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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강’ 사업, 4대강사업 판박이처럼 되지 말아야[기고] 지찬혁 /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강은 원래의 물길을 찾아 다시 흐르게 마련 최근 4대강사업 공사현장은 예상했던 인재들로 공사지연과 추가공사에 따른 경제적비용 증가와 함께 다양한 사회적 비용이 추가되고 있다.

두루미의 중간기착지였던 구미의 하천변은 물막이시설이 불어난 빗물을 견디지 못해 허물어져 상수원 취수시설까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했고, 한강, 낙동강의 주요 공사현장은 본류의 강바닥을 긁어낸 만큼 주변 지천들이 유실되는 현상들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자연의 물리적인 법칙으로 4대강사업의 보공사가 마무리되더라도 하천바닥의 균형이 유지될 때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강이 원래의 물길을 찾아 다시 흐르는 것처럼 강의 흐름이 원래의 모습을 찾기까지 험한 강의 모습은 계속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고향의 강 사업, 4대강사업과 판박이 

그런데 최근 국토해양부가 지방하천의 하천정비사업을 위해 ‘고향의 강’이라는 브랜드로 시범사업을 확정했다. 경상남도에만 20여 곳의 지방하천들이 하천정비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거제의 연초천, 통영의 한산천, 고성의 고성천도 해당 시군에서 추천한 고향의 강 사업의 시범사업지에 선정되었다. 지역의 입장에서 국가의 돈이 내려오는 것이니 좋아라해야겠지만, 문제는 돈을 어떤 사업에 사용하느냐 일 것이다.

지금까지 제시된 사업내용은 4대강사업의 공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고향의 강 사업의 예정된 공사내용을 보면 제방과 보, 하도굴착(준설), 인도교, 자전거도로 등 친수시설로 거의 4대강사업의 축소판이다. 4대강사업이 하천정비사업이 90%이상 완료된 강들을 건드린 것처럼 고향의 강 사업의 주요 지방하천들도 전체 하천유역의 하천개보수가 이미 완료되었거나 최소한 재난이 예상되는 주요 하천유역, 특히 마을을 끼고 있는 구간들은 하천정비사업으로 재난에 대비한 안전성이 꽤 확보된 강들이 많다. 연초천의 경우, 태풍 매미가 불고 난 이후에는 강의 기수역에까지 하천폭을 넓히는 홍수대비가 마무리되었고, 하천개보수율은 이미 100% 완료된 상태이다.

하천정비사업, 하천의 생태적 기능에 주목해야

연초천은 우리 지역의 하천들 중에서 강의 형태는 정비사업으로 직선화되어 있지만, 주요한 생태적 기능이 회복되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하천들 중 하나이다. 연초댐 상류와 중하류, 고현만, 수월천과 만나는 하구 기수역에 따라 경관, 생물구성도 다양해 잘못된 하천정비사업으로 잃을 것이 훨씬 많은 강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하천의 오염도도 일부 면소재지와 마을 단위별로 오염이 심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의 하천구간은 보통 수준 혹은 그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오염이 심각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인근 고현천과 달리 대규모 오염유발시설이 많지 않은데다 마름, 갈대 등 오염을 정화해 주는 습지식물들이 하천에 많아서이다. 그리고 하천이 원래의 모습처럼 굽이져 흐르는 것도 오염을 줄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공적인 제방도 옛날 방식으로 되어 정화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여건이 최근의 생태하천들보다 월등히 우수한 편이다.

한마디로 연초천은 하천정비사업이 완료된 하천이지만 하천의 주요 생태적 기능은 자연형 하천처럼 유지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하구 기수역에 굴, 게, 갯지렁이, 파래 등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회복이 되어 겨울철새들의 주요 먹이터가 될 뿐만 아니라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을 잘 해주고 있다. 하수종말처리장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음에도 썩은 듯한 냄새가 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자연의 생명력 덕분이다. 그러나 기수역의 중요한 생태적 기능을 무시하고 연초천 하구에 하도준설, 보건설 등이 강행된다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은 냄새나는 강밖에는 없을 것이다. 중하류의 주요 지점에 오염원을 제거하거나 오염원처리를 위한 대책이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고향의 강, 생태적 자원에 주목해야 

이와 같은 하천의 생태적 기능 이외에 한 가지 우리의 강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또 있다. 최근 생태조사들을 보면 연초천은 꽤 건강한 하천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생태자원들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거제의 주요 지방하천에 대한 물고기와 곤충조사(변영호, 2009), 연초댐 수달조사(통영거제환경연합, 2007), 멸종위기야생동식물조사(통영거제환경연합, 2011) 등에서 보면 연초천은 하천에 자생하는 멸종위기종 뿐만 아니라 도요물떼새, 갈매기, 오리, 백로류, 물총새 등 다양한 철새들이 4계절로 찾고 있다. 아파트촌 옆에서 이와 같은 생태자원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전국적으로도 희귀할 정도이다. 도시하천의 이름을 내걸고 있는 봉암갯벌(창원)에 비교하면 그야말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생물다양성의 현장을 볼 수 있는 곳은 거제의 하천들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고향의 강은 연초천을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잠시 사람들의 시야에서 잊혀진 사이 강의 본래 기능들을 잘 회복하고 있다. 이제 잘 간직하고 있는 생태적 자원에 주목해 훼손을 막고 주민들을 위한 경관자원을 생태공원화하는데 활용해야 하는 일이 우리에게 남아 있다.

순천만의 생태공원도, 봉암갯벌의 체험학습장도 그냥 이루어진 것은 어느 것 하나 없다. 모두 지속적으로 생태적 자원을 알리고 그 가치를 인정하는 긴 과정이 필요했다. 우리 고향의 강 사업도 기왕 주민을 위한 제대로 된 복합적인 하천정비사업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으로 본다.

   
▲ 고현천(자료사진)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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