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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의 당동벌이(黨同伐異)

 

   

▲ 신기방 편집국장

대학교수들이 지난 한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당동벌이(黨同伐異)」를 꼽았다고 한다. 「같은 무리와 당을 만들어 다른 자를 공격한다」는 뜻의 당동벌이는 후한서(後漢書) 서문에 나오는 말로, 후한시대 황제의 외척과 환관이 득세하면서 옳고 그름을 떠나 무조건 같은 파벌의 편을 들고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은 공격하고 배척하는 상황을 빗댄 표현이라고 한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거제수협장 선거를 두고 일부 지역언론이 특정후보(K의원)를 향해 극단적인 표현을 써 가며 흠집내는 행태가 꼭 이 「당동벌이」를 연상케 한다.
태풍피해 과다수령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거나 하다못해 수사선상에 올랐던 사람들 중, 지역언론으로부터 이처럼 심하게 몰린 경우가 있을까. 그것도 검찰수사 선상에 직접 오르지도 않았던 선거전 후보를 두고 말이다.

모 인터넷 신문은 아예 K의원의 실명과 사진까지 게재해 놓고 말 그대로 「집중공격」을 하고 있다. 「결코 선거에 영향을 줄 의도는 없다」면서도, 「(당사자가)선거에 출마했으니 더 큰 문제」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를 펴며, 후보등록이 끝난 7일 현재까지 메인화면에 그대로 올려 놨다. 사안이 경미해 사법처리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검찰 입장이 무색할 정도다. 지난번 선거가 「금권(金權)」으로 얼룩졌다면, 이번엔 초장부터 「언권(言權)」으로 얼룩지는 형국이다. 참으로 우려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K의원 파문」을 요약하면 대충 이렇다. 수협장 선거전에 나설 채비를 하던 K의원이 얼마 전 약 1천만원의 돈을 거제시에 자진반납 해 왔다. 반납이유는 「매미」피해 당시 자신의 정치망 어장이 전파(全破)된 것으로 보고돼 보상금 약2천만원을 수령했으나, 사실은 전파가 아닌 반파(半破)였고, 따라서 이중 절반을 되돌려 준다는 거였다. 말하자면 「태풍 보상금」에 대한 일종의 양심고백 이었던 셈이다.
뜻밖의 돈을 놓고 고민하던 거제시는 검찰에 처분을 의뢰했고, 검찰은 「보상금 수령액 2천5백만원 미만은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하니, 거제시가 알아서 행정처분토록 하라」고 통보했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불거졌다. 지역내 J신문이 「의원 도덕성」을 거론하며 K의원의 보상금 반납소식을 대서특필(大書特筆)했고, 인터넷 신문들도 덩달아 가세했다. 모 인터넷 신문은 K의원의 해명서까지 재반박하며 아예 사설까지 동원해 극단적인 표현으로 K의원을 비난했다. 결코 선거전에 영향을 줄 의도가 없다며 쓰여진 이 기사는 선거일을 열흘 남긴 7일 현재 상대후보측이 복사해 조합원들에게 돌리거나 입소문을 내며 철저하게 활용(?)하고 있다.

사실, 웬만한 어장사업자 치고 이번 태풍피해 보상금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단언컨데 아무도 없을 것이다. 수년 전부터 되풀이 돼 온 관행적 행태들이라는 건 그들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다. 검찰도 그동안 이 분야가 「복마전」인줄 알면서도 수사방법을 몰라 손을 못 댄 영역이라고 하질 않는가.

그렇다고 검찰의 이번 수사가 그간의 복마전을 모두 다 까발린 것도 아니다. 이번 기획수사가 수산업계의 오랜 치부를 건드린 쾌거로 평가받지만, 환부를 완전히 도려 내지는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걸면 걸리지 않을 사람이 없었고, 구속된 사람보다 훨씬 더 크게 해먹은(?) 사람도 부지기수였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수사가 일단락 된 현 시점에서 수사범위에 대한 새로운 문제제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다만,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태풍 보상금」 시비에서, 더군다나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지도 않은 사람을 두고, 특정언론이 이토록 과도한 난도질을 하는 게 과연 합당한 것인지 묻고 싶다. 그것도 선거전을 눈앞에 둔 이해당사자 아닌가.

언론은 사실(事實)보도가 우선이지만, 그 사실이 상황의 형평성과 객관성을 잃었을 땐, 보도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 선거전 같은 민감한 시기에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보도는 특히 더 그렇다. 길거리에 침을 뱉는 행위(사실)는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그렇다고 신문이 「누구누구가 길거리에 침을 뱉더라. 경찰은 그 사람을 불러다 조사하고 처벌하라」는 따위의 기사를 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선거전이 임박한 상황에서 특정언론이 특정후보의 불법행위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해 침소봉대(針小棒大)하고, 결과적으로 다른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을 유도한다면, 그것은 스스로가 언론이기를 포기한 채 「찌라시」임을 자인(自認)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태풍」 보상금에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당동벌이」행태로 여론을 몰아가는 일부언론과 이를 선거전에 활용하는 사람들을 보고 「숯이 검정 나무란다」고 할까,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라고 할까.

                                                                                     

※ 이 칼럼은 필자가 새거제신문 편집국장 재직당시 썼던 글입니다. 

신기방 기자  sgb@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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