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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쥔 떡을 놓칠 셈인가?유승화 / 전 건설교통부 도로국장,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 유승화
 / 전 건설교통부 도로국장
대전-통영간고속도로 거제연장사업(이하 고속도로 연장사업)은 누가뭐래도 오늘날 거제의 심각한 교통난뿐만 아니라 지역불균형까지 크게 개선시킬 수 있는 현안사업이다. 특히 본 노선은 둔덕터널(옥동-사등)과 계룡산터널(명진-상동)의 대체효과도 크며 거가대교가 북부지역(장목, 하청, 연초)의 발전단초가 되듯이 본 고속도로는 낙후된 서부지역(사등, 둔덕, 거제, 동부)의 획기적 발전단초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일전 지역 인터넷신문 거제타임즈의 ‘고속도로 거제연장 물 건너갔다’ 기사화로 고속도로 연장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진 것 같다. 최근 필자는 과거 우리나라 도로정책 책임자로 일한 경력 때문인지, 고속도로 연장사업이 정말 물 건너갔느냐고 묻는 전화가 자주 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속도로 연장사업은 결코 물 건너간 사업이 아니다.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는 금년 1월 고시(告示)한 제2차국가기간교통망계획(′01-′20)과 6월에 고시한 제2차도로정비기본계획(′11-′20)에서 본 고속도로 연장사업을 ‘2020년 목표 고속국도사업’으로 확정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국가기간교통망계획은 우리나라 교통시설 투자에 관한 최상위계획이며 도로정비기본계획은 국가간선도로에 대한 10년단위 법정계획이다. 따라서 일시적 중단일 뿐이지 결코 물 건너간 사업은 아닌 것이다.

이제 우리 거제시민은 본 사업이 왜 중단되고 있는지에 대해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보며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향후 거제시와 거제정치권 인사들(이하 거제시 당국)이 합심하여 한 방향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본 고속도로 연장사업은 당초 정부안이라기보다 지난 2001년 국회예산결산심의위원회 심의과정에서 반영된 추가사업이었다. 이후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01.12-′02.8)와 국토부의 타당성조사(′03.5-′04.12)를 거치면서 타당성이 인정되었다. 이어서 2년간에 걸쳐 2007년 8월 기본설계(76억8천만원)까지 완료하였고 다음해인 2008년분 실시설계비(5억원)도 확보하였다. 당시로서는 대단한 정치력을 구사한 사업으로서 약 2~3년간의 실시설계 과정을 거치면서 2010경이면 착공되리라 믿었던 사업이었다.

   
 
