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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IC옥포램프 “빨리 고쳐…씨바!”[데스크 눈]신기방 / 새거제신문 사장

 

   
▲ 신기방

“우리 원민이 장가 간다~. 날도 받았다” 셋째 누나로부터 반가운 전화한통을 받았다. 그리고 그날 밤 심한 악몽을 꿨다. 이틀 뒤인 일요일 아침, 등산모임 준비를 서두르는데 이번엔 둘째누나가 울면서 전화를 했다. “아이고, 원민이가 죽었단다. 우짜것노…”.

조카의 부음소식을 들었지만, 약속됐던 산행이라 어쩔 수 없이 집사람에게 먼저 가 보라 일러놓고 남부 망산에 올랐다. 산에 오를 땐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한다. 어지러운 상황들을 정리하고 조각난 기억들도 떠올린다. 그러나 이날 필자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산에 올랐는지 모르겠다. 멍한 기분으로 산에 올라 정상에서 막걸리 몇 잔 마신 기억밖에 없다.

백병원 영안실을 찾았을 땐, 울다 지친 누나의 몰골이 더 깡말라 보였다. 얼마나 처연했는지 그만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마른 눈물을 삼키던 누나는 또 대성통곡을 했다. “우리 착한 원민이, 불쌍해서 어쩌노, 어쩌노…”. 대우조선에 들어가 첫 월급을 탄 뒤, 외할머니 속옷까지 사왔던, 정말이지 사려 깊고 착한 아이였다. 그 아인, 말 한마디 없어 그렇게 홀로 먼 길을 가 버렸다.

20일 새벽, 송정IC 옥포방향 램프에서 중앙분리대 턱에 부딪쳐 차량이 전복돼 사망한 운전자가 그 아이였다. 사고현장에 가보니 한마디로 처참했다. 곡선주로 시작점 중앙분리대 턱받이를 충격한 차량은 20여m 넘게 떨어진 반대차로 바깥난간을 들이받고 다시 철망 쪽으로 튕겨 올라 20m가량을 더 굴렀다. 운전자는 반대차로 뒤 철망에서 15m가량 더 떨어진 중앙분리대 시작점 아스팔트로 튕겨졌다. 도로의 구조적 결함 외에는 달리 설명이 안 되는 처참한 사고였다.

도로담당 부서 공무원들과 다시 현장을 찾았다. 해당부서장은 곡선주로 시작점의 ‘역 구배’ 시공을 직접 확인한 뒤, “사고가 안 날래야 안날 수 없는 도로”라고 혀를 찼다. 그것이 설계결함인지 시공결함인지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이 도로는 지난해 말 거가대교 개통직전 준공됐다. 경남도가 관리주체니 당연히 경남도 감독관이 준공서류에 서명했을 터다. 그 감독관은 이 같은 시공결함을 몰랐을까. 아니면 알고도 눈감아 버린 것일까. 도로 준공 후 사고가 끊이질 않았는데도 지금까지 방치됐던 걸 보면, 정확히 몰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알고도 그랬다면, 현 시점에서 그 감독관은 반드시 옷을 벗어야 한다.

뒤늦게나마 ‘거제시민의 안전 확보’ 차원에서 옥포램프 마의구간 도로를 경남도를 대신해 시가 먼저 보완하겠다고 한다. “지금까지 뭐하다가…”란 푸념이 앞서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그것이 결혼을 앞둔 한 청년의 애달픈 죽음을 최소한이나마 위로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속으로는 ‘씨바…’라는 분노가 끓어오르지만 말이다.

 

 

 

 

   
 ▲ 송정IC 옥포방향 램프.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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