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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원 팽개친 실용정치?

 

   
              ▲ 신기방 편집국장

권민호 도의원이 도의원 직을 팽개쳤다. 그리곤 한나라당 국회의원 공천경쟁에 막차로 합류했다.
지난해 8월말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직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총선출마 안 한다.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했던 그가, 그새 말을 바꿔 일상이 아닌 총선 무대로 달려간 것이다.

그는 설 연휴 직후 발표한 출사표에서 “뜻한 바가 있어 도의원 직을 사퇴한다. 그간의 사정을 의논하지 못했음을 혜량해 달라"고 읍소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큰 뜻을 받드는 것이 깊은 애정을 받아 들이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일상(도의원직 수행)의 변절을 꿈, 큰 봉사, 실용주의 정치철학, 적임자 등으로 포장하며 ‘절치부심 끝에 내린 결단으로 이해해 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그가 말한 ‘뜻한 바'는 무엇이고, 그가 받든다는 ‘시민들의 큰 뜻'은 또 무엇일까.
필자 역시 날밤을 지새며 고민해 봤지만, 그가 말한 ‘뜻한 바'와 그가 받든다는 ‘시민들의 큰 뜻'은 전혀 별개라는 결론 밖에 못 얻었다.

2년 전 그는 거제시민의 선택으로 도의원이 됐다. 거제시민이 그를 선택할 땐 임기4년 도의원 직무에 그가 가장 충실히 임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임기4년 도의원 직무의 성실한 수행이야말로 거제시민의 준엄한 명령이자 그의 의무였던 셈이다. 그것이 그가 받들어야 할 ‘시민들의 큰 뜻'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거제시민의 준엄한 명령이자 그의 의무였던 도의원 직을 헌신짝처럼 팽개쳤다. 그리고는 ‘보다 큰 봉사' 운운하며 이제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고 만천하에 외쳐 댄다. 결국 그가 말한 ‘뜻한 바'는 ‘내가 가진 떡보다 앞에 놓인 큰 떡이 더 탐이 나던 바'와 뭐가 다른가.

그의 한나라당 공천신청 접수이후 행보도 참으로 해괴하기 짝이 없다.
그는 11일 기자회견에서 공천신청 마감날인 5일 오후 11시30분에 접수절차를 밟기 시작, 다음날 새벽녘에야 마무리 됐다고 밝혔다. 공천신청이 이뤄지면 주변에 그 사실을 소문을 내고 싶어 안달하는 게 대개의 경우다. 기자회견도 그래서 열린다. 

그러나 그는 공천신청 자체를 철저히 함구했다. 접수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사람에게도 “전혀 그런 일 없다"며 철저히 숨겼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설연휴가 끼여 알리지 못했다는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야 할까, 아니면 도의원 사퇴에 따른 초기 비난여론이 설 안주감으로 등장하는 걸 피하기 위한 술수로 이해해야 할까. 그도 저도 아니면, 여타 후보 뒷통수를 확실히 치기위해 작정하고 감춘 것일까.

그는 11일 기자회견에서 “만약 김기춘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해)물러난다면 누군가 당을 이끌어야 하는데, 그 땐 (자신이)누구보다 당을 위해 헌신해 온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말하자면 POST 김기춘 체제에서 당을 추스리고 이끌어 갈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는 것. 이른바 적자론이다.

과연 그는 한나라당 거제지역 정통을 이어 온 적자일까. 그는 과거 지방선거(도의원)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후보에게 두번이나 패한 전력이 있다. 그 뒤 한나라당에 합류해 도의원 재선에 이른 그가, 이제와서 당의 적자론을 펼친다는 게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십분 양보해 그가 ‘포스트 김기춘 체제’를 이끌어 갈 적자라고 치자. 하면, 다른 여타 후보들은 당 조직에서 소외된 서자들이란 말인가. 아니면,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 공천을 받으면 서자에겐 결코 당 조직을 넘겨 주지 않겠다는 협박이라도 하고싶은 것인가.
 

 

※ 이 글은 필자가 새거제신문 편집국장 재직당시 썼던 글입니다.

 

신기방 기자  sgb@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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