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람들 탐방
민간구조전문가로 변신한 특전용사[탐방] '거제시 수상구조협회' 정동진 회장…물안·와현 해수욕장서 피서객 안전 첨병 역할

해마다 피서 시즌이면 ‘일상 탈출, 더위 탈출!’을 외치며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도 많고 안타깝게도 익사 사고를 당하는 이들도 심심찮게 나타난다. 거제지역도 피서시즌이면 12개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할 정도로 대표적인 피서지로 각광 받고 있지만 정작 수상구조요원은 태부족일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119 구조대나 해양경찰이 피서객의 안전을 살피고 있으나 해수욕장 수도 적잖은데다 숱한 낚시터까지 있으니 역부족인 게 현실. 이 같은 실정을 타개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이들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특전사’ 출신들을 주축으로 하는 ‘거제시 수상구조협회’가 그들이다.

   
▲ 칠천도에 자리한 물안(옆개)해수욕장
칠천도 물안(옆개) 해수욕장을 지키는 그들

15일 오후, 하청면 칠천도 어온리 물안마을로 향했다. 이곳엔 칠천연륙교 개통 이후 피서객이 부쩍 늘고 있는 ‘물안 해수욕장’이 있다. 바다 저 편으로 카페리가 유유하게 미끄러져 들어온다. 거제지역 해수욕장이 개장한지는 엿새가 지났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닌 탓인지 해수욕장은 한산했다. 커플로 보이는 남녀가 바닷가를 거니는 모습과 쓰레기를 치우는 인근 주민이 엿보였다. 물안 해수욕장은 마사토와 황토가 섞여 이루어진 모래해수욕장인데 좌우 길이는 약 200m, 해수면까지의 폭은 약 30m다.

   

수중 지면이 고르지 않은 곳이 더러 있다고 한다. 바지락·백합·말조개 등이 많이 잡히는 해수욕장이기도 하다. 더 많은 해수욕객을 유치하기 위해 피서철 전에 바지락 씨조개를 뿌려 놓기도 하고 바닷속 지면이 주로 모래로 덮여 있어 도다리·보리멸 등이 낚시로 잡히기도 한다. ‘옆개 해수욕장’이라고도 불리는 까닭은 바닷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 즉 ‘여(암초)’가 있는 ‘개(바다)’라 하여 ‘여개’가 되었다가 ‘역개’, ‘옆개’로 변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안’이란 장목면을 기준으로 ‘물 안쪽에 자리한 바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해수욕장 진입로 오른쪽에 ‘수상인명구조대 - 거제시수상구조협회 지휘본부’라는 펼침막이 내걸린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수상구조협회 정동진 회장이 스쿠버 장비 등을 점검하고 있었다.

수상구조협회, ‘특전동지회 구조협회’가 모태

“특전동지회 재난구조협회 거제지부가 수상구조협회의 모태가 됐습니다. 특전동지회 구조협회 거제지부는 1989년에 창립했죠. 지부장 직을 맡기도 하면서 활동을 해오다 특전사 출신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관련 교육을 베풀고 ‘민간구조전문가’를 양성시켜 보잔 뜻을 모았습니다. 올 3월 거제시 수상구조협회가 탄생하게 된거죠.”

   
▲ 정동진 회장. 쉰이 훨씬 넘은 나이에도 탄탄한 몸매다.
정동진(54) 회장은 지난 77년부터 12년간 ‘특전사’로 근무했었다. 평범한 군인들의 능력을 압도하는 특수전 부대에서 근무했던 만큼, 온갖 환경에 단련돼 있고 인명구조와 관련한 각종 능력도 탁월하게 갖추고 있는 셈이다. 지난 3월 창립한 거제시 수상구조협회의 방향은 선명하다. 능력을 갖춘 민간구조전문가를 양성해 거제지역의 각종 재난피해를 줄여보자는 것. 수상구조협회 창립에 앞서 정동진 회장을 비롯한 특전동지회 회원들은 2007년부터 장목 농소해수욕장 인명구조 활동을 필두로 사등 성포항 등 곳곳에서 정기적인 수중정화 활동까지 도맡아왔다.

협회가 특별한데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인명구조활동에 필수적인 ‘CPR(심폐소생술)’, ‘수상인명구조(라이프가드)’, ‘스킨스쿠버’ 등 관련 자격을 반드시 취득한 회원에 한해 구조활동에 임하게 하는 한편,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까지 베풀고 있다.

   
▲ 스쿠버 장비 등 각종 구조장비도 갖춰놨다.
“인명을 구조하려면 전문가가 되어야죠. 현재 협회 회원이 30명인데 모두가 관련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20명은 라이프가드 자격증까지 취득했어요. 라이프가드 자격은 따내기가 꽤 힘듭니다. 바다에서 팔은 움직이지 않고 다리로만 떠 있어야 하는데 여간 어려운 게 아니죠.”

이렇듯 인명구조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만큼, 07년부터 거제시 수상구조협회원들의 번득이는 눈은 물안해수욕장에서 단 한 건의 사고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들이 활동하기 전에는 익사사고가 빈번했지만 말이다. 회원들은 피서철 주중엔 3~4명씩, 주말엔 5~6명이 근무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근무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일몰까지.

   
▲ 피서객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한 '구조 장대'
   
▲ 해안선에 안전 부표도 띄웠다.
민간구조대 발전 위한 행정적 지원도 있어야


수상구조협회는 사고 발생시 보다 빠른 구조를 위해 ‘구조 장대’와 ‘튜브’ 등 안전 장비를 바닷가에 설치했다. 물안 해수욕장의 경우 수중 지면이 고르지 않아 수심 5m 이상의 위치엔 부표까지 띄웠다. 다만, 바다에서 순찰활동을 펼치기 위해 필수적인 ‘보트’가 다소 허술해 보였다. 정동진 회장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회비로 모든 활동을 충당해야 하니 고가의 장비들을 일일이 갖추기도 쉽지 않을 터. 그래서 특전동지회 구조협회 활동 당시 거제시에 ‘인명 구조선’ 지원을 요청했단다.

   
▲ 정동진 회장이 '사이렌' 장치를 가리키고 있다.
“중고 구조선 구입비용이 2,500만원쯤으로 산정됐죠. 저희가 구명동의 등 배에 필요한 다른 장비는 갖추기로 결정했고 나머지 비용을 행정에서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아쉽게도 예산 심의에서 삭감됐습니다. 구조선도 필수 장비입니다. 먼 바다에서 해수욕을 하는 피서객들을 살펴야 하니까요.”

타당한 이유로 이해됐다. 공공기관의 틈새를 이들 민간구조요원들이 훌륭히 메워내고 있다. 그것도 자타가 공인하는 출중한 전문능력을 갖춰서다. 구조인력 양성을 위해 공공기관이 도맡아야 할 각종 구조 교육도 이들이 한 몫을 해내고 있다. 행정의 적극적 뒷받침이 있어야 할 까닭은 충분해 보인다.

“물안해수욕장은 물론 와현해수욕장에도 회원들을 파견할 계획입니다. 지난해에도 두 해수욕장에서 한 건의 사고 없이 무사히 피서시즌을 마쳤어요. 산악구조능력도 갖추게 할 생각이에요. 전천후 구조전문가가 되어야죠.”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정동진 회장. 그리고 그의 리더십에 혼연일체가 되어 피서객들의 안전을 챙기는 회원들이 있는 한, 올해 물안해수욕장과 와현해수욕장 피서객들은 느긋하게 해수욕을 즐겨도 될 것 같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의승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 뉴스
  • 1
  • 2
  • 3
  • 4
  • 5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