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열린 대우조선 노조 정기대의원 대회. 노조는 이날 대회에서 대우조선 매각 건을 상정하고, 대의원 만장일치로 쟁의발생 결의 및 투쟁결의문을 채택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재추진과 관련, 대우조선 노동조합이 노조 참여가 배제된 일방적 진행은 졸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지난달 중순 특정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대우조선 매각을 재추진하겠다. 12월중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2010년 상반기 내에 매각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민 행장의 이날 발언이 있은지 약 한 달 뒤인 지난 8일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국내 20여개 금융사에 배포했다.

이에대해 대우조선 노조(위원장 최창식)는 산은의 일방적 매각추진에 크게 반발하며, 지난 8일부터 노조 조직체계를 상시 투쟁체제로 전환했다. 또 14일 대의원 대회를 통해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21일과 22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대우조선 노조의 이같은 강경태도는 최근의 경제위기와 조선경기 불황, 이에 따른 수주격감 상황에서 산은의 일방적 매각이 진행될 경우 구조조정은 불 보듯 뻔하다는 데서 출발한다. 즉 생존권 사수를 위한 강도 높은 투쟁에 방점이 찍혀 있는 셈이다.


노조는 특히 지난 1월 한화와의 매각 협상당시 대우조선 매각 대금이 6조원을 넘었으나, 최근의 주가 폭락으로 3조원대에 머문 현실을 언급하며 "왜 자산 가치가 떨어진 지금 회사를 파느냐"는 논리도 펴고 있다. 매각대상자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중국이나 인도 등에 팔리면 한국조선산업의 높은 기술력이 해외로 유출돼 국내 조선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역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조선업의 일방매각에 따른 구조조정이 현실화 될 경우 지역경제가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경고하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가 지역 시민·사회단체(74개단체)와 연대한 '범 시민대책위'를 구성해 바람직한 매각활동을 전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조는 또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은 국민의 자산이며, 국민의 자산을 조선경기가 불황인 상태에서 매각을 추진하는 게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에 필요한 자금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대우노조 최창식 위원장은 이같은 우려를 의식, 지난 10일 지역구 출신 윤영 국회의원을 만나 대우조선의 바람직한 매각추진을 요청했다. 또 정무위 소속 홍영표 의원과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을 차례로 만나 외국 자본이나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자본에 대우조선을 매각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와함께 14일부터 21일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정치후원금'을 모금해 각 정당의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며, 바람직한 매각에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낸다는 계획도 잡고 있다.

한편, 대우노조는 오는 21일 오전 거제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매각진행 상황 및 이에 따른 노조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신기방 기자  sgb@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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