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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가불신(染不可不愼)[기고]옥태명…환경은 삶의 중요한 바탕이지만 중요한 건 “나”

   
▲ 둔덕주민자치회 행정분과장 옥태명
요즘 날씨가 기다리는 비는 오지 않고 농촌의 밭작물은 타 들어가는데, 하늘도 무심하지 거제지역은 장마가 시작하는 날 많은 비가 오고난 뒤 비소식이 없어 농민들은 TV를 켜면 일기예보 방송에 비가 오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떤 날은 5 ~ 40mm 비가 온다고 하여 약초를 심었더니 비가 오지 않아 물주기에 바쁜 일손을 더하고 소낙비도 가끔 내려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신정근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 교수의 『동양고전이 뭐 길래』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환경은 삶의 중요한 바탕이지만 중요한 건 “나” 들인 색이 변하면 나오는 색도 다릅니다. 학교 다닐 때 보면 혼자 다니기보다는 꼭 서너 명씩 몰려다니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어울려 평소 하지 않던 또는 못하던 것을 경험하다가 불미스러운 일을 겪곤 합니다. 부모님이 이를 알고서 “얘가 원래 그러지 않았는데 친구를 잘못 만나서 그렇게 되었다” 라며 한탄 합니다.

동아시아의 고전을 보면 주위 환경에 조심하라는 내용의 고사성어가 무척 많습니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 교육을 위해서 이사를 세 번이나 다녔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이 외에도 붉은 인주를 가까이하면 붉게 되고, 검을 먹을 가까이 하면 검게 된다는 근주자적(近朱者赤) 근묵자흑(近墨者黑)도 귀에 익은 말입니다.

과연 우리는 친구 때문에 나쁘게 되는 것일까요? 나에게 그럴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과연 친구와 환경을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주범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새로운 자극을 주는 근원으로 봐야하는지 생각해볼 만한 일입니다.

동양 고전에서 환경의 영향을 일찍부터 설파한 인물로 묵자가 유명합니다. 묵자는 소염(所染)이란 글에서 염색을 비유로 들면서 염색을 조심하라고 좋은 친구 만나면 몸이 편안해지고 이름도 드날린다. 묵자의 생각은 실과 천에서 국가 운영으로 나아갔다가 다시 일반 사람으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좋은 친구를 만나면 몸이 편안해지고 이름이 날로 드날리게 되지만(身日安 . 名日榮) 나쁜 친구를 만나면 반대로 몸이 날로 위태로워지고 이름이 날로 욕먹게 된다. (身日危 . 名日辱)라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묵자의 염색 이야기를 통해서 자아의 형성과 환경의 영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생각해볼 때가 되었습니다.

묵자는 염색의 관찰을 통해 환경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도 나쁜 영향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환경의 부정적측면을 강조하는 이야기와 분명하게 차별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은 내가 내리는 것 묵자의 뛰어난 점은 염색의 관찰에서 삼가한다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신(愼)을 제시한 점입니다. 묵자가 '신'자를 썼다는 것은 사람이 무슨 일을 하든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그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 보면 좋다고 해서 일을 같이 해놓고 결과가 좋으면 서로 내가 해서 그랬다고 말하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나는 하기 싫었는데 누가 하자고 해서 그렇게 되었다는 식의 말을 합니다.

그러다가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우정을 하루 아침에 헌신짝처럼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묵자는 염불가불신(染不可不愼)을 통해서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염색을 어떻게 물들이냐에 따라서 결과가 어떻게 되는 줄 몰랐느냐? 처음에 좋다고 해서 같이 일을 해놓고 뒤에 와서 왜 몸을 빼는 거냐? 물론 친구 좋다고 하니까 친구를 믿으니까 제대로 따져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중요한 결정은 결국 내가 내리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습니다. 환경은 사람이 바라는 대로 살아가는데 중요한 바탕이 됩니다. 내가 그 바탕을 밟으면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바탕을 밟으며 나아갈 것인지 시작하기 전부터 곰곰이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덜렁 결정하고 나중에 후회하면 소용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나쁜 결과가 크면 클수록 개인의 삶에 너무나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묵자의 제안대로 환경을 잘 선택하면 친구가 있어서 좋아! 라는 말을 하게 될 것입니다.
 

뉴스앤거제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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