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겸 시장 소유 임야가 포함된 공원구역 해제를 둘러싼 한바탕 소동이 일단락 되는 분위기다. 시의회의 도시관리계획 결정안에 대한 의견제시 심의과정에서 촉발된 공원구역 해제 논란은, 일부 인터넷 언론의 다소 선정적인 보도로 여론화 됐고, 김 시장이 15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직접 해명하면서, '그다지 문제될 게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시장이 "(형제 공동명의의)땅이 문제가 된다면, 그 땅은 공원구역 해제에서 제외토록 해당부서에 지시했다"고 밝히자, 참석 기자들 상당수가 "그렇게 되면 도시계획 선이 더 이상해 진다. 인접한 땅 지주도 본의 아닌 불이익을 받게 된다"며 되레 만류하는 묘한(?) 분위기였다.

시의회 산건위 이상문 의원 발언으로 논란 촉발

▲ 10일 열린 시의회 산건위에서 논란을 촉발시킨 이상문 의원. 이 의원은 이자리에서 해당 도면을 들어 해제 부당성을 조목조목 따졌다.

지난 10일 오후 열린 시의회 산건위(위원장 이태재)에 '거제도시관리계획(용도지구,시설:공원) 결정(변경)안에 대한 의견제시의 건'이 상정되자, 이상문 의원이 작심한 듯 질의에 나섰다.

시가 용역을 토대로 입안한 공원지구 해제구역안과 관련, 이 의원은 덕포 2곳(덕포마을 인근, 옥포대첩공원 진입로 아래쪽), 옥포(운동장과 시사이드 호텔 사이), 고현(금곡마을 뒷산) 등 4곳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들 4곳 중 옥포대첩공원 진입로 아래쪽은 면적이 아주 작아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덕포쪽은 (임야를)너무 넓게 허물어 공원에서 해제하는 게 타당한지 검토가 필요하다. 옥포운동장과 시사이드 호텔 사이 공간도 마찬가지다. 고현 금곡쪽은 개발진행지라는 이유로 풀려고 하는데, 토지소유자를 알아봤더니 모 공직자(거제시장) 소유더라. 이 곳이 과연 공익적인 개발가치가 있는 지역인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고현 금곡지역 해제기준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답변에 나선 권정호 도시과장은 "독봉산 공원구역은 전체적으로 3부 능선 이상이 지정돼 있지만, 유독 이 부분만 끝 자락까지 지정돼 있다. 도시공간 구조상 3부 능선까지의 정형화가 우선 요구됐다. 또 이 곳이 공공청사 예정부지와 맞물린 개발예정지로서 도시기능의 단절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번에 해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금곡지역은 토지적성평가상 공원구역 해제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도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인근에 60억원을 들여 읍민공원을 조성하면서, 하천과 연접한 공원부지를 해제하는 까닭은 무엇이냐"고 재차 따졌다.

▲ 공원구역 해제안 3곳에 대해 '재검토' 의견을 냈던 시의회 산건위.

권정호 도시과장은 이에 대해 "토지적성평가 충족요건 4가지 중 녹지자연도, 생태자연도, 임상도는 기준에 적합하다. 다만, 국토환경성 평가 등급기준에는 걸린다. 그러나 도심개발공간구조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해제코자 했다. 거제시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용역사를 통해 접근한 내용이며, 유관기관단체의 검토의견을 거쳐 경남도에서 최종 결정할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시의회 산건위는 이날 몇 차례의 정회를 거듭하다 결국 고현동 금곡 독봉산과 덕포동 인근 야산, 옥포운동장~시사이드 호텔 사이 등 3곳은 "특혜시비가 있고, 토지적성평가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검토'의견을 냈다.

일부언론 선정적 보도‥김한겸 시장 해명성 기자회견 자청

▲ 해명 브리핑에 나선 김한겸 시장

시의회 산건위의 '재검토' 의견 결정이 난 다음날 모 인터넷언론이 '시장인 내가 내 땅 풀겠다는데'라는 다소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 이를 보도했고, 또 다른 인터넷언론이 이를 받아 '김 시장 땅 일부포함 특혜논란'이란 제목으로 재차 보도했다. 특히 상임위 심의과정에서의 논리공방을 두고 '변명'으로 치부하는 등 객관성을 잃은 표현들이 다수 포함돼 당사자를 격앙시켰다.

거제시는 내부 협의 끝에 김 시장이 직접 해명키로 하고 15일 오후 시청브리핑 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김 시장은 이자리에서 "올 말까지 기존 도시자연공원을 재조정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도시자연공원에 대한 조정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며 "문제의 땅은 고현천 및 금곡마을과 인접하고 있고, 고현시민공원과도 인접해 향후 개발필요성이 대두될 수 있는 지역이며, 독봉산 공원의 정형화 필요성, 미래지향적 도심지 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제를 검토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도시계변경안이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한 기본구상일 뿐 최종 결정은 시민의견과 유관기관 협의 등을 거쳐 경남도에서 최종 결정하게 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김 시장은 또 "일부 언론보도 중 '거제시장 소유 토지 수천평이 제1종주거지와 자연녹지로 변경됐다'는 부분은 지난 77년 자연녹지로, 2001년 도시계획도로 부지로 풀린 것"이라며 "이는 모두 시장취임(03년4월) 전에 이뤄진 일"이라고 자신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김 시장은 그러면서 "공원구역 해제 타당성의 옳고 그름을 떠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그래서 해제대상에 포함된 거제시장 소유 토지는 해제 계획에서 제외토록 해당 부서에 지시했다"는  점도  부연했다.

▲ 15일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배석했던 권정호 도시관장이 도면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뒤이어 열린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배석했던 권정호 도시과장이 도면을 통해 해제구역을 세세히 설명했고, 시장지시에 따라 오는 17일 열리는 거제시도시계획심위위윈회에 기존안과 시장소유 토지가 빠진 수정안을 동시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참석한 다수 기자들은 "도시계획 선형상 시장소유 토지가 빠지면 모양이 이상해 진다. 연접한 지주들의 상대적 불이익 논란도 부를 수 있다"며 "원안 자체가 크게 문제될 게 없는 것 같다"는 옹호의견을 쏟아 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모 기자는 "거제시가 언론의 단발성 보도에 너무 일희일비하는 것 같다. 시장까지 나서서 해명하지 않아도 될 일을 되레 너무 키우는 느낌"이라고 불평했다. 일부 기자들은 "선거를 눈앞에 둔 시기에, 시장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을 사전에 걸러 주지 못한 집행부의 안일함이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 15일 거제시청 브리핑 룸에서 열린 김한겸 시장 긴급 기자회견장.

신기방 기자  sgb@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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