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후 선거구획정 및 정수배정 의견제시를 위해 열린 시의원 간담회.

구 신현지역 의원정수를 현행 3명에서 4명으로 늘리고, 나선거구(연하장 및 옥포1,2동)는 도농복합시 특수성을 감안, 선거구를 분리해 연하장과 옥포에서 각각 2명씩 선출한다.

13일 기초의원 정수책정에 따른 선거구 획정 의견제출을 위한 시의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선거구획정 시의회 의견 합의안이 어렵게 도출됐다. 시의회 의견은 이날 저녁 경남도 선거구획정위원회에 곧바로 전달됐다. 시의회 의견을 참조한 거제시 의견도 별도 제출됐으나, 시의회 의견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남도선거구 획정위원회는 15일 오전 3차회의를 열어 각 시군에서 올라 온 의견을 토대로 도내선거구획정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다만, 이날 획정위 심의는 각 시군 의견을 추인하는 형식적 절차성격이 강해 사실상 거제시와 시의회가 결정한 선거구획정안이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 시의회가 13일 격론끝에 도출한 합의안. 이 안은 15일 열리는 경남도선거구획정심위에서 최종 확정된다. 시군의회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점에서 이 안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 공직선거법 선거구획정 관련 조항

13일 오전 10시 시의회 2층회의실에서 시작된 간담회는 지역구별 정수배정을 두고 오후 늦게까지 격론이 이어졌다. 결국 오후 5시가 넘어 조정안에 대한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겨우 합의안이 도출됐다.

최대 핵심쟁점은 가선거구(구 신현읍) 정수배정 문제. 경남도선거구획정위의 선거구획정 및 정수배정 기준은 '최저정수 7인+인구(65%)+읍면동수(35%)'다. 이를 현행 선거구에 적용하면 가선거구 4.80명, 나선거구(연하장 및 옥포) 3.40명, 다선거구(일운~사등) 2.63명, 라선거구(장승포지역 및 아주) 2.17명으로 갈린다.

획정기준 적용에서 2.63명에 불과한 다 선거구가 3명으로, 2.17명인 라 선거구가 2명으로 조정된 데는 큰 이견이 없었다. 정수기준 3명에 못 미치는 다선거구는 지역범위가 넓고 면수도 거제시에서 가장 많다는 점을 감안해 대체로 이해되는 분위기였다.

문제는 기준적용 4.80명인 가 선거구와 3.40명인 나 선거구. 신현지역 출신 의원들은 늘어난 의원정수 2명 모두를 인구 10만을 훌쩍 넘긴 가 선거구에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행 공직선거법 제26조 제2항 및 제4항에서 '하나의 시도의원 선거구에서 선출할 시군의원 정수는 2~4인으로 하되, 의원정수가 4인 이상일 경우 2개 이상의 선거구로 분할해야 한다'는 규정에 막혔다. 말하자면 한 선거구에서 5명을 한꺼번에 뽑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구 신현지역의 선거구 분할에는 의원 대다수가 부정적이었다. 지역범위로 볼 때 선거구 분할은 무리라는 게 그 이유였다. 결국 나머지 1명을 적용기준 3.40명인 나선거구에 배정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여기서도 논란은 많았다. 정수 4명을 한꺼번에 뽑느냐, 아니면 이참에 연고권 및 지역성향이 다른 연하장과 옥포지역을 분리해 선거구를 나누느냐를 두고 장시간의 논란을 벌였다. 같은 생활권인 아주지역을 옥포1,2동 선거구와 합치는 문제도 제기됐다. 그러나 기초의원 선거구는 도의원 선거구내에서 조정할 수 있다는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아주포함 문제는 논의대상이 되지 못했다.

시의회는 결국 오후 4시30분 3차회의를 속개해 마지막 조율을 거쳤고, 조정안에 대한 의원 비밀투표를 통해 늘어난 의원정수 2명은 가선거구와 나선거구에 각각 1명씩 배정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또 정수1명이 늘어난 나 선거구는 도농복합시 특수성을 감안해 연하장과 옥포1,2동으로 나눠 각각 2명씩 선출하는 것으로 선거구를 획정했다.

▲ 핵심쟁점이 된 가,나선거구 정수배정을 두고 직접적인 이해가 맞닿아 있는  의원들. 좌측부터 김정자ㆍ이태재ㆍ옥진표ㆍ이행규 의원

달라진 판도 누구에게 유리한 구도인가

구 신현지역 의원정수가 3명에서 4명으로 늘고, 옥포지역과 연하장 선거구가 쪼개지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우선 신현지역 의원정수 확대에 따른 한나라당 공천자 수가 몇 명이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나라당 공천자 수에 따라 무소속 또는 야권 주자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06년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신현지역에 정수3명 모두를 공천했지만 이 중 1명만이 살아 남았다. 3명을 뽑는 선거에 3명공천은 그만큼 위험하다는 학습효과를 얻은 셈이다. 때문에 이번에는 4명 전부를 공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 2명에서 3명까지의 공천이 예상된다. 당선가능성이 높은 2명만을 공천할 가능성도 높다.

한나라당 공천자 수가 2명에 머물 경우, 공천자 모두가 당선되더라도 나머지 2명은 무소속 또는 야권주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무소속 주자의 성향 여부에 따라 한나라당 공천자의 운명도 영향을 받게 될 공산이 크다. 결국 의원정수 확대는 지역정서에 편승해 상당한 프리미엄이 보장됐던 한나라당에게는 적잖은 부담을 주지만, 무소속 또는 야권주자에게는 그만큼의 기회가 보장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연하장과 옥포지역 선거구 분리는 한나라당과 진보진영 모두에게 득과 실이 교차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하장의 경우 한나라당 또는 보수진영 후보들이 지금까지 야성이 강한 옥포지역에서 상당한 고전을 해 왔다는 점에서, 선거구 분리는 이들에게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공천 프리미엄도 제법 쏠쏠한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옥포지역은 지금까지의 선거결과로 볼 때 진보진영 후보의 독주가 예상된다. 벌써부터 진보신당 후보 정수(2명) 공천설이 나올 정도다. 다만, 진보신당과 민노당 후보 간 각축이 치열할 경우 한나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선거구 분리가 진보진영 기초의원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로 작용하는 반면, 도의원 후보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 의원간담회에서 선거구획정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는 이상문 의원

신기방 기자  sgb@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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