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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게 된 일본인윤동석 / 전 거제시교육장

   
▲ 윤동석 
전 거제시교육장

일본 도후쿠에서 지난 3월 11일 오후 3시 진도 9.0의 사상 최악의 대지진이 일어난 위기 상황에서 목숨을 건 임무를 수행한 일이 있었다. 최고 37m나 되는 높은 파고의 쓰나미가 전 마을을 덮쳐도, 인근 지역의 원자력 발전소가 잇단 폭발로 낙진 위험도가 최고치에 다다라 생명이 위태로워도 그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소방관, 자위대, 경찰 등 ‘제복 입은 사람들(MIU-Men in Uniform)’의 사투를 건 임무수행이 주목을 받은 그들이었다.

지진피해지역의 미나미산리쿠에서는 눈앞에 집채보다 더 큰 쓰나미가 밀려오는 것을 보면서도 자리를 지키며 동사무소 별관 3층 방재대책청사에 남아 ‘‘10m 높이의 쓰나미가 오고 있습니다. 고지대로 지금 빨리 대피 하십시오”라는 방송과 함께 파도에 휩쓸려 가는 것을 목격한 상황을 살아남은 사람의 인터뷰 내용을 마이니치신문에 보도된바 있었다. 후쿠시마현 소내시에서도 어느 소방공무원의 마을주민에 대한 살신성인의 모습이 CCTV에 잡혀 놀라게 한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전 세계가 숙연한 마음을 가지게 하였다.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한 후유증의 위기 상황은 계속 일어나고 있었다. 후쿠시마 제 1원전에서 원전사고가 우려되어 181명의 원전 직원들은 뻔한 피폭의 위험을 무릅쓰고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비장한 각오로서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임무에 돌입하여, 일본을 구해 내고 있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었다.

목숨을 건 직업에 가족의 아름다운 배려도 또한 일본을 구하는데 한몫 하고 있었다. 방송을 하다 휩쓸려 나간 딸을 보고 “사람을 살리기 위해 눈앞의 쓰나미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나의 자랑스러운 딸의 그 방송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것 같다”하면서 자신을 위로하였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재앙을 막은 소방대장의 기자회견에서는 부인의 휴대폰 문자에서 “일본의 구세주가 되어 달라” “믿고 기다리겠다”는 답신에 자발적인 희생정신의 사기에 큰 힘을 얻었다면서 “가족에 정말 감사했다” “ 미안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으면서 소방대장의 감동적인 눈물에 NHK TV가 생중계하다 중단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어려운 인간적인 고뇌에 찬 목숨을 건 임무인가를 감히 짐작할 수 있었다.

위기 상황에서 ‘제복을 입은 사람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어느 나라이든 간에 마찬가지다.
휴전선을 두고 있는 우리나라도 군인, 경찰관, 소방대원 모두는 위기가 닥쳤을 때 개인의 안위를 제쳐두고 몸을 던지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지 않는가!

천안함 사건 때 수중수색에서 압력 때문에 기억력이 떨어져 임무수행 마저 가물가물 할 정도에, 섭씨 3도 수심 45m에서 조류가 심해 생명줄이 떨어지면 자신도 실종되는 그야말로 목숨을 거는 수색작업을 하다 숭고한 목숨을 던진 고 한 주호 준위의 살신성인의 정신이다.

우리 언론들은 일본의 불행한 현장을 생생하게 특집으로 열심히 보도하고 있었다. 필자가 그 시기 외국에 있었지만 한국의 방송을 청취할 수 있어서 TV만 켜면 일본의 대지진 특집 보도만 나오니 한국 언론의 센세이셔널리즘 (Sensationalism;상업주의)보도로 착각하곤 하였다. 예절을 중요시하는 일본의 방송들은 그들의 모습을 유가족 동의하에 촬영하거나 극단적인 슬픔의 모습들은 직접 보여주지 않고 멀리서 찍는 등 자극적인 장면은 연출을 하지 않는 다고 뒷이야기를 들은바 있다.

그들은 슬픔도 삼키고, 아픔도 삼키고 비명도 삼키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필자만의 느낌인지?

가족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잃은 그 아수라장 상태 속에서도 재해본부측에서 지급하는 식료품을 타려고 불평 없이 지그재그로 길게 장시간 줄을 서 있는 장면의 참사현장 TV방송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했는지?

난리통에 대중교통을 기다리며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선 일본인들, 길거리 자동판매기를 모두 무료로 전환하고 호텔 숙박시설도 개방하며, 모든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정부의 신속한 조치,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의 가동 중단으로 전력 부족현상으로 인한 계획했던 윤번제 정전도 연기된 사실에는 일본 국민들이 서로 앞장서서 절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식료품과 빵, 도시락이 난리통속에 오전에 동이 났지만, 사재기는 없었다고 한다. 이 모두 일본인들의 특유한 국민성인 다른 사람을 고려한 배려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살아남은 것만 해도 축복이다’하면서 남부터 배려하는 이러한 그들의 특징을 잘 살린 것은 ‘메이와쿠 가케루나’로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사람을 구해주면 ‘살려줘서 고맙다’는 말보다 ‘폐를 끼쳐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나올 정도라고 하니 일본인들의 모습은 단순히 민족성이라 규정할 것이 아니고 국가가 교육한 인성의 집합체인 것이다. 어려서부터 학교와 가정 그리고 사회에서 꾸준히 이루어진 교육의 성과가 아닌가 생각되어진다.

우리도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으로 배려의 전통이 분명 존재하고 이어져 왔으나 급조된 경제개발로 사회구조가 변화하면서 나만이 제일 중요하다는 이기주의의 폐해가 점차로 횡행되고 있다. 교육은 희망이고 우리의 미래이다. 오로지 꾸준한 교육만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배려 정신과 공무원들의 살신성인의 국민성은 또 다른 일본인의 힘을 보여 준 것으로서 ‘메이와쿠 가케루나’가 이제 가까운 이웃나라에 펼쳐지기를 기대하면서 요즘 또 다시 독도 분쟁으로 극일문제가 떠오르고 있으나 고통에 힘들어 하는 일본인의 위로와 하루 빨리 위기를 극복하기를 기원하며 반일감정이 깊숙이 드렸더라도 말없이 저만큼 앞선 행동에 배울 것은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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