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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8경과 거제만경(萬景)[데스크 눈]신기방 /편집국장
신기방 국장

1. 거제의 아름다움을 보다 효율적으로 알리기 위한 「거제8경」 선정작업이 한창이다.
지난달 말을 시한으로 일반시민과 재외향인, 주요기관을 상대로 한 8경 추천접수도 있었다. 11월초 현재 일부 기관의 추천접수가 늦어지고 있고, 당초 기대한 시민접수도 시원찮아 최종 접수는 좀 더 연장해야 될 것 같다고 한다.
시는 「거제8경」추천건수가 어느정도 모아지는 이달 중순께 별도의 심의기구를 구성해 「8경」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8경을 두고 시의회의 의견도 물을 참이다. 그리고 내년 초 천혜의 절경을 지닌 거제, 그 중에서도 최고경관을 자랑하는 「거제8경」을 확정 발표 한다는 복안이다.

2. 거제시의 이번 「거제8경」선정추진에 앞서 지난 9월 일운면이 「일운8경」을 선정 발표했다. 외도해상농원, 구조라해수욕장, 와현해수욕장, 서이말등대, 지심도, 공고지, 지세포항, 내도 등 8곳이 일운면이 내세운 이른바 「일운8경」.
일운면은 이 「8경」선정을 위해 지난 5월부터 한달간 지역주민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였고, 이를 바탕으로 자체 심의작업을 벌여 최종 낙점에 이르렀다. 선정된 「일운8경」은 즉각 면소재지 관광안내판에 표시됐고, 관광안내 책자도 만들어 나름의 의욕적인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3. 「일운8경」에다 「거제8경」이라. 물론 좋은 발상이다. 비록 인위적이긴 하나 전에 없던 관광상품을 새롭게 창출해 낸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해야 할 일이다. 거제를 찾는 사람들이 보다 쉽게 지역명소를 파악할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된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도 「없는 것 보다 있는 게 낫지 않느냐」는 원론적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잇단 「8경」선정에 마냥 박수만 치고 있어야 할까. 이미 선정작업이 마무리 된「일운8경」은 그렇다 치고, 이제 막 선정작업에 들어가는 「거제8경」에 대해선 찬찬히 되새겨 봐야 할 뭔가가 있지 않을까. 대답은 사전 검토돼야 할 사안이 「있다」를 넘어 「너무 많다」에 가깝다. 비단 필자 뿐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의 의견도 그러했다.

4. 우선, 천혜의 절경 거제를 「8경」이라는 틀 속에 집어 넣는다는 발상 자체가 영 맘에 안 든다. 「거제십경」「거제백경」「거제천경」도 모자라 「거제만경(萬景)」이라 해도 시원찮을 판에 고작 「거제8경」이라니. 남들(타지역)이 한다고 무조건 따라 하다 보면, 본시 가졌던 정체성도 덩달아 잃게 마련이다.
명소(名所)와 명경(名景)을 제대로 구분하지 않는 두리뭉실한 선정도 통 맘에 안든다. 일운8경을 예로 들어보자. 지세포항, 구조라해수욕장 등 일운면에서 정한 8경은 실제 경(景)이라기 보다 소(所)나 지(地)에 가깝다. 「(하수가 흘러내리는)구조라해수욕장」 「(생활 쓰레기가 널브러진)지세포항」등을 일운면이 내세울 대표적 볼거리로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소(所)나 지(地)가 포괄적 의미라면 경(景)은 보다 구체적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10월말까지의 8경 추천접수, 11월중 심의기구 구성, 연말께 시의회 의견청취, 내년 초 최종확정 및 발표로 짜여진 「거제8경」선정과정도, 그야말로 「번개불에 콩 구워먹기」나 다름없어 보인다. 시정의 한건주의 속내가 보인다는 말이다. 「거제8경 확정은 두고두고 욕먹을 짓」이라는 극단적 비판까지 들리는 마당에 굳이 이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

