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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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 중동의 아부다비에서 날아든 낭보는 온 국민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한국전력공사가 주도하는 컨스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가 발주한 400억달러(약 47조원)규모의 초대형 원자력발전사업 프로젝트를 따냈다는 것입니다. 이번 원전 사업 수주는 1400MW(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4기의 설계와 건설 그리고 준공 후 운영지원과 연료공급을 포함한 일괄수출 계약입니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플랜트와 건설 등을 통틀어 한국의 해외사업 수주 역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종전 기록이었던 리비아 대수로 공사 수주액(63억달러)의 6배 이상입니다.
건설 부문의 계약금액만 약 200억달러로 이는 쏘나타승용차 100만대 또는 초대형 유조선(30만t급)180척을 수출하는 금액과 맞먹는다는 것입니다. 신규 고용 창출 효과도 2020년까지의 건설기간(10년)동안 11만명(한해 1만1000명)에 이른다는 추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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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원전 프로젝트 수주는 한국원자력 역사 50년 만에 ‘원자력발전시설 수출 자격증을 땄다’는 것으로 한국이 국제 원전 플랜트시장(1200억달러 추정)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는 의미가 큰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이 된 것은 선진 기술력을 가진 원전산업 강국으로서의 국가이미지 효과 때문에 국격(國格)도 높아지는 게 또 다른 소득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건설 수주 배경엔 이명박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고 청와대측은 밝혔습니다.
지난 5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UAE 방문 이후 프랑스로 기울던 판세를 뒤집은 것은 이 대통령의 전화외교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잇따른 UAE 파견으로 이 대통령 주도로 정부가 사실상 올인한 성과입니다.

특히 이번 수주는 한국에 원자력발전 기술을 전수한 미국 및 프랑스 회사들과 당당히 맞붙어 따낸 것이어서 ‘청출어람(靑出於藍:쪽에서 뽑아 낸 푸른 물감이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나 후진이 스승이나 선배보다 더 뛰어남을 이르는 말)의 쾌거’라고 보도한 신문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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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원주프로젝트 수주’ 낭보는 거제시민에겐 또 다른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세계조선 1위, 대한민국을 이끄는 힘! 조선해양도시 거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7년 한해 수주액이 40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대우조선해양이 그 해 수주한 신조선 135척의 계약금액이 215억 달러였고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신조선 104척의 계약금액이 212억 달러로서 거제시 두 조선회사의 한 해 수주액이 427억달러 였습니다.

이번 원전수주액 400억 달러는 환율을 1달러 1,176원 기준으로 셈하여 47조400억원이라고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지난 2007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427억달러를 같은 환율 기준으로 셈하면 무려 50조215억원 입니다.

대통령까지 나선 국가적 총력지원으로 따낸 원전수주액 400억달러(47조400억원)보다 거제의 두 조선회사가 자력으로 한 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주한 신조선 계약액 427억달러(50조215억원)는 결코 과소평가될 일회성 경사는 아니었습니다.

그것도 세계적 조선강국 일본을 제치고, 추격하는 중국을 고 부가가치 기술과 첨단 설계능력으로 따돌리며 옥포만에 대형 조선소를 준공한지 27년 만에 ‘세계제일의 조선강국’이란 세계적 신뢰가 얻어낸 쾌거이자 거제시 역사에 길이 남을 큰 경사였습니다.

그러나 거제시민들의 ‘체감인식’은 거제시와 기관단체 몇 곳에서 플래카드 몇 장을 내붙이는데 그쳤습니다. 그마저 필자가 대표로 있었던 새거제가 ‘427억불 수주 경사’를 보도한 이후 ‘불이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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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3만의 거제시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조선 산업입니다. 조선 인력만 봐도 양대 조선사 근무자 2만3,400여명, 협력사 3만1,500여명(299개사)등 도합 5만3,500여명입니다. 그 가족을 합한 조선산업 인구수는 16만1천여명으로 거제시민의 70%입니다.

조선인력 5만3천여명에게 지급되는 임금만도 월 2,500억원 안팎으로 한해 3조원이 넘습니다. 지난해 세계적 불황으로 올해 수주액이 급감했다지만 내년 봄쯤이면 ‘조선 불황의 터널’은 벗어난다는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2007년 427억달러이던 두 조선사의 수주액은 2008년 270억달러로 줄어든 이후 올해는 50억달러를 겨우 넘겼습니다. 그러나 이미 수주한 신조선 잔량이 대우조선해양 174척에 해양플랜트 18기, 삼성중공업 186척에 해양플랜트 3기로서 786억달러치나 됩니다.

UAE 원전 수주 낭보는 거제시민들에게 조선산업에 대한 더 깊은 애정과 사랑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유진오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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