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조선기자재 전용단지 조성을 목표로 사등면 청곡리 일원에서 추진되던 ‘청포일반산업단지’가 자금난으로 첫삽조차 못 뜨고 있다. 자치단체가 사업주체의 자금조달능력을 면밀히 검토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신해중공업이 추진하는 청포일반산업단지는 사등면 청곡리 일원 120여만㎡에 조선기자재 전용단지를 짓는다는 계획으로 지난 2009년 6월 개발계획이 승인돼 사업시행이 고시됐다. 산업시설용지 81만7181㎡, 지원시설용지 2만8817㎡와 함께 공원 및 녹지용지 등 120만9952㎡(육지부 87만5550㎡, 해상부 33만4402㎡) 규모로 당초 계획을 잡았다.

시행사 측은 토지매수를 위한 감정평가 등을 거쳐 2009년 말 착공해 올해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4월 말 현재까지 착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거제시 관계자는 “시행사의 자금난으로 착공을 못하고 있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성사가 되지 않고 있고 주민보상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산단지정에 앞서 시행사의 자금조달능력 등을 검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포산단의 경우 지난 2009년 규제완화 차원에서 시행된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과 2008년 ‘산업입지 개발에 관한 통합지침’이 나오면서 첫 단추를 꿸 수 있었지만 자금조달이 걸림돌이 됐다.

경남 지역에선 청포산단과 유사한 사례가 적지 않은데 착공조차 못하고 있거나 공사가 중단단 사례까지 24곳에 이른다. 시행사 부도와 공사중단에다 공장부지를 분양받은 기업들의 경우 산단 조성 중단으로 인해 계약금을 날리거나, 보상금을 받지 못한 지주들이 재산압류를 당하는 등 피해도 적잖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거제지역은 지난 2007년 하청면 석포 일원에서 추진됐던 조선산업지원특구 조성사업이 시행사 자금난으로 무산된 전력이 있고 사등면 청곡 일원에 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했던 원영조선과, 같은 지역에 뛰어들었던 대주조선 등이 잇따라 사업을 포기했었다.

한편, 임천공업이 추진하는 한내모사일반산업단지 조성은 국토해양부에서 제3차매립기본계획 반영을 위해 현지 실사를 최근 벌였고 공유수면매립과 관련해 행정 절차가 진행중이다.

▲ 청포산업단지 조감도.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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