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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딜레마, 당신의 선택은?[서평]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시대가 하수상하니 베스트셀러 1위에 ‘인문학’ 신간이 오르는 이변이 연출되나보다. ‘하버드대 20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란 부제가 붙은 ‘정의란 무엇인가’가 화제다. 하버드대에서 30년간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마이클 센델 교수의 강의를 책으로 옮겼다. 책에 따르면 ‘정의’의 개념은 당대의 철학을 반영한다. 시대별로 개념이 달라져왔고 발전했다.

마이클 센델 교수는 수천년 전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최근의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정의를 갈파한 숱한 이론가들의 주장을 소환한다. 그리고 묻는다. 정의란 무엇인가. 비슷하지만 다른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정의로운)선택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대답을 요구한다. 쉽지 않다. 도덕적 딜레마에 숱하게 노출되는 현실을 짚는다.

요컨대 이렇다. ‘아프가니스탄의 염소치기’ 사례다. 2005년 6월, 미 해군 특수부대(Seal) 소속 군인 네 명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밀정찰임무를 수행했다. 오사만 빈 라덴의 측근인 탈레반 지도자를 찾기 위해서다. 지도자가 은신한 곳으로 추정되는 마을을 찾았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에 도착한 군인들은 예측 못한 상황에 맞닥뜨린다.

염소를 몰던 아프가니스탄 농부 2명과 조우한 것이다. 십대 청소년도 끼어있다. 이들은 어쩌면 미군의 정찰을 탈레반에게 고할지 모른다. 이들을 묶어놓을 수도 없다.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이들을 죽이느냐, 그냥 보내느냐다. 군인 하나는 탈레반에게 들킬 가능성을 염려해 이들을 죽이는 게 합리적이라고 채근한다. 리더는 딜레마에 빠진다.

리더는 그들을 죽일 수 없었다. 풀어주자 했다. 농부들을 풀어준지 1시간여가 지나 100여명이 넘는 탈레반에게 포위되고 만다. 격렬한 총격전, 대원 세 명은 사망했고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급파된 헬기(16명 탑승)마저 격추돼 모두 숨졌다. 리더는 산비탈로 굴러떨어져 홀로 살아남았다. 그는 죽는 날까지 이 때 결정을 후회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결정이 농부들을 죽이는 쪽이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터다. 부하들을 몰살케 한 리더의 결정은 잘못됐을까. 어떤 결정이 옳은(정의로운) 선택이었을까. 책은 이처럼 논쟁적인 딜레마들을 풍부하게 예시한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주창했던 제레미 벤덤의 ‘공리주의’로부터 칸트의 ‘순수 이성’, 존 롤스의 ‘정의론’까지, 정의의 개념을 계속 자문케 만든다.

저자는 뚜렷한 해답을 내놓진 않는다. 공동체주의에 입각한 공동선 지향을 말미에 곁들였지만, 끊임없이 직면하는 갖가지 사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정의로운 선택을 해야할지 성찰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부록으로 실제 강의 장면을 수록한 DVD에서 일방향 수업이 아닌, 학생들의 활발한 토론을 유도하는 저자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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