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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선거 감상김범용 / 이파피루스 경남지사장

   
 
“박원순에 75.8%… 한나라는 손도 못 쓴 30대의 '몰표', 넥타이부대, 마지막 1시간동안 투표율 5.7% 증가“ 10.26 서울시장선거 다음날 조선일보 인터넷 뉴스에 올라온 기사제목이다. 퇴근길과 투표종료직전 2시간이 두려운 한나라당의 공포가 깊게 배어있는 제목이다. 미래세대인 20~30대와 건전한 직장인들을 두려워하는 정당이 한나라당이란 현상은 이번에도 어김이 없었다.

원칙과 신뢰,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상실한 사이비 “꼴통 극우, 비리전력자”들이 보수의 원류를 자처하고 지도부를 이뤘던 한나라당이다. 복지를 말하면 빨갱이로 몰아버리고, 재벌과 상위 1%의 이익에 봉사하는 듯한 정체성으로는 외연 확대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런 반성을 꼭 선거를 통해서야 확인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한나라당에 치명타는 40대에겐 MB의 내곡동 사저문제가, 20~30대에겐 나경원의 1억 피부 관리 뉴스였다. 서민들은 오래도록 소리 없이 분노하고 있었다. 오랜 경제침체로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가고 있는 데 반해 이명박 정부가 스스로 지지기반으로 생각하는 가진자들의 끝없는 욕심과 후안무치는 극단에 달했다. 양극화, 비정규직, 청년실업, 복지문제 어느 하나 진보세력과 타협할 생각이 없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무능한 진보보다, 유능한 부패를 용인했던 국민들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경제문제에 있어서 ‘유능’을 입증하지 못했고, ‘부패’는 허가받은 사안인 냥 인사문제에 있어서 국민의 정서는 아랑곳없이 비도덕적인 인사의 임용에 주저함이 없었다. 청와대의 오만은 극에 치달았다.

야당인 민주당은 후보도 내지 못하고, 여당은 패배했다. 그래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정당정치의 실패로 정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현상을 잘못 파악한 것이다. 정당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해서 정당이 존재의의를 상실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정당은 역사, 자산 그리고 경험을 가지고 있다. 물론,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절박한 양극화와 비정규직, 청년실업 문제 등 정치사회적 현안을 논의하고 해결하는데 실패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쟁에만 몰두했을 뿐, 이런 시급한 국가적 정치사회적 의제의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어느 누구에게 물어봐도 집권여당의 잘못이 더욱 크다.

그렇기 때문에 야당은 차치하고서라도 여당의 실패이다. 집권 여당의 실패는 현 정부의 실패이다. 그 많은 예산과 인력을 가지고도 국민의 분노를 해결할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진 자들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부자감세로 부자들이 소비해야, 서민경제도 나아 진다’는 등의 거짓으로 국민들을 호도하려 했을 뿐이다. 현 정부의 실패는 청와대의 실패이다. 청와대는 이런 양극화, 비정규직, 청년실업 문제들에 대하여 한 번도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한 적이 없다. 그리고 그 청와대는 이명박대통령이다. 친이계를 통해서 한나라당을 거수기로 만들고, 웰빙을 추구하는 명망가클럽으로 만들고자 한 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든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국민들을 정보화시켰지만, 국민들은 변하지 않았다. 아직도 경제발전를 위해서라면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양보할 준비가 된 국민들이다. 최소한 그 경제발전이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발전이라면. 그리고 정당은 현대정치과정의 공기(公器)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박원순 후보가 물가 급등과 취업난을 타개하지 못하는 기성 정당에 불만을 가진 무당파층의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핵심을 찌르는 지적이다. 정당이 싫어서 박원선 후보를 찍은 것이 아니란 말이다. 여야를 떠나 정당이 무능하다는 것에 분노했다는 사실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조선일보 박은주 문화부장의 말이다. “주위를 둘러보라. 초(超)고가 피부과 다닌 나경원이 싫어서 안 찍었다는 노인이 한둘이며, 등산화까지 협찬받은 박원순이 싫다는 젊은이는 한둘인가.” 옳은 지적이다. 국민들의 눈 높이와 감정을 이해하려하지 않고, 현학적으로 정당정치의 문제점으로 본질을 호도하려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안철수 서울대교수를 종북 좌파라고 말하면 한나라당에는 정말 희망이 없다. 안철수 교수는 서구적 관점에서 보면 중도 우파 수준이다. 오히려 한나라당 성향의 보수로 분류되어야 할 사람이다. 시대정신은 좌익에 있지 않다. 오히려 성공한 CEO이면서도 서민의 아픔을 이해하는 양심적인 보수에 있다, 원칙과 신뢰, 노블레스 오블리쥬의 관점에서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나라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은 서울시장을 내주고, 크게 반성하여 한나라당을 환골탈태시켜 내년 대선이란 큰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한나라당의 운명이라면 이번 서울시장선거 패배는 한나라당에 축복이다. 그런 점에서 내년 총선은 원칙과 신뢰,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부합하지 않는 사이비 보수 후보들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이다. 우리 거제에서도 비리전력자들이 한나라당에 발붙일 기회는 점점 없어져 갈 것이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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