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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축제발전 고찰(考察)[데스크 눈]신기방/새거제신문 편집국장

 

   
            ▲ 신기방 편집국장

※ 이 글은 지난 08년 10월14일 오후 2시 거제시청에서 열린 지역혁신분권협 주관 ‘지역축제발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뉴스앤거제 신기방 대표 겸 편집국장(당시 새거제 편집국장)이 주제발표한 내용을 재 정리한 것이다. 

축제의 사전적 의미는 '축하해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다. 공동체에 특별한 의미나 결속을 주는 사건이나 시기를 기념해 벌이는 의식행위로써, 순수 우리말로 표현하면 '잔치'다.
지자체 실시이후 이 잔치판을 저마다 경쟁적으로 벌인다. 지역축제 하나 열지 못하면 지자체 사업을 잘 못하는 것으로 인식될 정도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치러지고 있는 크고 작은 축제는 1,000여개. 이렇게 많은 축제들 중 경제성이나 관광수요 창출 면에서 '비교적 성공했다'라고 볼 수 있는 축제는 열 손가락을 넘지 못한다. 대부분의 지역축제가 지역민과 방문객들로부터 외면받는, 소위 '그들만의 잔치'에 그치고 있다.

왜 그럴까.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감(깜)이 안 되는 물건을 과대포장 해 '억지축제'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축제본래의 일탈성(逸脫性)이나 역동성이 없는, 관(官) 주도의 반복적 연례행사에 그치고 있다. 축제의 활력이 느껴지기 보다 지루하고 심심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해마다 가파르게 변화되고 있는 지역문화 변화속도를 지역축제는 전혀 따라잡지 못한 채 되레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격이다.

거제지역 축제의 문제점

거제시도 예외가 아니다. 해마다 13개나 되는 지역축제를 열고 있지만, 전부가 고만고만한 위민행사성 축제들 뿐이다. 관광수요 창출에서도 낙제점에 가깝다. 지난 95년 이후 문광부에서 실시하는 우수 문화관광축제 선정에 거제에서 뽑힌 축제는단 한 차례도 없다.
축제문화의 후진성(後進性)을 좀체 벗어나지 못하는 거제시. 도데체 거제시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는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첫째, 지역정체성이 묻어나는 대표축제가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거제시가 대표축제로 내세우는 ‘바다로 세계로 거제로' 행사는 거제시와 방송사측이 억지로 만든 대표적인 ‘그들만의 잔치' 수준이다. 거제시민 태반이 ‘바다로 세계로' 행사가 언제 어떻게 열리는지 조차 모른다.

둘째, 고만고만한 축제들이 너무 많다. 축제개수는 연중 13개나 되지만 지역민의 참여도, 외지인 참여도, 경제성, 재정자립성 등에서 전부 ‘도토리 키 재기'식 경쟁만 되풀이 한다. 성격이 비슷한 내용을 축제라는 타이틀을 달고 시기만 바꿔 여는 경우도 허다하다.

셋째, 축제 덩치에 상관없이 전부 전국관광객 유치를 염두에 두고 행사를 기획한다. 인근 주민들과 관심있는 시민들만 참여해도 충분한 내용을,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구호로 포장해 억지로 판을 키우는 격이다. 내용은 동네잔치 수준인데 범위는 전국규모로 키운 격이다.

넷째, 축제행사가 지나치게 관에 의존함으로써, 민의 문화적 자생력이 심각하게 상실되고 있다. 축제기획과 운영 등 축제 전 과정을 관이 주도함으로서, 행사주체가 돼야 할 민이 수동적 객체로 전락해버리기 일쑤다.

다섯째, 축제명과 부합된 의미성 있는 축제가 아닌 사람 끌어모으기에 급급한 천편일률적 행사가 대부분이다. 특화된 지역정체성이 전혀 묻어나지 않는 그렇고 그런 연례행사의 반복에 그친다.

