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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치둥시의 용트림강돈묵 교수 기행문…자매교류단으로 치둥시 방문 뒤

   
▲ 강돈묵 교수
며칠 전, 거제시와 계동시(啓東市)와의 자매결연단의 일원으로 중국에 다녀왔다. 사실 이번 중국방문은 나에게 커다란 짐이었다. 13년 전 중국의 용정시와 결연을 맺었으나,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였던 것을 알고 있는지라 더욱 부담스러웠다.

특히 나 자신조차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관변에서의 외국 벤치마킹이 외유성에 머물고 있다고 질타하던 터였으니 더욱 그랬다. 몇 차례 주저하다가 내 능력껏 뭔가를 가지고 오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으로 상해 포동공항(浦東空港)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두 도시가 우호적 관계를 가지고 결연의 의식을 갖는 데는 소기의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상대를 고를 때에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우리가 내어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서로 상생하며 같이 발전할 수 있는 도시인가 정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

지난 번 용정시와의 자매결연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러한 기본 취지보다는 같은 민족이라는 데에 더 민감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다 보니 상호 협력보다는 한 쪽의 빈 곳을 채워 주기에 힘이 들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치둥시와 상하이를 잇는 숭계대교 건설현장. 거제-부산간 거가대교와 흡사하다

이번에 선택한 계동시는 그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도시였다. 진정 상호 협력의 위치에 있는 도시였다. 두 도시가 앞으로 추구해 나가야 할 방향이 너무도 흡사한 곳이었다. 우리 거제시는 대도시인 부산과 바다를 두고 이웃하고 있고, 계동시는 대도시인 상하이와 양자강을 사이에 두고 이웃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거가대교로 부산과 연결시키는 거제와 숭계대교(崇啓大橋)로 상하이와 연결시키는 계동은 앞으로 공유할 부분이 너무도 많았다.

지금 계동시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우리의 갈 길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머지않아 대도시에 연결되는 계동시는 빨대현상이 자신들에게 이롭도록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이 눈에 잡힌다. 상하이의 기업들과 사람들이 계동으로 나와서 살 수 있도록 서두르고 있었다.

계동은 양자강의 하구에 위치하고 있어서 매일 퇴적층으로 육칠백 평의 땅이 늘어난다. 그곳에 도시계획을 세워서 미래를 대비하고 있었고, 엄청난 대지를 공단이 들어설 수 있도록 이미 삔하히(濱海)공업원을 만들어 외국의 기업이 들어와 활동하고 있었다. 가까운 시일 안에 상하이의 기업도 짐을 꾸려 옮겨올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치둥시에 있는 수산양식연구소

수산자원의 고갈에 대비하여 수산양식연구소를 세우고 하나하나 시설을 해가면서 점검해 가는 그들의 모습이 왜 그리 부러웠던지. 여사항(呂四港)에는 고철에 가까운 삼천여 척의 배가 낮잠을 자고 있지만, 수산 산업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연구소 때문이었다. 이 연구소는 우리가 흔히 보는 국내의 수산연구소와는 거리가 있다. 우선 그 스케일이 엄청나다.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점검하며 진행되는 모습이 너무도 의연해 보였다.

이곳 공단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과 도시를 밝혀줄 전력을 준비하기 위한 그들의 투자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벌써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기가 200여 기에 이르고,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란다. 미래에 대비하는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느낀 불안감은 나 하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미래의 거제 상수원을 위한 자체 생산 계획도 마련하지 못하는 우리와는 달랐다.

   
치둥중학교
계동시에는 재학생수가 5,500명이나 되는 계동중학교가 있다. 개교한 지 80년이 되는 명문이다. 도착하자 교장이 나와서 학교에 대한 설명을 한다. 학교의 역사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게시된 공간이 부럽다. 그 긴 세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이 활기차게 농구를 하고, 건물로비에서는 탁구를 치는 학생들이 지나는 방문객의 손을 이끌며 함께 하기를 청한다. 뿐만 아니라 손님맞이로 정신이 없는 교장까지도 농구 코트로 불러 세운다. 젊은이들의 그 활기찬 모습이 부럽기 그지없다.