순조롭던 사업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듯이 2007년의 감사원 감사였다. 주무부처 국토부는 경제성이1) 낮다(B/C=0.77)는 이유로 ‘사업시기 조정 방안 강구’라는 감사결과를 통보받고 교통수요를 재조사하면서였다. 공교롭게도 당시는 한국교통연구원에서 국가D/B(교통데이타베이스)를 재구축하였는데, 경남지역을 포함한 일부지역은 화물차비율이 하향 조정되면서 오히려 과거에 비해 교통량이 줄었다. 자연히 수요재조사에 따른 경제성평가(B/C=0.56)는 이전보다 더 낮아졌다. 설상가상으로 금년 2월 기재부의 재조사에서는 거제-마산간 연결로사업(이하 국도5호선 연장사업) 영향으로 경제성평가(B/C=0.32)가 더욱 낮아져 부득이 중단되기에 이른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정부의 지역발전정책 일환으로 추진된 선도사업 선정과 관련해서다. 현 정부는 지난 2008년 국가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국을 7개광역경제권으로 나누고 30개 선도사업을 지정한 바 있다. 거제시가 속한 동남권에는 가덕도 신공항건설과 국도5호선 연장사업 등 6개의 선도사업이 지정되었다. 사업선정은 기재부 주관으로 관계 지자체와 상호 긴밀한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이때 거제시로서는 고속도로 연장사업과 국도5호선 연장사업 중 과연 어느 사업이 보다 시급한 사업인가에 대해 충분한 고민이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고속도로 연장사업은 아직도 다음의 2가지 관점에서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 그 첫째는 국토부의 고속도로 투자우선순위기준과 관련해서다. 현재기준은 경제성(B/C)을 고려하는 효율성측면과 지속가능성, 미래성장성 등을 고려하는 전략성측면을 각각 7:3의 비율로 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우선순위기준이란 법(法)으로 정해 놓은 사항이 아니며 경제성평가라는 것도 내용을 알고 보면 문제점이 많다. 경제성분석은 비용과 편익의 화폐가치화, 간접효과에 대한 평가, 미래에 대한 분석 등의 관점에서 논란(論難)의 여지가 많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본 사업의 경제성평가를 신뢰하지 않는다. 따라서 투자우선순위와 경제성평가는 정책방향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는 것으로서 거제시 당국의 노력여하에 따라 융통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는 제2차 국가기간교통망계획(′01-′20)과 관련해서다. 본 계획의 골자는 국가철도망을 대폭 확충함으로서 우리나라 수송구조를 현재의 도로중심에서 철도중심으로 전환코자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잘못된 정책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철도는 건설 및 운영면에서 도로보다 몇 배 비싸다. 우리나라와 같이 불과 4시간대의 좁은 국토에서는 철도의 효용성이 매우 제한적이다. 도로와 철도를 적절히 조화하되, 전국의 7×9격자형 고속도로망(본 고속도로 연장사업은 남북3축에 해당)의 조기 완성이우선과제라고 생각한다. 이에는 다수의 교통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머지않아 이번 제2차 국가기간교통망계획은 올바른 방향으로 다시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따라서 본 고속도로 연장사업은 우리가 대응하기에 따라 충분히 타당성이 재인식 될 수 있는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적절한 대응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조만간 본 사업이 재개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다. 이 일은 무엇보다도 거제시 당국이 총대를 메고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최근 지역정치권에서 거제I/C-송정I/C간 7.36㎞를 고속도로에서 국가지원지방도로사업으로 변경 추진한다는 말을 들었다. 또 시(市)에서는 고속도로 예정부지 내에 각종 개발행위를 허가하고 있다고도 들었다. 한마디로 난센스요 슬픈 이야기다. 이는 고속도로 건설을 지역 스스로가 포기하는 행위로서 국가나 거제시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일이다. 국가지원지방도로사업으로 추진하면 토지와 지장물 등 보상비용은 전부 지방정부 부담인데 거제시가 무슨돈으로 이를 감당할 것이며 설사 감당한다 하드라도 2020년 이전에 준공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주지하다시피 본 고속도로 연장사업은 교통·환경영향평가를 이미 모두 마쳤고 기본설계까지 완료되어 노선확정은 물론 도로구역까지 정해져 있다. 가장 힘든 과정들을 모두 넘겼고 타당성만 재확인되면 실시설계와 동시에 바로 착공이 가능하다. 이런데도 도로구역결정에 대한 정부고시가 안되었다고 고속도로 예정노선에 각종 개발을 허가하고 있다니, 모두들 정신 차려야 한다. 본 고속도로 연장사업은 손에 쥐어진 떡이나 진배없다. 남의 손에 있는 떡도 뺏어 먹는 세상에 내 손안의 떡도 먹지 못하다니 말이 되는가.

천우의 기회인지 근래 거제시는 거가대교건설에 이어 고속도로 연장사업과 국도5호선 연장사업 외에 김천-거제간 고속화철도건설, 가덕도국제공항건설, 한일해저터널건설 등 초대형 국가사업이 줄지어 있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고속도로 연장사업보다 쉬운 것은 없다. 말로만 앞세우다 보면 모두가 거품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과 지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결국 우리 거제는 이러한 국가계획을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흥망이 달려있다.

전 건설교통부 도로국장,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유승화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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