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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전문성· 효율성은 '부실기업 수준'유진오 뉴스앤거제 명예회장

   
▲ 유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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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자치단체의 인사관리제도는 정년(停年)때까지의 종신고용과 연공서열(年功序列)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인재를 양성하거나 직원들이 여러 부서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인사 관리 운영 면에서 지나치게 폐쇄적인 탓에 전문 분야의 인재를 탄력적으로 채용할 수 없고, 인사이동이 18~24개월 간격으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루어지고 있어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익히기가 쉽지 않다고 퇴직공무원들은 실토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어느 시에 관광 진흥에 관한 기획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과 일반 민원처리 업무를 밭고 있는 직원이 있다고 합시다.
현재의 기초 자치단체 인사관리 구조에서는 직급이 다르지 않은 이상 두 사람의 급여에는 차이가 생기지 않습니다. 직무 내용에 상관없이 단지 연공서열에 따라 급여가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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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업무 중에는 법률이나 도시계획처럼 오랜 기간 노하우가 쌓여야 하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투자유치나 관광정책 등과 같이 지역 개발과 관련해 새롭게 기초를 다져야하는 전문 분야도 있습니다.
하지만 잦은 인사관리 구조에서는 기초를 다지기도 전에 순환보직이란 명분으로 딴 부서로 옮기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시·군 자치단체의 업무에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전문 인력이 부족하더라도 특별 채용하는 일은 극히 드뭅니다. 기껏해야 처우가 열악한 계약직으로 모집하는 탓에 유능한 인재는 기웃거리지도 않습니다.
인사 관리 전문가들은 한국의 기초 자치단체는 전문 인력을 키워내기 어려운 구조로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기초 자치단체 인사관리 구조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는 민간 기업, 특히 대기업과 견주어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시·군의 경우 직원들이 기획 업무와 단순 업무 사이를 2년이 멀다하고 반복 이동해야하는 인사관리 시스템입니다.

반면에 대부분의 대기업에서는 단순 업무를 특정 팀이 전담하거나 단순 업무를 전문으로 다루는 자회사나 외부 회사에 맡겨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사이동이 있더라도 개인의 능력이나 회사의 사업계획에 따라 전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관례입니다. 또 사업 영역의 확장으로 새로운 노하우를 투입해야하는 상황이 생기면 특별 채용으로 인재를 영입하거나, 때에 따라서는 노하우를 갖춘 기업을 인수하기도 합니다.
거제시의 경우, 2010년 말 거가대교가 준공되면 인구는 곧 3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재정 규모는 5,000억원에 이르고 직원 수는 1,300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거제시란 자치단체 조직이 지금처럼 비전문적이고 비효육적으로 운영된다면, 자치단체의 주인인 시민들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부실기업을 끌어안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투자와 효율을 따진다면 기가 막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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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일본이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 돌파구를 열고 있는지를 알면 참고가 될 것입니다. 일본의 지방 자치단체의 인사 관리구조가 우리 지방자치제도의 원형(原形)이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여는 기업’을 모토로 새로운 사회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세계적인 싱크탱크社인 노무라(野村)종합연구소는 ‘프로젝트 2015’를 내놓았습니다. 다가올 2015년의 일본 미래와 그 때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극복해야할 과제를 제시한 것입니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지방자치단체들의 ‘개국(開國) 전략’입니다. 그 본은 스코틀랜드 사례입니다.
제조업의 쇠퇴로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슬럼이라 불릴 정도로 황폐하였던 스코틀랜드가 1990년대 들어 개국전략을 펼쳐 지금은 유럽을 대표하는 첨단 기술 산업의 결집지로 눈부시게 거듭났다는 것입니다.

경제가 기울기 시작한 일본의 각 지방도 ‘일본 속의 지방’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성장하는 세계시장속의 한 지역’이라는 관점에서 미래를 바라보면 새로운 성장전략이 보일 것이란 풀이입니다.
홋카이도(北海道)의 어느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온천 시설을 대만의 한 민간 기업이 매입을 희망한 경우 공유지를 외국 기업에 넘길 수 없다는 우려가 앞 서 거절하는 것이 일본 지방정부의 통례였습니다.
그러나 거래가 성사되면서 북해도의 자치단체는 부실 재산 매각으로 수익을 얻고 대만 관광객의 효과적인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게 돼 일본 자치단체와 대만 기업은 윈·윈 관계가 됐다는 것입니다. 외국 자본은 무조건 경계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공공시설에도 외국 자본의 직접 투자를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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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적(敵)은 내부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 지적은 현상에 대한 비판이지 대안은 아닙니다. 미래를 열어가는 열쇠는 우리 모두가 ‘행동가’가 되어야만 합니다. 그 본보기는 자치단체 경영자의 사고와 행동이 크게 바뀌어야만 자치단체 조직이 달라질 것입니다.

2010년 6월2일의 자치단체장 선거는 그래서 더욱 주목을 끕니다.

유진오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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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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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시자 2009-11-12 11:37:13

    자치단체의 인사관리 폐해를 잘 지적하신 듯
    인재가 키워지기 힘든 구조죠.

    일 좀 해보려면, 다른 부서로 가야하는 부작용도 그렇고
    게다가 일부 정치공무원들이나 자치단체 수장의 잣대에 정실 인사가 되곤 하니 말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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