거제시 축제 발전 방향

지역축제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물론 좋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고 해서 꼭 성공한 축제라고 말할 수는 없다. 지역축제는 그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특화된 의미성이 있어야 한다. 지역축제에 지역정체성을 담아낸 의미성이 없다면, 그건 한낱 일회성 소비행사에 그치고 만다. 장기적 관점에서 올바른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의미성 축제를 위주로 하되, 여기에 흥미성을 보태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그렇다면, 거제의 의미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앞서 거제시가 축제개발 용역사로부터 군무(軍務)축제(토론회 당시 용역사 관계자는 군무(群舞)라고 주장 함)를 제의 받았다. 세계적 군무를 거제에서 시연해 보인다는 특화된 내용으로, 한해 예산이 1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로수용소라는 전쟁 흔적에서 군무를 착안한 것 같은 데, 안타깝게도 거제의 정체성은 전쟁(戰爭)과는 거리가 멀다. 되레 전쟁같은 위협을 피해(避) 찾아 드는 곳이 바로 거제다. 사회적·자연적 위협을 피해 찾아온 사람들을 포용(包容)하고, 구제(救濟)하는 곳이 거제다.

여름이면 더위를 피하는 피서지(避暑地)로, 겨울이면 추위를 피하는 피한지(避寒地) 기능을 한다. 시대의 난(亂)을 피해 거제로 찾아 든 고려 의종이 그랬고, 6.25 전쟁에 상처받은 20만 포로를 보듬은 것도 거제였다.
임진왜란 당시 거제 칠천도에 본영을 구축한 이순신 장군의 활약은 누란(累卵)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했고, 최근엔 조선산업을 통한 청년실업 구제는 물론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사업으로 키워 냈다.
거제의 정체성이 피(避)와 포(包), 구(救)에 있음을 역사와 생활문화가 생생히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거제의 대표축제도 이같은 정체성에서 출발해야지, 생뚱맞은 군무(그것이 군무(軍務)든 군무(群舞)든)축제는 또 다른 관 주도형 전시행사 하나를 더 늘리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避·包·救’ 의미 아래에 기존 축제 묶자

거제에는 13개나 되는 공식적인 축제가 존재한다.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고만고만한 축제들인지라 딱히 어느 것 하나를 대표축제로 자리매김 하기도 애매하다. 그렇다고 지역간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비슷한 유형의 축제를 통합시키기도 어렵다.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역정체성이 묻어있는 피(避)와 포(包), 구(救) 개념이 살아있는 축제이름을 새로 짓고-예를들어 ‘거제 피포구 축제'- 이 축제아래 기존 축제들을 묶어 한꺼번에 치르면 어떨까.
시기는 피한철과 피서철로 나눠보자. 피한철에는 ‘겨울, 거제 피포구 축제'라는 이름아래 기존 신년맞이 마라톤·고로쇠·대구·능포 유등·덕포 펭귄축제 등을 팩키지 상품으로 묶고, 여기에다 거제 굴·바다낚시 등을 보태 약1주일간 치른다면 타 지역과 차별화 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놀거리를 제공하는 대표축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피서철에는 ‘여름, 거제 피포구 축제' 이름아래 거제만의 독특한 상품인 몽돌을 활용한 잔치행사를 기획하고, 지천에 늘린 각 해수욕장별로 특화된 잔치를 준비한다면, 거제시 전체가 역동성이 살아있는 피서지 축제 행사장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시기는 약 1주일 정도다.

나머지 봄·가을에 펼쳐지는 진달래·참꽃·봄꽃숭어·가을국화 축제 등은 외지관광객 유치를 염두에 둔 거창한 축제가 아닌, 인근 주민과 거제시민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내수잔치로 재단장해 꾸려갈 것을 주문하고 싶다. 진달래나 숭어 국화 등이 거제만의 특화상품도 아닌데다, 타지역에 비해 그다지 경쟁력 있는 축제행사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행사는 관의 과도한 간섭을 배제하고 민의 역량을 키워가는 방향으로 재편될 때, 전반적인 축제문화 성숙도도 훨씬 높아질 것으로 여겨진다.

※ 이 글은 필자가 새거제신문 재직당시 썼던 글입니다.

신기방 기자  sgb@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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