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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名古屋)시민들의 반란유진오 / 뉴스앤거제 명예회장

   
▲ 유진오 명예회장

S형!
평소 지방자치 발전에 남다른 관심과 성원을 보내시던 S형에게는 몇일 전 조간신문에 났던 ‘서울시의회 횡포’기사가 몹시 속을 상하게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 서울시의회의 횡포가 정말 점입가경(漸入佳境)입니다.

민주당 시의원 24명이 최근 발의한 ‘주민투표조례 개정안’은 시의회가 예산을 심의 의결해 ▲사업의 시행 시기와 ▲지원 범위 ▲지원 방법 등을 확정한 사항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는 시의회를 통과한 사업이 시민의 뜻에 어긋나거나 상위법(上位法)에 위반되더라도 바로잡을 기회를 봉쇄하자는 의도입니다.

한마디로 서울 시정(市政)을 시의회가 힘으로 좌지우지하겠다는 위험하고도 오만한 발상인 것입니다. 이 같은 조례개정 추진에는 시민들의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서명운동’을 저지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데 이론이 없습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무상급식비 695억원을 신설하는 무상급식조례를 일방적으로 통과 시켰습니다. 지방의회는 단체장의 동의 없이 지출예산 금액을 늘릴거나 새로운 비용 항목을 신설할 수 없다는 지방자치법을 어겨가면서 힘으로 밀어붙인 것입니다. 이를 서울시와 시민단체가 주민투표로 바로잡으려 하자 조례를 고쳐 막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현행 주민투표는 지방자치법과 주민투표법이라는 법률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주민투표법에는 주민투표 제외 대상이 규정되어 있는데도 하위법(下位法)인 조례에 주민투표 제외 대상을 더 포괄적으로 규정하려는 것은 입법권의 남용이라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S형!
서울시민들이 민주당을 시의회 다수당으로 만들어준 건 서울 시정(市政)을 인기위주로 일방통행식 독주(獨走)를 하라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시민은 안중에도 없이 모든 걸 힘으로 해결하겠다는 행태를 고집하다간 시민의 거센 역풍(逆風)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방의회가 성숙한 풀뿌리 정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시정의 발목을 잡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일본 나고야(名古屋)시의회는 시민들의 주민투표에 의해 지난달 무참히 해산되고 말았습니다. 이른바 ‘나고야 시민의 반란’ 쇼크는 한국의 오만한 지방의회 운영에도 큰 교훈이 될 것입니다.

S형!
‘나고야 반란’은 지난 2월 6일에 있었습니다. 나고야 시장선거와 아이치현(愛知縣) 지사 선거, 그리고 나고야 시의회 해산 주민투표가 동시에 치러졌습니다.

투표 결과가 나오자 일본의 집권 민주당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나고야시와 바로 붙은 아이치현은 지난 2009년 8월에 실시된 중의원(衆議院·국회)선거에서 민주당이 15석 전 의석을 모두 선권했던 곳이며, 나고야시의회도 민주당이 제1당 인데도 무참히 쓰러졌기 때문입니다.

‘나고야 반란’의 주역은 가와무라 (河村)다카시(63) 시장이었습니다. 2009년 4월 나고야 시장에 당선된 그는 나고야 시의회가 자신의 정책을 사사건건 반대하자 의회 해산을 묻는 주민투표를 이끌어 냈습니다.

의회 해산 주민투표 실시 절차가 선관위에 의해 확정되자, 가와무라 시장은 임기가 2년반(30개월)이나 남은 시장직을 사임하고 재출마해 시민들에게 시장과 의회 둘 중 하나의 선택을 물었습니다. 결과는 나고야 시민들이 가와무라 시장을 69.9%의 지지표로 재선시킨데 반해 나고야 시의회 해산에는 73%가 찬성표를 던졌으며 가와무라 시장이 지원한 오무라 히데키씨는 49.2%의 득표로 아이치현 지사에 당선됐습니다.

중의원 의원 5선을 지낸 가와무라 시장이 2009년 선거에서 내세운 공약은 시의회 의원 수와 의원 급여를 절반으로 줄여서 주민세 10%를 감세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민세 10% 감세에 따른 재정수입 대안은 75명인 의원 수를 38명으로 줄이고, 연간 1600만엔(한화 2억1천만원 상당)인 의원 보수를 8백만엔으로 줄여 그 차액으로 채우겠다는 것이었습니다.

S형!
일본 민주당은 오는 4월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오랫동안 가꿔온 텃밭의 하나를 잃었다고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인구 230만명의 나고야 시는 오사카 요코하마에 이어 일본에서 세 번째로 큰 지방도시로서 상당한 자치권을 부여받은 19개 정령지정 도시 가운데서 주민투표로 시의회가 해산된 사례는 사상 처음이란 점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은 물론 제1 야당인 자민당도 큰 쇼크를 받았습니다.

‘나고야 반란’의 핵심인 민심은 지난 3월 13일에 실시된 해산된 나고야 시의회 의원 재선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가와무라 시장이 속한 ‘감세 일본’이 내세운 후보 28명이 당선돼 나고야시의회 (의원 75명)의 제1당이 됐습니다. 결과는 해산전 제1당이던 민주당은 11석(해산전 27석), 자민당은 19석(〃 23석), 공명당 12석(〃 14석), 공산당 5석(〃 8석) 감세일본 28석(〃 1석)으로 나타났습니다.

S형!
지난 11일 일어난 일본 동북지방 대지진은 인명 피해가 2만7000여명에 이르며 이재민 수가 30만명을 넘어섰고 피해액수가 25조엔(한화 330조원)에 이르는 큰 재앙이었습니다. 나고야 시민들은 그 이틀 뒤인 13일이 일요일이었는데도 44%의 투표율(2007년 선거보다 3.99포인트 높음)로 오만하고 방자하게 시의회를 쥐락펴락했던 민주당과 자민당 시의원들을 낙선시켰습니다.

세계가 놀란 대재앙 속에도 “우리 일을 대신 해 줄 사람은 없으니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나고야 시민들의 반수가 투표에 참여한 것입니다.

“렌터카를 세차하는 사람은 없다”지만 제 차는 차주가 털고 닦아야 하듯, 시민을 위한 시민의 의회는 시민이 가꿔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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