5. 거제8경 선정의 주 목적은 거제의 아름다움을 보다 효율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다. 거제시의 의도도 비록 8경이지만 그 아름다움을 8개로 국한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남들이 하는 흔해빠진 방식의 8경을 애써 고집할 이유가 있을까. 천혜절경을 자랑한다는 거제시는 거제100경, 거제1,000경, 나아가 거제만경을 선정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경(景)의 추천과 선정도 마찬가지다. 10월말 현재 8경 추천은 50개소(건) 가량이 접수됐고, 대부분 관광명소 위주라는 게 시 관계자의 귀띔이다. 전체 추천건이 약100개소(건)에 이르면 본격적인 선정심의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추천자들은 8경 낙점(?)을 염두에 두고 추천을 하다보니 관광명소 위주의 포괄적 개념으로 접근하고, 시는 그것이 100곳 안팎에서 바닥을 드러낼 때 것이라 보고 그때가서 선정작업에 들어간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선정작업의 가장 잘못 진행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점이다. 「8경」의 의미를 거제의 대표적 관광지 선정으로 해석하고 접근하는 일 말이다.

6. 「8경 찾기」의 본질은 거제의 숨겨진 아름다움, 우리도 미쳐 몰랐던 천혜비경 및 명물, 외지인에게 꼭 자랑하고픈 거제의 비경 등을 모으고 때론 발굴하는데 있어야 한다. 그 발굴(추천)의 기간은 지금부터 최소 사계를 넘긴 1년은 돼야 한다. 그것을 모아 다시 새롭게 집대성한 뭔가가 나와야 한다. 이를테면 사자성어로 본 거제백경, 꼭 가 봐야 할 거제천경, 추천하고픈 거제만경 등으로 말이다.
지난 63년 11월1일 발행된 거제군지엔 지금의 거제면에서 뽑은 거제8경이 명시돼 있다. 황사낙안(오수만에 내려앉은 기러기 떼), 산성청풍(거제산성에서 부는 맑은 바람), 조암낙조, 동산명월, 죽림야우, 세진묘종(세진암에서 들려오는 저녁종소리), 연율귀범(거제만으로 귀항하는 어선들), 구암묘설 등이 그것. 지금 생각해도 경(景)의 의미를 너무 잘 찾아냈고, 또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7.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우리가 발굴해 내야 할 8경의 진정한 의미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해금강 사자바위 사이로 본 일출광경, 구조라 윤돌섬에 있는 500년 된 구실잡밥 나무, 지세포 꽃밭등 계곡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홍포에서 바라본 일몰, 동짓달 수월습지에서 바라본 일몰, 하늘에서 바라본 연꽃 모양의 이목댐. 국사봉 정상에서 본 양대조선의 위용 …. 열거를 하자면 수도없이 많다. 지금까지 잘 알려진 것도 있지만, 누군가가 가 보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던 비경도 엄청나게 많다.
이같은 시민추천 명경(名景)을 1년 동안 모으다 보면 금새 만개가 되지 않을까. 이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의미를 붙이고, 때로는 사자성어로 압축해 형상화 하면, 그것이 곧 거제백경이 되고 천경이 되고 만경이 되지 않을까. 더 나아가 거제천경 거제만경을 의미설명이 더해진 사진과 함께 책자로 발간한다면, 그 흔해빠진 관광안내 책자보다 몇백배는 더 큰 효과를 얻지 않을까.

※ 이 글은 필자가 새거제신문 편집국장 재직당시 썼던 글입니다.

뉴스앤거제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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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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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금강 2009-10-22 14:53:35

    칼럼을 읽다보니...새거제신문 재직 당시 글 쓴 날짜도 적어져 있으면 좋겠습니다^^ 2009. 9. 22로 통일되어 있네요. 글 내용이 언제인지? 시기를 가름하며 읽으면 이해가 빠를 것 같아 그렇습니다. 정론직필 기대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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