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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축제, 옥석 가려야손영민 / ‘꿈의 바닷길…’ 저자

   
 
3월에는 유달리 꽃을 주제로 한 축제가 많다. 꽃소식은 남쪽부터 시작해 북으로 이어진다. 3월 중순 광양 매화 축제를 비롯해 거제대금산 진달래 축제, 섬진강 일대의 산유수와 진해 벚꽃축제가 만개한 봄을 이끌고 이어진다. 각 지역마다 철쭉 축제와 개나리 축제가 줄을 잇고 4월 여의도의 벚꽃 축제에 이르면 봄은 정점에 닿게 된다. 꽃의 계절다운 축제의 연속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꽃 축제와 마찬가지로 거제 대금산 꽃 축제 또한 여타 특산품 축제와는 달리 비교적 상업성을 덜 띈 채 진행되는 편이다. 대금산 진달래 축제에 직접 참가하는 지역 관계자들은 올봄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작년에는 조류독감과 구제역 파동으로 축제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3월말에서 4월초 순경에 대금산에서 열리는 진달래 축제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무시 못 할 정도다. 방송을 통해 거제 대금산, 여수 영취산, 마산무학산이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진달래 군락지로 널리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상춘객들이 몰려오고 제철 맞은 외포항 봄 멸치도 제값을 받을 수 있어 1년에 한번 열리는 대금산 진달래 축제는 어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대금산 진달래 축제는 거제 고유의 콘텐츠로 관광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비슷한 아이템의 난립이 더 많은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한 가지 축제가 성공하면 주변지역에서 비슷한 축제를 기획하여 결국 특색이 없어지고 만다. 유사한 풍토를 지닌 지역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로 치부 할 수도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같은 주제로 인근 지역에서 다른 축제를 여는 웃지 못 할 일도 생겼다. 게다가 지역 내의 의견이 갈려 같은 내용으로 이름만 달리해 경쟁하는 일이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다.

필자는 새거제신문 편집인으로 재직할 당시인 2007년 4월, ‘난립된 축제, 이대로 좋은가 ’ 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기고 한 적이 있다.

“대금산 진달래축제에 이어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 일대에서 열리는 거제봄꽃&숭어축제는 숭어가 많이 잡히는 지역이 아닌데다 봄꽃도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채꽃 과 벚꽃 등을 선택해 결과적으로 문화의 정체성이나 지역경제 어느 쪽도 성공 하지 못했다” 는 내용으로 기억된다.

난립된 축제의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히던 거제봄꽃& 숭어축제는 결국 행사가 중단된 지 3년 만에 ‘거제몽돌해변축제’라는 이름으로 같은 장소에서 새롭게 선보인 다고 한다. 설득력이 없는 축제가 명분 뿐 인 행사로 전락 했던 거제봄꽃&숭어 축제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방자치제 출범 이후 거제지역 발전을 위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채택 하는 방법이 바로 지역 축제를 기획 하는 일이다. 그러나 비슷비슷한 지역 축제가 경쟁적으로 무분별 하게 열리는 작금을 보면 그 정체성을 염려하는 의견들이 일반 시민은 물론 전문가 집단조차 조심스럽게 지적되고 있다.

구분조차 어렵고 이름조차 생소한 축제들이 난립 하면서 거제시는 축제 콘텐츠에 대한 충분한 논의는 없이 지역 간 경쟁력만 내세워 무분별하게 지역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 했고 결국 ‘동네잔치’ 수준의 축제로 전락했다 .

지역 축제 하면 특산물을 홍보하고 파전에다 동동주를 파는 향토 음식점등 획일적인 모습부터 떠오르지만 이젠 차별화된 테마를 활용해 성공 사례로 기록될 만 한 축제도 적지 않다.

구조라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바다로 세계로 해양스포츠 축제는 천혜의 관광 자원과 문화 예술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해양 축제다 .

진흙을 놀이 기구로 해 12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보령 머드 축제는 외국인들이 특히 재미있어한다. 볼거리가 별로 없는 해미읍성 축제는 옥중 체험, 곤장 맞아보기 등 역사 체험 장을 꾸며 10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했다. 이런 축제들은 팔짱 끼고 구경하는 행사가 대부분 이었던 과거 형태를 벗어나 공연자와 구경꾼, 장사꾼이 직접 참여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영국의 에든버러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예술로 치료하기 위해 유럽의 예술가들이 모여 작은 축제를 시작 했다. 축제가 시작 된지 65년, 영국에서도 시골 마을인 에든버러는 세계적 명소가 됐다. 에든버러 축제는 세계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고 이익을 많이 내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가장 주목 할 것은 영국의 이미지를 문화 예술의 본고장으로 바꿔 놓은 일이다.

임진왜란,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거제도와 에든버러는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그렇다면 거제가 얼마든지 세계적인 문화 예술의 명소로 거듭 날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된다. 따라 하기식 모방이 아닌 실질 적으로 거제를 상징할 수 있는 특화된 관광 상품을 발굴, 지역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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