이 학교는 국제올림피아드 수학경시대회에서 금메달을 13개나 땄다고 자랑한다. 사회주의국가라서 통제 속에서 살고 있으려니 했는데 그게 아니다. 그렇게 발랄하고 건강할 수가 없다. 앞으로 조선계통으로 나갈 학생들이 거제대학과 연계될 수 있을 것 같아 교장과 별도의 이야기도 나눴다.

강해문화제(江海文化祭) 개막식에서 그들이 보여준 것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제 겨우 두 번째 행사인데, 그 완성도가 수십 년은 된 듯하다. 한 마디로 거대한 발전의 잠재력을 보았다고나 할까. 이들은 개막식에서 계동시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의 대표들을 단상으로 올려 투자약정서를 공개 작성 교환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외국 자본의 유치에 정열을 쏟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공개된 장소에서 투자약정서에 서명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얼마나 외국의 자본에 정성을 들이는가를 알 수 있다.

   
밀랍전시관

계동시는 예술이 발달한 곳이다. 건축예술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고, 음악 미술 무용에 이르기까지 수준급의 예술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예술을 종합하여 발라드댄스로 승화해 내는 능력도 보여주었다. 개막식에서 연출된 노래와 춤은 확실한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진 것이었다.

바다와 강을 끼고 살아온 그들에게 노래와 춤은 필연적이었을지 모른다. 그들의 조상들이 살아낸 삶을 예술작품으로 승화해 내는 솜씨가 대단하다. 혼이 담긴 작품이었다. 나는 이 공연을 보면서 거제의 예술인들이 한번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소망하면서, 이번 공연의 DVD를 그곳 부시장에게 주문하였다.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한 지 팔십여 년밖에 되지 않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기획도시 계동. 거리로 나가도 전봇대 하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넓은 땅에 도로를 내었으면 그만큼 더 나무를 심어 자연과 공존하려 한다. 차도 밖으로 자전거도로, 더 밖으로는 인도를 만들고 접도구역에는 나무를 심어 매연의 피해를 막는다. 도심 여기저기의 공원에서는 주민들이 아침운동으로 몸을 풀고 있다. 도심의 가로등 하나를 설치해도 예술적 감각을 살리고, 거리의 조명도 지나는 길손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 치둥시 도시전체 모형

곳곳에 도시 전체의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 그 모형만 보아도 도시의 형태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다른 의미도 있다. 그들이 자신만만하다는 것이다. 도시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만큼 보여줄 것이 있다는 뜻이다. 자신 있게 내놓을 것이 많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거제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모형을 만든다면 볼거리가 얼마나 있을까.

우리가 눈여겨 볼 것은 끝이 없으나 상하이의 동방명주(東方明珠)만은 이야기하고 마쳐야 할 것 같다. 그 높이가 468미터라는 것을 내걸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들이 갖고 있는 생각의 출발점을 기억하자는 것이다. 지하에 설치된 밀랍전시관에 가면 그들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단순한 텔레비전 송신탑이나 전망대로 끝날 곳에 자신들의 역사를 전시하여 국민적 긍지감을 심어 주고, 외국 관광객에게는 의연한 중국의 모습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가장 위에 올린 것이 아니라 가장 밑에 둠으로써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치둥시민들이 공원에서 한가롭게 쉬고 있는 모습
이번 중국 계동시 벤치마킹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그 무엇보다도 그들의 정신적 건강이었다. 굳이 발전하는 중국의 시설물을 열거하며 말하긴 하였으나, 그보다 그들이 앞으로 도시를 어떻게 일구어 가려는지 정확히 보고 왔다. 두 도시가 가지고 있는 조건이 여러모로 흡사하여 앞으로 상호 협력의 기회가 많이 제공되리라 믿는다.

다만 여기에 임하는 우리의 태도여하에 따라 그 성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루에 육칠백 평의 땅이 황해로 뻗어 나온다는 사실이 단순한 땅의 문제가 아닌, 그들의 도도한 물결로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풍력발전소. 치둥시에만 200여기에 이른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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