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수아비 화형식에 이어 GS고현점 신축건물을 향해 계란을 던지는 집회 참가자들.

기업형수퍼마켓(SSM)의 입점 저지를 위한 지역상인들의 분노가 다시금 폭발했다. /관련기사, 중간 포토박스 사진물로 게시.

중소상인살리기거제대책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대기업수퍼마켓 입점규탄 및 철회촉구대회'가 21일 오후 3시 고현동 구 공영주차장 부지 내 GS수퍼 고현점 신축현장 옆에서 지역상인 및 시민단체, 정당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격렬한 항의집회로 이어졌다.

다소 쌀쌀한 날씨속에 열린 이날 행사는 기업형수퍼마켓의 동네상권 진출에 따른 폐해를 강하게 성토한 뒤, GS마트 상징 허수아비 화형식, 신축 GS마트 고현점 건물을 향한 계란던지기, 입점 항의 스티커 부착, 거리행진으로 이어지며 약 3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날 집회현장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진보진영 유력정치인들이 (김한주, 이세종, 김해연, 반민규, 이길종 등) 대거 참석, 격려사를 통해 지역상인들을 위로했고, 한나라당 시장후보군으로(권민호, 유승화) 분류되는 인사는 물론 시의회 이태재 산건위원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특히 지난 08년4월 국회의원 선거 낙선이후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밀지 않던 김한표 전 서장이 이날 처음으로 나타나 상인들을 격려해 눈길을 끌었다.

▲ 계란세례로 엉망이 된 GS고현점 외벽 유리

이강석 거제유통상인회 회장은 대회사에서 "기업형수퍼마켓의 잇단 거제진출이 임박한 상황에서 거제지역유통상인과 소상공인들이 생존권을 위협받는 안타까운 현실을 전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서두를 열었다. 이 회장은 "중곡 GS마트 영업이후 인근 상인들의 매출이 30% 이상 떨어졌고,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고현지역 소상공인 실태조사에서도 GS고현점 영업이 시작되면 주변상가 매출이 평균 54% 격감하고, 주변 생활용품 상가 80% 이상도 1년안에 폐업위기를 맞게 될 것 이라는 심각한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대형마트와 SSM의 과도한 시장잠식에 따른 기반경제 양극화를 우려한 포괄적 규제방안이 여야의원 58명 명의로 공동발의 된 상태"라며 "이같은 대세를 무시하고 행정의 영업정지 권고까지 무시하는 GS수퍼마켓은 당장 입점계획을 포기하고 거제에서 철수하라"고 성토했다.

▲ 쌀쌀한 날씨속에 군중대열에 낀 아이의 눈망울이 애처럽게 보인다.

격려사에 나선 유력정치인들도 하나같이 기업형수퍼마켓의 지역상권 잠식을 걱정하며 보다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 지역정치권의 반성과 함께 대안모색을 약속했다.

행사 말미에 단상에 선 원민선 대책위 간사는 결의문 낭독을 통해 "GS고현점이 지난 14일 경남도로부터 사업일시정지 권고명령을 받고서도, 이를 무시한 채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끝없는 이윤추구와 무분별한 지역상권 장악 만행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결의문은 또 "힘없고 약한 서민들이지만, 결단코 대기업의 이같은 파렴치한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삶 터를 지키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게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 거리행진에 나선 집회 참가자들.

약2시간 가량 진행된 공식행사 뒤, 참석자들은 GS수퍼 허수아비 화형식에 이어  GS고현점 신축건물을 향해 500개의 계란을 일제히 던지며 그간의 분노를 표출했다. 또 주최측이 준비한 SSM입점반대 스티커 100여장을 GS수퍼 신축건물에 붙이는 깜짝행사도 벌였다.

뒤이어 거리행진에 나선 참석자들은 집회장을 출발해 고현사거리~거제수협~시외버스터미널~국도14호선~중곡시장을 거쳐 GS중곡점까지 도착한 뒤 이곳에서의 정리집회를 끝으로 오후 6시께 자진 해산했다.

한편, GS고현점 측은 행사참가자들이 집회장을 빠져 나간 뒤 참가자들이 붙여 둔 스티커는 이내 전부 떼 내 버렸다. 건물외벽 유리창 등은 계란세례로 엉망이 돼 있었지만, 당장의 물청소는 하지 않았다.

▲ GS고현점과 집회장 사이에 놓인 표시줄 너머에서 참석자들이 항의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집회사회를 맡은 진휘재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대기업의 끝없는 이윤추구 야욕에 맞서 우리의 삶 터를 지키기 위해 궐기했다"며 "서민들의 마직막 밥줄을 옥죄어 벼랑 끝으로 모는 대기업의 횡포를 결코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유력정치인들의 격려사를 듣는 참석자들의 표정이 꽤나 진중하다.

▲ GS신축건물에 항의 스티커를 붙이는 고사리 손.

▲ 유승화 창조도시포럼 대표의 격려사를 듣는 집회 참가자들.

▲ 집회 참가자 대열에 아예 주저앉은 김한주변호사(좌)와 김해연 도의원

▲ 집회광경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며 얘기를 나구고 있는 외국인들.

▲ 고현시내 거리행진.

▲ GS고현점 정문앞에서 항의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참가자들.

▲ 상복을 입고 집회장 선두에 앉은 일명 상복부대.

▲ 계란세례를 받은 GS고현점 건물 외벽

▲ 거리행진 출발.

▲ 불타는 GS허수아비

신기방 기자  sgb@newsngeoje.com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