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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사람을 바보로 아나’유진오 /뉴스앤거제 명예회장

   
▲ 유진오 뉴스앤거제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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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에게 한 표 한 표가 절실한 선거철이 되었나 봅니다. 지난해 3월 “경제성도 없고 영남의 지역 간 갈등만 부추긴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백지화 선언’을 했던 신공항 이야기가 또 다시 선거철 메뉴로 차려진다고 합니다. B의 대선공약이던 ‘동남권 신공항 추진’이 이번에는 ‘남부권 신공항’으로 이름이 조금 바뀐 것입니다.

새누리당(한나라당의 새 당명)의 공약개발팀은 기존 신공항 구도(부산, 경·북남, 대구, 울산)에 호남까지 포함시킨 추풍령 이남 지역 전역을 대상으로 삼는 ‘남부권 신공항 추진’을 오는 10일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4.11총선 공약안으로 보고해 채택한다는 보도입니다. 일찍 낌새를 챈 부산의 한 신문은 “영호남의 중심지는 바로 지리산 꼭대기”라고 지적하며, ‘신공항 재추진 공약, 부산 사람을 바보로 아나’라는 사설을 싣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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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영남지역 사람들에게 그날의 분노와 실망이 채 가시지 않은 ‘신공항 백지화’는 20년 전부터 시작된 남해안의 발전 청사진입니다. 1992년 초, 부산시는 김해공항을 이전, 재배치하는 도시기본 계획을 검토했습니다. 그저 검토계획이던 김포공항 이전 안은 10년이 지난 2002년4월15일 중국 민항기가 김해공항 북쪽 돗대산에 추락해 129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치는 참사가 터지면서 그 추진이 본격화 됐습니다.

신공항 입지를 물색하던 부산시는 전문가들의 연구를 근거로 가덕도 남쪽 해안을 적지로 결정했습니다. 정부는 부산시의 건의에 대해 ‘동남권 신공항’ 추진이란 명목으로 TK지역을 끌어 들여 영남권에서 적지를 선정한다고 수선을 피웠습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선임된 이 명박씨는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대선공약으로 발표, 영남권의 지지를 얻는데 크게 이용했습니다. 정부는 2009년 12월, 2년에 걸친 타당성 조사 용역이 근거라며, 가덕도 남쪽 해안과 밀양 하남평야 두 곳을 신공항 후보지로 압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무렵부터 가덕도를 지지하는 부산과 거제시를 포함한 김해, 진해, 마산, 통영 등 경남 남부지역과 밀양을 미는 경남 중·북부지역, 울산, 대구, 경북의 유치전이 과열되기 시작했습니다. 신문, 잡지 등의 광고 홍보전과 함께 시가지 마다 신공항 유치 프랜카드가 넘쳐 났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1년3월30일 정부는 기덕도와 밀양 두 곳 모두 ‘건설비가 많이 들고 경제성이 없다’며 부적합 판정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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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이 물거품이 된지 1년, 선거철을 맞아 정치인들이 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지난 1월2일 뜬금 없이 김 두관 경남지사가 기존 신공항 구도에 호남까지 아우르는 ‘남부권 신공항’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1월19일에는 김해에서 ‘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남부권 신공항 아이디어는 동남권 신공항 때처럼 ‘해당 지역의 중간지대에 세우면 된다’는 전형적인 선거용 포플리즘이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두관 지사는 ‘친노(친 노무현계)’의 적통으로 알려진 정치인으로 2월 중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민주통합당에 입당할 것으로 보도된바 있습니다. ‘남부권 신공항 건설 추진’은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재인의 대선공약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것입니다. 영호남 표심을 함께 노릴 수 있는 ‘요망스런 득표 미끼’이기 때문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정치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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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나 대선의 공약은 유권자들로부터 최소한의 진정성을 인정 받아야 합니다. “표 얻으려고 약발 떨어진 한약을 또 우려먹으려 한다”는 핀잔을 듣지 않으려면 ‘어디에 신공항을 세우겠다’고 입지를 선정해 발표한 다음, 그 지지 여부를 선택 받는 것이 순리입니다.

인천 영종도 공항을 건설할 때는 사전에 항공기 소음 피해가 없는 곳, 확장에 장애가 없는 곳 등 입지 선정 기준을 명확히 밝혀 경기도나 충청권의 유치 경쟁이나 반발을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동남권 신공항’입지 선정 때도 정부는 모범 답안을 갖고 있으면서 내놓지 않았습니다. 정권 실세인 TK 인사들에게 휘둘릴 것에 미리 겁을 먹었는지 세계적 기준과 추세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국제공항 건설의 세계적 기준과 추세는 해안지대 입지 선정입니다. 지난 81년 이후 30년 동안 세계적으로 국제공항이 개항된 곳은 모두 13 곳입니다. 그 중 이홉 곳은 해안에 건설됐고 네 곳은 내륙지방입니다. 네 곳 가운데 세 곳은 미국의 덴버공항과 태국 방콕 외곽지 등 지리적 여건이 해안과는 수백km 떨어진 내륙지방입니다.

국제공항을 여는 곳은 모두가 대도시 주변입니다. 그래서 첫째 주변 지역민에게 747과 같은 대형 항공기의 소음 피해가 없어야하고 둘째 24시간 항공기의 이착륙이 안전한 곳이라야 합니다. 셋째는 훗날 공항을 확장 할 때도 장애가 없는 지리적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는 두말 할 것도 없이 가덕도가 적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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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재 추진’ 보도를 접한 남쪽 지역민들의 민심은 한마디로 ‘부산·경남 사람들을 바보로 아나’입니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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