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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에 부쳐’손영민 / 꿈의 바닷길로 떠나는 거제도여행 저자

   
 
필자는 ‘ 5월 가정의 달’의 진정한의미를 되새겨 보기위해 살아생전 효도하라는 조상들이 기록한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비행을 저지른 자식에게 부모가 종아리를 쳐 응징하고 교육하는 관습은 동서고금이 다를 것 없다. 그런데 그와는 정반대로 비행을 저지른 자식으로 하여금 아버지, 할아버지의 종아리를 치게하여 자식을 교육하는 관습은 이 세상에서 우리나라 말고는 찾아볼 수 없을 것 이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비행을 저지른 자식을 도장 속에 가두어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린다.

밤이 깊어지면 아버지는 이 아이를 앞세워 강 건너 산속에 있는 조상의 무덤까지 끌고 간다. 무덤에 이른 아버지는 굵직한 회초리를 서너 개 꺾어다 무덤에 놓고 큰절을 하며 돌아가신 조상에게 “소자가 불초하여 자식하나 못 거두고 못 가르쳐 조상에게 이런저런 못된 짓을 저질러 조상에게 누를 끼쳤으니 그 죄의 대가로 저의 종아리를 피가 튀도록 쳐 주시옵소서”라고 고한다. 그리하고는 종아리를 걷고 상돌에 올라선 채 비행을 저지른 자식 놈으로 하여금 회초리를 들려 사정없이 치도록 호령한다.

이것이 ‘조상 매’다. 나이 어린 자식은 자신의 잘못이 조상에게 까지 소급되는 연대죄악이라는 것을 통감하게 될 것이요, 아버지 할아버지의 종아리를 치지 않을 수 없음으로써 얻어 지는 교육효과 또한 막중했음직하다.

과실을 저지른 제자로 하여금 스승의 종아리를 치게 하는 관습도 있었다. 문묘 앞에 제자와 더불어 엎드려 “부덕한 소치로 선현의 도리에 어긋난 제자를 있게 한데 대한 응분의 벌을 받겠나이다.”고 고하고서 종아리를 걷고 맷돌위에 올라서 제자로 하여금 회초리로 피가 나도록 치게 한다. 잘못을 저지른 자신이 맞을 매를 오히려 때려야 하는 이 역리가 그 제자에게 가져다주는 교육 효과는 막대하다 할 것이다. 어떻게 더 나쁜 짓을 할 수 있겠는가. 우리 전통사회에서 제자가 스승을 때린다는 것은 이 같은 ‘맷돌 매’ 이외에는 상상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법전에 스승을 때린 죄는 아버지. 어머니를 때린 구부모죄(毆父母罪)에 준하여 벌을 준다 했지만, 역사적으로 부모를 때린 사례는 많아도 스승을 때린 사례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만큼 보다 지엄한 사이였던 것이다.

부모나 스승을 때린 죄는 10년 이상의 유배형(流配形)이 원칙이요 관습법으로는 마을에서 추방하고 그 폐륜아가 살던 집을 헐고 터를 파 못을 만들어 버림으로써 응징하였다. 심한 경우 부모나 스승을 팬 그 고을의 격을 낮추고 수령은 벼슬을 내놓고 조정에가 대죄(待罪)를 해야 했던 대사건이었다.

우리 선조들은 이와 같이 자식과 제자교육을 살신 하면서 까지 중요시 하였는데 요즈음 들려오는 보도를 보면 자식들의 부모에 대한 행패와 제자가 스승을 폭행하는 폐륜 행위는 부모와 스승의 목숨을 앗아 갈 정도로 극악무도 해져서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최근 들어 체벌금지로 일선학교에서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어버이날을 불과 30여일 앞두고 40대 딸이 함께 기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팔순 노모를 교살 하였다. 마귀 쫒는 기도를 함께 하자던 딸이 마귀로 변했다는 것이다.

작년 연말에도 60대 노인이 “자식에게 매 맞기 싫다” 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서울에 사는 이 모 씨는 그동안 상습적으로 어머니를 때려 존속 폭행혐의로 입건된바 있었는데 이번에는 용돈을 헤프게 쓴다는 어머니의 질책에 반발해 또 폭행을 저질러서 어머니로 하여금 비관을 머금은 채 자살의 길을 걷게 하였다. 지난3월에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다고 동반 자살을 택했던 어느 노부부의 슬픈 보도가 가슴에 앉혀진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사건들이다.

다섯 자녀를 둔 할머니를 양로원에서 만난 적이 있다. 한사코 자식들이 서로 모시겠다고 했지만 당신이 싫어서 양로원에 있다고 하는 할머니. 불효자식을 욕되게 하지 않으려는 할머니의 마음이 아름다웠지만 호의호식하는 할머니의 자식들이 원망스러웠고 사회복지의 모순이 한탄스러웠다. 동반 자살한 노부부, 삶을 매듭짓는 끈을 나누어 매는 그들의 최후가 눈에 뵐 듯 아른 하다.

낳고 기른 부모의 은혜에 대한 찬미는 그지없다. 하늘같고 하해 같다는 말이 시경에 나온다. 조선시대 정철 김수장의 시가에도 나온다. 은(恩)이라는 한자는 부모의 마음을 상징한다. 은혜 은(恩)자의 이부자리가 입구(口)요, 큰 대(大)자는 팔다리를 편 아기가 드러누운 형상이다.

노래에 나오듯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는’ 부모의 마음이 배어 있는 것이다. 법은 어버이 같은 존속을 해치면 그 아들딸인 비속을 더 엄하게 벌한다. 존속(尊屬)의 존(尊)자는 멋진 술잔을 받들어 올리는 손의 모습을 형상한다. 또 비속(卑屬)의 비(卑)자는 밥 푸는 주걱을 본뜬 문자이다. 받들어 올려야 존속이요, 비속은 주걱노릇을 참고 달게 받아야 한다. 이것이 존비속(尊卑屬)의 세계인 것이다.

세상이 살벌한 판이 되었어도 부모 자식의 인연은 끊을 수 없다. 뜻 깊은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恩의 뜻을 되새기자.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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