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마음·영혼의 유아교육 실현…가조도에서 토종닭 같은 아이로 키우자!

‘숲이 있는 어린이집’은 생태교육을 하고 있는 어린이집이다. 생태 유아교육은 생태(eco)와 유아교육(early childhood education)이 결합된 말이다.

자연친화적 유아교육으로 자연과의 신체적, 정신적 교류와 교감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공생, 상생의 지혜를 터득하고 실천하고자 한다. 인지적으로 똑똑한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맑은 ‘혼’과 ‘영’을 가진 사람을 만들기 위한 교육이다.

산업문명의 피해자는 바로 아이들이다.

숲이 있는 어린이집 이사장 박지준씨는 “아이들은 뽀로로와 사탕, 플라스틱 장난감을 얻었지만 사랑과 이웃,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와 푸른 숲과 흙을 잃었다. 엄마의 가슴과 사랑 대신 우유와 잔소리, 돈을 얻었으며, 공터 대신 시멘트와 벽돌로 된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얻었다. 또한 밥과 김치, 된장 대신 햄버거와 농약에 오염된 야채, 과일을 얻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엄청난 돈을 투자하며 온갖 정성을 쏟고 있다. 보기에는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몸과 마음과 영혼은 병들어 가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잃어버린 자연과 아이다움을 되찾는 교육

오늘날 유아교육시설은 어른의 편의와 경제적 효율성을 빌미로 아이들을 집단적으로 양육, 보호, 교육하는 시설이다. 행복한 공간이라기보다는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닫힌 공간인 셈이다.

‘숲이 있는 어린이집(이사장 박지준)’은 아이들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알고 있다. 어린이집 앞으로는 축구를 할 만큼 넓은 운동장과 뒤에는 텃밭이, 옆으로는 바다와 숲이 있다. 아이들은 매일 숲과 운동장에 나가 자연과 함께 숨 쉰다.

자연체험은 반듯한 인격과 인품을 형성하는 기본교육이다. 우리의 자녀들이 한 생명체로 온전하게 성장하길 바란다면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유럽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숲 교육’을 받은 아이는 일반 교육을 받은 아이들 보다 상상력과 의사소통, 집중력이 뛰어나며 벌레와 같은 위험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숲에 다닌 아이들이 병에도 덜 걸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신명나는 어린이로 만들어 보자

‘숲이 있는 어린이집’은 아이들의 병든 몸과 마음과 영혼을 치유하기 위해 ‘숲’을 선택했다. 숲에서 아이들의 삶을 전환해 어린 생명체들을 생기발달하고 신명나는 아이들로 자라도록 아이들이 잃어버린 자연과 놀이와 아이다움을 되찾아 주는 노력을 하고 있다.

숲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멀뚱멀뚱 서 있기만 했던 아이들이 이젠 숲을 뛰어 다닌다. 개미를 보고 집이 없다며 나뭇가지를 가져와 개미집을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살아있는 교육인 것이다.


박지준 이사장은 “취학 전 아이들에게 지적능력을 키워주는 지식전달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 어린이들 자신이 생명체로서 자연의 일부이며 그 환경과 함께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며 “아이들은 책상 앞에서 공부할 때 보다 즐겁게 놀면서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린다”고 말했다.

‘숲이 있는 어린이집’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하나 되는 세상,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세상,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꾸려 신명나는 아이로 자라 신명 나는 세상을 꾸릴 수 있도록 희망한다.

“우리는 오늘도 숲으로 갑니다”

지난 2001년 11월 처음 문을 연 거제 ‘숲이 있는 어린이집’은 숲이 교실이고 하늘이 지붕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이들은 운동장에 모여 산으로 이동한다. 중간 중간 쉬면서 노래도 부르고 숲길에서 만난 곤충을 관찰하며 자연 속에서 아이다움의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미니인터뷰…숲이 있는 어린이집 김은진 원장

-가조도로 어린이집을 개원한 이유는?

첫 개원은 수월동에 했다. 원 뒤에 산도 있고 좋았지만 운동장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가조도로 왔다. 여기는 본래 폐교였다. 리모델링해 지금의 모습을 갖춰졌다. 문학교육에 관심이 많아 도서관도 만들고 싶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운동장이 필요해서 왔는데 도서관도 만들고, 아궁이도 만들고, 텃밭도 만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이 많아진다. 그래서 자꾸 뭔가를 만들게 된다. 본래 유아교육은 아이가 스스로 자라도록 돌보는 일이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잘 키우고 싶다. 그래서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자연과 좀 더 가까이 가고 싶어 가조도를 택했다.

-먹을거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간식으로 유기농 빵과 100% 유기농 감귤 쥬스, 멸치, 콩 등을 제공하고 있다. 유기농?우리밀이 아니면 제공하지 않는다. 비싸지만 올바른 먹을거리를 주고 싶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자라려면 마땅히 먹어야 할 자연의 먹을거리는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음식으로 인공의 먹을거리로 변질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먹고 온전하고 정상적이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의 과욕이다. 인공 먹을거리를 과다 섭취하면 소아비만, 아토피 피부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들은 바른 먹을거리를 먹을 권리가 있다. 그 권리를 지켜주고 싶은 것뿐이다.

-어떻게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숲에 가는 것을 원칙으로 바깥놀이, 산책, 텃밭 가꾸기, 표준보육과정, 프로젝트 접근법, 문학적 접근법, 목공 수업 등을 한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은 하나가 되어 운영된다. 숲에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프로젝트로 진행해 책 등을 찾아보며 심화 확장한다. 또 만 5세의 경우 초등학교와 연계 진행해 학교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 주고 있다. 8개가 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절대 바쁘거나 서두르지 않는다. 아이들은 ‘기다림’이다. 재촉한다고 아이들이 성장하지 않는다. 자신의 내면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고 활동에 몰입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한다.

-‘숲’이 갖고 있는 의미는?

숲은 안식처다. 아이들은 토종닭처럼 자연 속에서 또래들과 어울려 놀이를 하면서 자유롭게 자라야 한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시설 내에 갇혀서 부모나 교사의 감독 아래에 미리 계획된 프로그램에 따라 자연과 놀이와 아이다움을 잃어버리고 키워지고 있다. 숲은 계절에 따라 변한다. 흐름이 있는 것이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철에 맞는 교육과 자연의 시간에 따르는 교육을 할 수 있는 곳, 아이가 아이답게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곳이 바로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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