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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의 대한민국”[기고] 손영민 / 칼럼니스트

   
 
최근에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큰 슬품과 충격을 안겨 주었다. 

알다시피 선장은 배를 버리고 제일 먼저 탈출했고 구조하러온 해경은 적극적으로 선실까지 들어가 구출하기는 커녕, 탈출하라는 안내방송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고 선사는 선원 안전교육을 게을리 했다.

미국의 한 뉴스해설자는 이번 세월호 참사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의 고도성장이 가져온 부작용으로서는 너무나도 큰 비극이라고 논평 했다.

지난번 경주 마우나리조트 지붕이 무너졌을 때도 뉴욕타임즈는 비슷한 논평을 했다. 고도성장에 따르는 대가를 우리는 치를 만큼은 치른 줄 알았다. 너무 일찍 고도성장의 샴페인을 터트렸다는 비웃음을 받은 지도 벌써 여러 해 된다. 이제는 정신 차릴 만도 했다. 한두 번 겪은 참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왜 이렇게 잦은 참사를 겪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정부만이 여전히 모를 뿐이다. 성수대교가 붕괴 됐을 때 정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그랬고, 대구 지하철 화재가 났을 때도 '철저한 재난 방지책을 강구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가 났을 때도 종합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국민에게 누차 약속했다.

그러나 그런 다짐이 귓가에 생생한데 또 다시 진도 앞 바다에서 대형여객선이 가라앉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또 다시 판에 박은 듯 “이번 사고를 거울삼아 ---”하고 특별담화가 나왔다.

정치는 결코 말이 아니다. 또 지금까지 말만으로 끝났으면 정부의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 오늘의 인심이다.

건국과 함께 크게 세력을 팽창시켰던 한(漢)나라 7대 황제 무제(武帝)는 노(魯)나라의 유학자 신공(申公)에게 '정치'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신공은 “정치란 결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힘껏 실천하는 것”이라고 충언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번 세월호 참사의 원초적인 책임은 분명 부실한 선박관리를 한 세월호 경영자에게 있다. 그러나 만약 당초 선장의 신체상태, 화물적재 상태, 또는 구명조끼 및 소화기상태 등 선박운항에 관한 모든 점검대상을 관(官)이 엄정했다면 얼마든지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지난 일은 제쳐놓고서라도 ‘종합 안전점검’을 제대로 실시하기만 했어도 끔직한 비극은 모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뒷골목의 코딱지만 가게를 하나 꾸려 나가는 데도 수십 가지의 허가와 승인을 받아야하는 세상이다. 어떻게 지금까지 세월호가 버젓이 영업을 할 수 있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언젠가 이웃나라의 총리가 시정연설에서 ‘오후 7시의 행복’을 강조한 적이 있다. 하루의 일을 끝내고 단란한 가족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의 가슴속에 흐뭇하게 피어 오르는 행복감을 지탱해 주는 것이 참다운 정치다.

정부의 가장 큰 목적과 의무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데 있다. 그것을 다 하지 못할 때 정부는 그 존재 이유를 상실하게 된다. 지금 우리는 저녁 노을을 타고 기어오르는 초가집 굴뚝연기를 바라보며 포장도 안 된 두렁길을 달리던 어린 시절이 마냥 그리워진다.

그 때 우리를 기다리던 밥상은 여간 초라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때는 세상이 깨끗했고 편안했다. 오늘의 우리는 어른, 어린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목숨을 걸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제발 그때처럼 못살아도 좋으니 안심하고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바람이다. 이 보다도 절실한 당부는 없다.

세월호 참사 고인들의 명복을 빌면서... 

뉴스앤거제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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