무 속 보이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상권위축 운운하며 설득력 있는 대안 없이 공사 반대만 하다 정작 정부가 사업포기라도 한다면, 그 뒷감당은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국책사업 기다리는 곳 거제 말고도 엄청 많다. 자꾸 이런 식으로 발목 잡히면 부득이 (사업예산을)다른 곳으로 돌릴 수 밖에 없다』
부산국토관리청 관계자가 얼마 전 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버티고 떼쓰면 들어주는 것도 한 두번 아닌가.

 

※ 이 글은 필자가 새거제신문 편집국장 재직당시 썼던 글입니다.

 

뉴스앤거제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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